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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덴서의 특성 측정치 비교결과

by 윤영진 posted Mar 0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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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독일의 Harry Baggen이라는 전문가가 고가의 측정장비를 이용해서 재질별 콘덴서들을 비교 측정한 글이 몇 년 전 발표된 자료가 있어서 일부 발췌해서 소개합니다.

앞에 올린 글에서 잠깐 설명드렸지만, 콘덴서에서 음질에 관계하는 주요 요소는
내부저항 임피던스와 그로 인한 손실팩터, 인덕턴스 및 하모닉 디스토션, 그리고 유전흡수율 등 입니다. 이 중 인덕턴스와 하모닉 디스토션은 용량이 작은 콘덴서에서는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의 미미한 수치이기 때문에 논의를 안 해도 되고,
주로 영향을 미치는 내부저항 임피던스와 유전 흡수율(DA값)이 얼마나 낮은지가 콘덴서의 품질을 재는 척도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 측정에 사용된 콘덴서 샘플은 MKP급 8종류, 폴리카보네이트(MKC) 2종류, MKT급 8종류, 전해콘덴서 5종류였고, 각 샘플은 2uF 내외의 용량을 기준으로 했으며, 참고로 각 등급에서 별도로 많은 용량의 샘플을 한 두가지 비교해서 측정했습니다. (*참고로 모든 콘덴서의 용량은 1KHz의 주파수를 기준으로 측정하여 표기합니다.)

복잡하게 그려진 도표를 그대로 그려서 올리면 좋을텐데, 제게는 너무 어려운 작업이 될 것 같아서 요약해서 설명드립니다.

* 0.01과 0.02 정도의 차이는 제조회사별 품질차이를 나타내지 않습니다. 같은 회사 같은 모델에서도 발생하는 오차 범위에 있는 차이 정도입니다. 품질의 차이는 각 비교수치가 수 배 이상 나는 경우로만 보시면 됩니다.

1) MKP급 콘덴서

   - 내부저항 : 100 Hz에서 모두 평균 0.1 - 0.15 Ohm 내외
                     1 KHz에서 모두 평균 0.015 - 0.02 Ohm 내외
                     10 KHz에서 모두 평균 0.01 - 0.02 Ohm 내외
   - 손실팩터 : 대체로 내부저항에 비례함
   - 유전흡수 : 모두 0.01 이하

   * 따라서 MKP급의 콘덴서는 모두 오디오용으로 사용하는데 있어서 실제 회로에 장착될 때 "각각의 개성"은 나타날 수 있지만, "음질을 훼손"하는 품질 상의 문제는 없다고 확증됨.

2) MKC급 및 기타(Wonder Cap)

   - MKC급은 100 Hz, 1 KHz 대역에서 MKP급에 비해 내부저항이 약 5배 정도이고 10 KHz에서는 거의 MKP급과 차이를 보이지 않음. DA값은 약 3배가 높음 따라서 음질적으로 고역 특성은 좋으나 중저역 특성이 약간 떨어지고, DA값이 높음에 따라 음의 명확도도 약간 낮다고 판단됨.

   * Wonder Cap은 주로 오디오파일용으로 명성이 높고 값이 일반 MKP급에 비해 10배 쯤 높은 유명 콘덴서의 대표 샘플로 측정됨.
   - 내부저항이 100 Hz대는 MKP급과 비슷한 수준임, 그러나 1 KHz와 10 KHz에서는 MKP급에 비해 3-5배 정도 높음. 즉, 저역에 비해 중저역은 손실팩터가 높음.
   - 원더캡 콘덴서가 고역이 부드럽다는 평가가 확인됨. 의도적으로 고역의 손실팩터를 늘려서 설계된 것으로 보임.

3) MKT급

   - 내부저항이 MKP급에 비해 최저 7배에서 최고 20배 정도 높게 나타남. 특히 중역대의 내부 저항이 저역이나 고역에 비해 더 큼. 따라서 이런 성향의 콘덴서는 음이 딱딱하고 고역이 쏘는 느낌을 주게 됨.
   - DA값 역시 MKP급에 비해 5-10배 정도가 높음. 그만큼 음의 명확도가 낮다고 판정됨.

4) 전해 콘덴서

   - 내부저항은 MKP급에 비해 최저 30배에서 최고 450배 정도 수준임. DA값 역시 100-300배 정도 높음.

