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가거라

by 김만태 posted May 2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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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중에서...



잠 못 드는 사람에겐 기나긴 밤이여

지친 나그네에겐  머나먼 이 길이여

불멸의 길을 찾지 못한 어리석은 이에겐 너무나 길고 지겨운 이 삶이여.

삶의 기나긴 여행길에서 나보다 나은 이나 나와 동등한 이를 만나지 못했다면 외롭지만 차라리 홀로 가거라.

어리석은 자는 결코 그대의 여행길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백 년 동안을 무의미하게 사는 것보다는 단 하루만이라도 여기 명상과 축복 속에 사는 것이 보다 낫지 않겠는가.

니르바나, 저 불멸을 알지 못한 채 백년을 사는 것보다는 단 하루만이라도 여기 니르바나,

저 불멸을 깨닫고 사는 것이 보다 낫지 않겠는가.






- Black Autumn -


밤을 관통하며 비틀거리는 지하철

네온 사인 빛들의 번쩍이는 거리들

갈 곳 없는 사람들

미친듯한 돌진 그리고 네덜란드 여자

이름없는 모든 로봇들이 자기들의 나라의 우상에게 존경을 다하는 성소

하루의 시간을 보내길

돌의 협곡과 철의 협곡 사이에서

구두쇠들은 그들의 금을 헤아리고

세상이 다른 방식으로 돌아가길 원하네



은화는 소리치며 말하고

크게 이야기하지만 아무 것도 말하지 않아

배고픈 아이들의 울음 소리는

대포 소리에 죽어버리고

잃어버린 얼굴의 거인은 그의 장난감을 조롱하고

하나씩 그들은 진흙속으로 짓밟히지

성직자와 그의 희생적인 상담자는 미팅을 약속하고

다른 제물로 바쳐질 피를 갈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