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

이제 봄이 성큼 다가 왔군요

by 박일남 posted Mar 1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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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방의 사랑하는 님들이여!

그간 님들의 글을 통해 너무나 소중한 지식들을 가슴에 담을 수가 있었습니다.
또한 이론도 없고 앞뒤가 맞지 않는 빈약하고 초라하기 짝이 없는 반딧불 만한
지혜를 이곳에 어지럽게 펼쳐놓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많은 님들의 오디오와 음악관도 경청을 하고 구경을 통해 전우애(戰友愛)를
느낄만큼 님들의 호흡과 눈동자에 귀기울였고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또 변변치 못한 졸필(卒筆)을 보고 많은 문의를 주셨던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저 또한 언제고 학생(學生)인데 감히 님들의 질문에 변변치 못한 답을 경청해 주신
님들에게 고개숙여 다시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언제고 일년에 약 4~ 5 개월은 금욕(禁慾)생활과 음악공부(?)에 충실하고자
하는 습관을 갖고 살아왔었습니다.. 이제 그 시간이 다가 온 것 같기에 너무나 아쉽고
아쉬운 이곳과 또 사랑하는 님들과 당분간 작별을 고할까 합니다....^^

저는 바그넬리안은 아니지만 워낙 바그너의 음악을 좋아합니다. 물론 바그너의 인간성까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허나 그가 이룩해 놓은 아니 어쩌면 독일음악의 높은 봉우리에
치솟아 꺼지지 않는 횃불 같은 그의 악극을 대할 때에는 언제고 경외심을 가지지 않고는
가까이 다가 갈수 없기에 매년 마찬가지로 이 기간에 바그너에 매달려 볼까 합니다.

빌헬름 푸르트뱅글러의 마지막 백조의 노래 “발퀴레”.. 한스 크나퍼치 부쉬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푸르트뱅글러와 캬라한의 “마에스터징거” .....그리고 평생 숙제로 남아있는 악극의
동기 공부입니다.. 특히 이번에는 니벨룽겐의 반지... 일명 “링” 에 더욱 더 매달려
193 개의 모든 유도동기를 공부해 볼까 합니다... 게오르그 숄티와 빈 필의 명연주를 통해서요....^^  
매년 공부를 하면서도 언제고 갈증만 안고 있던 바그너 앞에 다시한번 무릎을 꿇어 볼까 합니다....아! 바그너...
지금도 가슴속에는 키르스텐 플라그스타트가 부르는 베젠동크의 아리아가 봄 바람과 함께 스며 들고 있습니다...

그래요...오디오는 폼도 있어야하고 만족할 만한 소리를 내주어야 자기가 듣고 싶어하는
음악에 심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저 또한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미친 듯이 흉한 몰골로 여기까지 달려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 기기들의 모습은폼은 영..아니네요..
이제는 조금 쉬면서 그저 이만큼 내주는 것에 만족하고 당분간은 쉬어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기에 조금은 아주 조금만 뒤로 물러서 관조(觀照) 할까 합니다..^^

그동안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이번 모임에 참석하여 님들의 건강한 모습과 밝은 얼굴을
뵙고 .......한동안.. 그냥 ... 얼마동안 ....가슴에 담아 두렵니다..^^
건강들하시고 모든 님들의 득음(得音)을 기원하며 경기도 광주에서 촌부가 띄웁니다..^^



슈베르트-Der Wanderer (방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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