   - 신호단 커플링이나 신호와 관계되는 디커플링 바이패스용으로도 사용하기 어려운 수준임.

   - 특히 100Hz 대에서 내부저항이 최저 12옴에서 최대 45옴까지 됨. MKP급이 평균 0.1옴임에 비해 45옴이라는 내부저항은 "저역 특성"에서 도저히 오디오용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님.

   - 이런 열악한 특성으로 신호계나 네크워크에 전해 콘덴서를 사용하는 것은 무리임.

   - 전원 필터로 사용하는데도 문제가 많음. 한마디로 말해서 MKP급 필름콘덴서에 비해서 평균 300배 정도가 높은 내부저항 임피던스를 갖고 있고 유전흡수율도 200배 정도 높기 때문에 같은 용량에서 필름 콘덴서보다 리플제거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수백배 높은 전원 임피던스로 인해 전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며, 높은 유전 흡수율로 음이 퍼지고 두텁고 멍청하게 되는 원인이 됨.


* 결론

   전에 영국의 진공관 전문가가 "왜, 측정치가 나쁜 진공관 앰프가 TR앰프보다 음이 선명하고 맑다는 느낌을 들게 하는가?"라는 질문에 몇 가지 원인을 설명한 중에 하나가 "전원 임피던스가 낮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고전압 저전류형인 진공관 앰프는 전원 필터단에 낮은 용량(대개 함계 100uF정도의 필터 콘덴서 사용)의 필터 콘덴서를 사용하는데 비해, TR앰프는 수 천, 수 만 uF짜리 필터 콘덴서를 사용하게 되고, 그 내부저항은 상상할 수 없이 차이가 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진공관 앰프에 사용되는 필터 콘덴서의 용량이 적다고는 하지만, 전해 콘덴서의 저주파대역 내부저항이 수십옴에 이릅니다. 물론 이런 점까지 회로설계에 반영해서 전체 시정수 등에 고려가 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다른 쪽에서 임피던스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한다고 해도 단위 소자 각각이 임피던스가 높다는 것은 최종 음질에 마이너스 요인입니다.

   중저역이 두껍다고 말하면서 이것을 "좋은 소리의 한 증표" 처럼 말하는 분이 많습니다. 따라서 이런 좋은 소리(중저역이 두껍고 답답한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해 콘덴서로 전원부 필터링을 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도 일제 블랙게이트 콘덴서(역시 전해 콘덴서)로 바뀌면 찬탄을 금하지 않습니다. 음이 2,3배 좋아졌다고 서슴없이 말합니다.
   블랙게이트 콘덴서의 특징은 단 한가지입니다. 그 특성을 "필름 콘덴서에 근접하게 개량"한 것입니다. 물론 전해 콘덴서의 장점인 "대용량 작은 크기"를 유지하면서.....

  중저역이 두껍다는 것은 다시 말해서 중저역의 해상력이 나쁘다는 표현입니다.

  이 문제는 단지 "취향의 문제"로 넘어갈 것은 아닙니다.

  중저역이 부드럽다거나 딱딱하다거나 하는 문제는 일종의 취향이 됩니다. 그러나 전원임피던스가 너무 높고, 유전흡수 효과에 의해 음이 중첩되어 흐려지는 등의 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중저역의 "해상력 저하"는 취향으로 치부될 문제가 아닙니다.
  그냥 단순하게 중저역 음질이 낮은 겁니다.


  진공관 앰프의 전원 필터로 우선 추천하는 것이 '블랙 게이트' 콘덴서입니다.
  그런데 이 블랙게이트 콘덴서 값이 장난이 아닙니다. 동일한 용량의 MKP급 필름 콘덴서의 약 10배가 됩니다. 품질 특성은? 대략 MKT급입니다.

  따라서 MKT급의 블랙게이트 콘덴서를 약 10배의 돈을 들여서 사서 쓰지 마시고, 1/10의 가격으로 MKP급 필름 콘덴서를 구해서 전원부를 구성하십시오.

  제 권유는 그냥 권유일 뿐입니다.
  제 말을 듣고 따라 하실 분도 있을 것이고, 전면 부인하고 그냥 본인의 선택을 유지하실 분도 있을 겁니다. 그 어느 선택도 모두 존중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