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

짧았지만 직접 들어보았던 오리지널 통 소리에 대한 경험

by 최형돈 posted Apr 0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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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용산 하**이음향에서 말로만 듣던 70년대 초반의 오리지널 오토그래프를 보았던 적이 있습니다. 유닛은 골드가 들어 있었구요. 엄청난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오리지널 물건을 본다는 자체가 쉽게 경험하기 힘든 일이라 매우 인상적으로 느낀 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오리지널 통의 만듬새는 국내에서 김박중씨가 만든 통과 비교하면 끝마무리, 세련됨, 뒷면 구멍의 정확하고 정교함 등에서 차이가 크게 나더군요. 즉 오리지널이 훨씬 좋다고 느꼈으며, 일부 분들이 허술하다고 하신 표현은 적어도 제가 보았던 통에서는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튼튼하게 느껴지는 정도에 있어서는 김박중씨 통도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은 된다고 생각됩니다.

2. 음질 측면에서는 국산통과 많은 차이가 났습니다. "아, 이런 소리구나..."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확연히 차이가 나더군요...즉, 실버나 블랙, 레드가 들어있는 김박중씨 통의 소리보다도 확실히 나았습니다. 정갈하고 자연스럽고 음악적인 표현 등은 왜 오리지널을 찾는지 충분히 느끼게 해 주더군요. 참고로 제가 이전에 들어본 오리지널은 코너 캔터베리(12인치 레드, 실버), 코너요크(15 레드), 사각통 GRF(15 골드, 15 레드)였으며 이들을 들을 때도 "역시 오리지널통을 찾을 만하구나.." 라고 느꼈던 경험이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용산에서 골드가 들어있는 오리지널을 들은지 불과 사흘 뒤 어느 동호인 분의 집에 가서 15인치 초기형 실버를 넣은 김박중씨통 오토그래프를 시청할 기회가 있어 자연스럽게 둘을 비교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호인분께는 매우 죄송한 표현이 되겠지만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더군요. 프리와 파워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국산 고급 재질로 이루어진 그 제품은 음의 불균형, 둔탁한 저음, 절묘하지 못한 질감, 답답한 현장감 등 어느 하나도 상대가 되지를 않았습니다. 그 분께 오리지널 제품이 팔리기 전 빨리 가서 들어보라고 권하였지만 당시에 자신의 스피커에 자부심이 강했던 그 분이 가셔서 들어보셨는지는 미지수이군요.

3. 오리지널 통은 50년 정도 건조되어 소리가 좋다는 생각에는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 말을 바꾸면 오리지널통의 탄노이도 처음 나올 때는 소리가 나빴다는 논리가 되는데 그건 말이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김박중씨 통도 오래된 것은 모두 소리가 좋은지 묻고 싶군요....건조된 년수보다는 처음부터 좋은 재질과 설계대로 제대로 만들어졌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 국산통으로 만들어진 탄노이에서도 어쩌다가 드물게 상당히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제품을 접할 수가 있었습니다. 12인치 캔터베리의 경우 오리지널에 전혀 손색없는 소리라 생각되던 것이 몇달 전 용산 **음향에서 접했었는데 그 제품을 지인이 탐내어 다시 문의하니 이미 팔리고난 다음이라 지인이 매우 아깝게 여겼던 일이 있습니다. 먼저 사 가신 분은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통을 만나기는 쉽지 않으며 만들었던 김박중씨도 그 통의 소리를 다시 마음대로 만들어낼지는 의문입니다.

5. 국산통을 이용한 탄노이 제품은 샵이든 동호인의 집이든 처음 접하는 경우라면...물론 앰프가 무엇인지 고려하여야 하지만....소리가 좋지 않으면 앞으로도 좋아질 리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집에 가져가서 잘 건조시키고 에이징시키면 좋아질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마음 고생과 돈을 낭비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12인치 유닛을 넣은 미니오토그라프에서는 더욱 주의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