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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 클럽에서 퍼왔습니다1

by 김태석 posted Oct 0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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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글을 읽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동호인분들에게 좋은글이 될수도 있고,오해의 여지도 있겟지만 we를 열망하시는 분들께는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길 바라며....하클에서 자료를 퍼왔습니다.

 
최근에 필자가 밤을 새우고 본 미드가 하나 있으니 바로 <수퍼내추럴>이다. 두 형제가 주축이 되어 각종 귀신, 뱀파이어, 늑대 인간 등과 싸운다는 내용인데 시즌이 진행될수록 점입가경, 나중에는 악마와 천사까지 나온다.

워낙 편수가 많고, 시즌이 길어 약 두 달간에 걸쳐 흥미진진하게 봤는데,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개념이 나온다. 뱀파이어나 늑대 인간들을 역으로 추적해보면, 바로 최초의 형상이 나온다. 그것을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여기서는 연옥을 관장하는 마더가 만들었다고 한다), 아무튼 이 첫 번째 형상을 “알파”(Alpha)라고 부른다. 이 알파만이 영구불멸하며, 다양한 능력을 갖추고 있고, 연옥의 소재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 알파라는 개념을 오디오에 도입하면 어떨까? 두 말할 것도 없이 웨스턴 일렉트릭(이하 WE)를 꼽는 데에 이견을 달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아, WE! 잊을 만하면 어김없이 나타나 한 번씩 가슴을 쥐어짜는 이 묘한 존재는 정식으로 회사가 사라진지 70년이 다 된 지금까지 많은 애호가들의 밤잠을 설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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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도 여러 번 WE의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거니와, 이를 단적으로 표현하면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터무니 없이 순수하고, 가식이 없으며, 일체의 이음새를 느낄 수 없은 자연스러움은 정말 WE가 가진 최대의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알파의 자식들로 등장한 JBL, 알텍 등이 지금까지 존속하며 여러 계파를 형성하고 있지만, 아직도 WE의 높은 기술적 수준과 음향적 퀄리티를 능가하는 제품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아예 없다고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그간 오디오계가 쌓아놓은 기술적 지식을 보면 역으로 WE의 위대함이 일종의 경이를 불러 일으킨다.

그 과정에서 참으로 다양한 메이커들이 복각을 시도했다. 앰프의 회로를 그대로 흉내내기도 하고, 유닛을 파헤쳐서 개량점을 찾아낸 것들도 있다. 특히 일본 애호가들이 극성스러워 미국의 어느 시골 역에 있는 스피커까지 떼어내서 갖고 올 정도라니, 오디오 역사상 이처럼 극성스런 애호가층을 거느린 메이커는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 모든 시도도 공염불에 그친 경우가 태반이라, 이제 WE만 들어도 지긋지긋하다는 애호가들도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오리지널을 수배할 경우 상태가 좋은 것을 찾기가 힘들고, 간혹 좋은 물건이 나왔다고 하면 일단 억대부터 시작한다. 아무리 자본력이 튼튼하고, 배짱이 있다고 해도 고물과 같은 형상의 제품에 몇 억씩 쓰기란 쉽지 않다. 설령 온전한 물건을 찾는다고 해도 향후 유지 관리란 차원에서 볼 때 한숨부터 나오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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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상당히 유니크한 회사가 하나 나왔다. 일본의 WE 애호가 집단이 주축이 되어 제대로 된 리플리카를 만들어보자는 기획 하에 차근차근 기획과 분석을 해서 결국 제품 생산에 이른 것이다.

필자가 처음 GIP의 존재를 인식한 것은 몇 년 전 CES 및 뮌헨 오디오 쇼에서다. 국내의 모 앰프 회사가 GIP를 파트너 삼아 꾸민 부스를 방문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일단 벽 한쪽에 설치된 스피커의 위용이 너무나 압도적이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고, 그 음에 있어서는 감탄사가 모자랄 지경이었다. 간단히 말해 완벽한 WE의 재림인 것이다. 거기에 그간 WE를 들었을 때의 불만 사항 같은 것도 해소되어, 그간 뭔가 문제가 있는 WE의 제품을 들은 것인지 아니면 GIP의 기술력으로 극복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다 요행히 GIP가 소재한 야먀가타 시를 방문하게 되어 직접 제작자를 만나고, 제조 과정도 살필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최상의 시청 환경 속에서 여러 제품을 들어볼 기회를 얻게 되었다. 여기서 한 가지 확실한 점, 즉 GIP는 WE의 단순 복각이 아니라는 점이다. 분명 WE의 높은 퀄리티에 영향을 받은 바 있지만, 그 내용을 훨씬 심화시켜 현대 하이엔드에 맞는 음으로 개량한 점은 아무리 칭찬해도 모자라지 않다. 단순한 WE의 복각에 그쳤다면 아마 필자를 포함한 많은 애호가들과 평론가들이 시큰둥했을 터인바, 그 점에서 GIP의 존재는 상당히 유니크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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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번 뮌헨 쇼에선 최상급 9000 시리즈를 런칭한 바, 그 반향이 엄청났다고 한다. 가져간 전시품을 모두 팔았을 뿐 아니라, 예약도 여러 대 받았다고 한다. 그 크기나 가격이 말도 못할 정도인데도 이 정도의 호응을 이뤄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GIP가 얼마나 대단한 업적을 이뤘는지 짐작케 한다.
 
