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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Oldy 음악감상회에 오시는 분들께 드릴 d 내용입니다

by 박영창 posted Jun 3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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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은 사람의 목소리, 성악곡들로 엮어보았습니다.

사람의 목소리만큼 훌륭한 악기는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 싶어도 노래 잘하는 목소리들을 듣다 보면 정말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누차 말씀드리지만, 저작권 문제에서 자유로워진 음원들만 대상으로 합니다. 물론 그 중에서도 무손실 무압축 음원들입니다.

 


01. HANDEL: Serse (Xerxes) HWV 40 - Ombra mai fu
라르고라는 제목으로 더 잘 알려진 헨델의 그리운 나무그늘입니다. 눈앞에 고향의 정경이 펼쳐지는 듯한 연주에 Fritz Wunderlich의 목소리는 자못 서정적이어서 저절로 지난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02. HANDEL: Rinaldo HWV 7 - Lascia ch'io pianga
파리넬리란 거세한 카스트라토 가수의 영화로 널리 잘 알려진 울게 하소서란 제목의 노래입니다. 카스트라토는 고추를 강제로 떼어버림으로써 김민기 4집의 백구를 부르는 소년처럼 여성 보다 오히려 더 고운 소년의 목소리를 계속 유지하게 만드는 반면, 요즘의 카운트테너는 훈련으로 여성 이상의 미성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카스트라토든 카운트테너든 개인적으로 듣기에 좀 그래서 Eileen Poulter라는 소프라노 여성가수의 노래로 골랐습니다.


03. BIZET: Carmen - Votre toast
투우사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널리 알려진 노래인데, 원제는 여러분의 건배에 내 술잔을 돌리도록 하지, 입니다. 카르멘의 주요 등장인물 중 하나인 투우사 에스카밀로Escamillo가 술집에서 술잔을 돌리면서 투우사의 자랑과 긍지를 떠드는 장면입니다. 비록 술 마시면서 떠드는 것일망정 호쾌하고 당당하기로는 적수를 찾기 힘들 듯 합니다.
핀란드 출신의 바리톤 가수 Tom Krause의 노래에 Chœur du Grand Théâtre de Genève제네바 극장 합창단과 Orchestre de la Suisse Romande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가 함께 하고, Thomas Schippers가 지휘합니다.


04. MOZART: Die Zauberflöte KV 620 - (Arie) Der Hölle Rache kocht in meinem Herzen
노래 좀 한다 하는 소프라노 여가수들이 노래 잘하는 걸 자랑하기 딱 좋은 곡이면서도, 한계를 드러낼 가능성도 가장 높은 위험한 곡입니다. 보통 밤의 여왕의 아리아로 많이 알려져 있으나, 노래의 가장 첫 구절인 (Der Hölle Rache kocht in meinem Herzen-지옥의 복수심이 내 마음 속에 끓어오르고)가 제목으로 이용됩니다. 온몸을 쥐어짜며 한계에 가까운 음역대를 넘나드는 소프라노의 노래를 듣다보면 낄낄대는 모짜르트의 웃음소리가 겹쳐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1950년대에 모짜르트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역할을 휩쓸다시피 했다는 Roberta Peters란 여가수가 노래하고  Karl Böhm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합니다.


05. VERDI: Rigoletto - La donna è mobile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의 유명한 바람둥이 만토바 공작이 노래하는 여자의 마음입니다. 바람둥이가 말하는 여자의 마음이야 뻔하지만 노래는 의기양양함과 당당함을 담고 있고, Luciano Pavarotti의 노래엔 뻔뻔하기까지 한 느낌이 물씬한데 그게 또 밉상은 아니게 들립니다. 밉지 않은 뻔뻔함이야말로 바람둥이의 가장 필수적인 덕목이 아닐까 싶은데, 그 점에서 Luciano Pavarotti가 왜 불세출의 테너인지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Riccardo Chailly의 지휘에 Wiener Philharmoniker의 협연입니다. 마동석 닮은 샤이의 지휘와 세계 최고의 빈필의 오케스트라도 재미있게 들립니다.


06. DONIZETTI: L'Elisir d'Amore - Una furtiva lagrima
위의 Luciano Pavarotti가 '그와 나를 비교하지 말라. 그에 비하면 나는 일개 평범한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그는 Jussi Björling이란 스웨덴 출신의 테너입니다. 그가 부르는 가장 널리 알려진 성악곡 중 하나인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중 '남 몰래 흐르는 눈물'은 우수에 가득 차다 못해 비장함이 사무칩니다. 1960년에 타계한 인물이라 모노 음원입니다.


07. GRIEG: Peer Gynt - Incidental Music op. 23 - Solveig's Song
노르웨이의 가난한 농부 페르귄트는 정결한 산골처녀 솔베이지와 사랑의 약속을 합니다. 행복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경제적인 안정, 페르귄트는 경제적인 안정을 위해 먼 다른 나라로 돈벌이를 위해 떠나고....우여곡절 산전수전 다 겪다가 늙고 병든 몸으로 간신히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에는 할망구가 된 솔베이지가 그때까지 기다리고 있습니다. 페르귄트는 솔베이지의 무릎을 베고 영원히 잠듭니다. 기다림의 끝입니다. 한 여인의 기다림이 이 정도이면 음악이 되어 길이길이 남을만할 것입니다.
철없는 아들 페르귄트의 허무맹랑한 수다를 들으며 조용히 눈을 감는 페르귄트의 어머니 오제의 죽음과 더불어 여성성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페르귄트라는 바보 같은 녀석이 여성의 숭고함을 빛내주니, 자고로 여자 같은 여자를 만나려면 남자는 못나고 볼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선한 음색의 소프라노 Barbara Bonney가 노래하고 숙연한 느낌의 오케스트라는 Neeme Järvi가 지휘합니다.

 

08. STRAUSS, R.: Morgen op. 27-4
스트라우스가 아내에게 바치는 멋들어지고 품위 가득한 노래입니다. 내일이라는 제목인데 그 간단한 두 글자에 영원히 함께 하자는 의미가 뒤따르는 것 같습니다. Dietrich Fischer-Dieskau의 바리톤 음색에  Wolfgang Sawallisch의 피아노 반주입니다.


09. SCHUBERT: Nacht und Träume D. 827
이 분위기 있는 독일 작곡자의 가곡을 프랑스의 바리톤 가수 Gérard Souzay가 나직하고 깊고 그윽하게 분위기를 보탭니다. Dalton Baldwin의 피아노가 점잖게 뒤따릅니다. 가만히 눈을 들어 밤과 꿈을 더듬어 봅니다.


10~12. BACH: Matthäus-Passion BWV 244
종교성을 떠나 성악은 물론 고음악의 정점이라 할만한 바흐 마태수난곡의 대표적인 아리아 세 곡을 Karl Richter가 해석한 1958년과 1971년 판에서 골랐습니다. 워낙 많은 연주들이 있으나 근현대의 교향곡에 강세를 보이는 유명지휘자들의 해석은 바로크시대의 마태수난곡과는 뭔가 서로 맞지 않는 느낌이어서 제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No. 66 Komm, süßes Kreuz!
비올라다감바의 속깊은 음률에 지휘자인 Karl Richter가 오르간 통주저음으로 아래를 받치면서 묵직한 Walter Berry의 저음이 노래를 엽니다. 후회와 회한이 가득한 이 음률과 노래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유다의 아리아라고도 불리기도 하는가 봅니다.

 

   No. 58 Aus Liebe will mein Heiland sterben!
청아한 플루트 연주에 이어지는 Helen Donath의 소프라노는 세상이 버린 한 인간의 죽음을 통해 세상을 구원할 사랑을 노래합니다.


  No. 39 Aria (Alto): Erbarme dich mein Gott
마태수난곡 아리아의 대표적인 곡입니다. 애절한 바이올린 선율과 어우러지는 슬픔에 가득찬 Hertha Töpper의 알토입니다.


13. TALLIS, Thomas: Spem in Alium P. 299
여러 성부의 목소리들이 어우러지는 다성 합창곡을 모테트Motet라고 하는가 봅니다. 1500년대 영국을 살았던 탈리스의 이 모테트는 40성부로 짜여졌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테너, 소프라노, 바리톤, 알토, 베이스 등 5성부가 각각 여덟 명씩 짝을 이룬 것 같습니다.  마흔가지 목소리들이 엮어내는 지극한 아름다움과 조화가 십여 분 내내 끊김없이 이어집니다. Andrew Parrott의 지휘에  Taverner Choir 바로크 합창단입니다.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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