WE의 전성기는 대략 1920~30년대. 토키 영화의 탄생과 대공황기 클래시컬한 극장의 전성기와 대략 일치한다. 이후 독과점 금지법에 의해 1940년대에 들어와 회사는 산산조각이 나며, 그 찬란했던 영화를 뒤로 한 채 역사에 파묻히고 만다. 그 후 70년이 흐른 지금은 오히려 그 특허권이 소멸된 상황인지라 리플리카 제작에 있어서는 안성맞춤이라 하겠다. GIP는 이 점에 착안, 최대한 상태가 좋은 제품을 모아 어떻게 하면 사이즈를 줄여서 많은 애호가들이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까 고심했다고 한다.

이번에 만난 제품은 그 결실 중의 하나로, 8인치짜리 4189 유닛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실은 몇 달전에 열렸던 서울 오디오 쇼에서 정식으로 국내 런칭을 한 상태며, 애호가들의 반응도 열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른 제품에 비해 덩치도 크지 않고, 가격젹인 메리트도 갖고 있는 만큼, 이번 시청은 여러모로 기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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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유닛 구성을 보면 본 기의 핵심을 이루는 4189 유닛은 완벽한 풀레인지다. 8인치 구경으로 꽤 사이즈가 큰 바, 대부분의 음성 신호를 모두 커버한다. 이번 시청에서 놀란 것은 특히 그 당당한 저역으로, 재즈의 더블 베이스나 오케스트라의 투티에서 들을 수 있는 박력 모두가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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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커플링되는 트위터는 597A라는 모델로, 일종의 혼 방식이다. 크기는 별로 크지 않지만, 직진성이 우수해 재즈의 심벌즈나 바이올린의 고역 등을 재생하는 데 상당한 장점을 지니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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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인클로저를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좀 만들다 말았다고 할까? 실은 GIP 코리아 측에서 무려 스무 번이 넘게 제작한 끝에 도달한 형상이라고 한다. 그 핵심은 본 기를 두 가지 형태로 사용하는 것. 무슨 말인가 하면 사진에서 보는 것은 인클로저 및 유닛을 모두 이용한 2웨이 방식으로, 특히 다이내믹스가 풍부한 저역을 만끽할 수 있다.

반면 순도가 높고, 여성 보컬이나 현의 아름다운 음을 추구한다면 뒤편의 인클로저를 해체한 후, 혼 트위터까지 떼어낸 방식으로 오로지 개방형의 풀레인지 유닛을 즐기는 형태다. 이때의 순수함과 자연스러움 또한 압권이어서 버릴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인클로저를 조립했다 해체했다 하는 번거러움은 있지만, 스피커 한 대로 두 개의 개성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은 참 대단한 메리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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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에서 꼭 짚고 넘어갈 것은 본 기가 전자석 방식으로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존의 스피커 유닛이 갖는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다. 즉, 자석과 코일을 동원한 방식은 그 만큼 신호 전달이 느릴 수밖에 없는 바, 이를 과감히 제거, 전자식으로 한 방식이 여러모로 우월한 것이다. 최근에 포컬에서 우퍼만 이런 방식으로 제작한 스피커를 발표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셈.

이를 위해 G.I.P. 에서는 4종의 파워 서플라이를 내놓고 있는데, 본 기는 12B-S란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이것은 대형 초크 코일과 셀렌 정류기를 사용한 것으로 본 기의 유닛에 최적의 전류와 전압을 공급하도록 설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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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P 본사가 있는 곳은 일본의 동북 지방에 소재한 야마가타(山形)란 지역이다. 겨울에 눈이 많아 스키 및 온천이 발달했지만, 의외로 질 좋은 사케로 이름이 높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사케가 야마가타산 주욘다이, 데와자쿠라, 에이코후지, 구도키조주, 고이키와 등임을 생각하면, 산 좋고, 물 좋고, 술 좋은 고장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3개의 시청실을 완비해서 연구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고 하니, 여러모로 궁금증이 일 것이다. 그 방문기는 따로 올릴 예정이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사실 GIP가 내세우는 모토는 아주 심플하다. 바로 애호가 입장에서 만들자는 것. 오너 자신부터가 열렬한 WE 매니아들인지라 이 점은 십분 이해가 된다. 이를 위해 절대로 잔고장이 많거나 조금만 잘못 건드려도 파손되는 따위는 만들지 않겠다, 제품 내에 이상한 물질을 삽입하거나 대충 만드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등등 결의가 대단하다. 심지어 회사가 망하는 때까지 보수용 부품은 모두 보관할 것이며, 향후 20년 30년이 지나도 멀쩡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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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WE 애호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일본의 모 오디오 잡지의 오너가 최근에 GIP로 개비했다는 점은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또 국내에서 WE 전문가로 잘 알려진 모 진공관 회사의 오너가 해외 오디오 쇼의 파트너로 GIP를 선정했다는 점 또한 시사하는 바가 많다. 만일 아직도 WE에 대한 미련이나 환상이 남아 있다면 절대로 이루지 못할 꿈을 갖고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으며, 반대로 전혀 WE에 관심이 없더라도 온고지신의 매력을 듬뿍 담고 있는 본 기의 성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참고로 시청을 위해 여러 기기를 도입했다. 파워 앰프는 에어 타이트의 ATM 211, 소스는 올리브의 4HD를 고수한 채 프리앰프는 에어 타이트의 ATC-1과 VTL의 TL-5.5 시그너처 2를 번갈아 물렸고, 중간에 스피커 케이블을 젠사티 #2로 바꾸기도 했다. 특히 케이블 교체에서 놀라운 음질 변화가 일어나 깜짝 놀랐다. 시청 트랙은 필자가 편집한 의 재즈 및 클래식 편에서 골랐으며 그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야니네 얀센(바이올린)

-슈베르트 <아르페지오 소나타 3악장> 로스트로포비치(첼로)

-오스카 피터슨
 
-조지 벤슨

첫 곡으로 들은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얀센의 연주로 수도 없이 들은 바 있다. 일단 이 스피커가 표현하는 날렵함과 다이내믹 레인지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런 컨셉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은 약간 빈티지 성향을 갖게 되는 바, 일반적으로 음색은 좋지만 음장이나 스피드 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선입견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일체의 빅 마우스가 없고, 골격이 튼튼하며, 8인치 풀레인지 유닛을 중심으로 설계된 데에 비춰보면 상당히 대역폭이 넓다. 무엇보다 주역이 되는 바이올린의 표현에 있어서 세밀하면서 농밀한 표현이 뛰어나, 활로 줄을 긁는 대목이 낱낱이 포착된다. 왜 우수한 감도를 가진 유닛이 디테일과 다이내믹스의 재생에 유리한지 확연하게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이어지는 슈베르트의 작품은, 약간 빈티지 성향의 스피커에서 특히 빛을 발하는 소프트다. 적절한 통 울림을 바탕으로 기분 좋게 깔리는 저역이 매력적인 곡인데, 여기서는 그런 장점을 잘 부각시키면서도 결코 회고조로 빠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느린 템포로 진행되다 점차 고조되어 빠르게 패시지하는 대목도 명확하게 표현할 뿐 아니라, LP 황금 시대의 녹음이 주는 로망과 같은 부분도 멋지게 재생한다. 첼로 주자가 지판을 짚고, 가볍게 비브라토를 넣는 대목이 생생히 포착되어, 당시의 녹음 수준이 대단했음을 역으로 웅변한다.

오스카 피터슨의 경우, 특히 스피커 케이블의 교환시 두드러지는 저역 상승 효과를 들려줬다. 마치 서브 우퍼를 단 듯, 밑으로 쑥 내려가는 저역이 놀라웠는데, 덕분에 더블 베이스의 경우 보다 양감이 풍부해졌고, 드럼도 베이스 북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역시 주가 되는 피아노의 표현이 놀라워, 본 유닛을 만든 제작자가 한때 피아니스트였음을 상기시킨다. 말랑말랑하게 시작하다가 점차 힘과 열정이 더해져서 뜨겁게 폭발하는 대목이 압권이다. 또 심벌즈를 브러쉬와 스틱을 이용해 번갈아 두드리는 부분이 멋져서, 그 음의 가닥수가 마치 소나기가 퍼붓는 듯 현란하다. 이 부분에서 잠시 넋을 잃고 말았다.

조지 벤슨은 처음에 현악4중주와 하프시코드의 반주를 받으면 나직이 노래가 흘러나오는데, 그 음의 잔향이 뛰어나 녹음 당시의 환경을 짐작케 한다. 무엇보다 목소리의 호소력이 대단해 바로 코앞에서 부르는 것 같다. 이어서 분위기가 바뀌어 다양한 악기들이 등장하는 바, 여기서 일체의 뭉침이나 엉킴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생 톤으로 치는 두툼한 깁슨 기타의 애드립은 발군으로, 가히 천의무봉의 솜씨를 보여준다. 이번에는 2웨이 형태로 들었지만, 다시 기회가 되면 순수한 8인치 풀레인지로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청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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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P. Laboratory  8 inch Full Range 4189 & Tweeter 597A
수입사 G.I.P.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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