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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명기 알텍 스피커에 최적인 파워앰프 2종

by 윤영진 posted Nov 1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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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빈티지 스피커 중에서 알택처럼 앰프를 가리거나 "꼭 맞는 앰프"가 강조되는 것도
별로 없습니다. 아마 개성이 너무 강해서 그렇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소위 말하는 찰떡궁합의 파워앰프에 대해 수많은 견해가 백가쟁명식으로 있고
대체적으로 대종을 이루는 설은 잘 만든 6L6 PP가 최고의 상성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직렬3극관을 더 선호하고 지금도 주로 쓰고 있지만 상당히 오랜 기간
6L6 계열의 앰프는 늘 한, 두 대 정도 곁에 있었습니다. 덕성 좋은 6L6이나 KT66의 소리는
언제 들어도 부담없이 안도감을 주는 까닭입니다.

이런 알택 스피커에 잘 맞는 6L6계열의 파워앰프로 애호가들에게 공인받은 기종은 꽤 됩니다.
어차피 개인차가 큰 기호품이라 편차가 큰 판별이기는 하지만
제 경우 좋은 제품을 들라면 우선 다음 것들을 지칭할 겁니다.

- 알텍 126, 127
- WE 124, 142
- IPC 1026, 1001
- 영국제 QUAD나 LEAK의 KT66 앰프들

그런데 이들 소위 명기라는 제품들도 공통적으로 갖는 약점이 있습니다.
6L6계열 관들은 물론 모델에 따라 음질이나 음색이 많이 차이가 나니 한 마디로 할 말은
아니지만 대개 음이 조금 멍청한 느낌이 듭니다. 물론 음의 탠션이 좋은 350B 같은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만.

여하튼 NFB를 많이 걸어서 필터 콘덴서 정류에 의존해서 나오는 앰프의 음은 투명감이나
맑게 잘리는 음감을 얻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그런데 6L6계열 앰프 중에서 이런 단점을 극복한 기종이 2대 있었습니다.
지나치게 기고만장한 말이라 당황스럽지만, 세상의 수 많은 앰프 중에서 저 자신이
얼마나 들어봤다고 이런 말을 하나 부끄럽습니다만....
믿지 못하시겠지만 이 두 기종은 WE124보다 음질이 위입니다.

하나는 알택에서 제조한 A-124이고 다른 하나는 IPC의 1011 모델입니다.

알택 124는 알택 고수라는 분들 중에도 실제로 보거나 존재를 아는 분이 적을 정도로
희귀 모델입니다. 저 스스로 126을 좋아해서 오래 썼었고 126과 127이 알택 앰프 중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생각을 여지없이 깬 것이 A-124였습니다.
모양은 126 등과 유사한데 섀시 컬러는 회색기가 약간 있는 군청색입니다. 그린색 이전의
알택 주조색이었지요.
음질은 같은 124 모델명을 쓰는 WE124와도 많이 틀립니다. 마치 직렬 3극관 음색과 유사한
투명하고 맑고 잘림이 좋은 소리를 냅니다.
물론 설계의 노하우가 있습니다. 전원필터단에 콘덴서가 8uF 짜리 2개 정도가 전부입니다.
잘 만든 쵸크와 잘 배치된 트랜스, 그라운드 설계 등을 통해 작은 용량의 콘덴서만으로도
험이 없고 전원임피던스를 최저화한 앰프가 만들어진 겁니다.

다음이 IPC의 1011입니다. IPC의 파워앰프들은 수년 내에 상당한 수량이 국내에 유입되면서
좋은 파워앰프의 하나로 인정받아 왔습니다. 아시디시피 IPC는 오디오 회사가 아니었고,
극장의 영사시설 일체를 SIMPLEX라는 상표 또는 IPC 자체 상표로 공급하던 어셈블 회사였습니다. 이와 비슷한 것이 유명한 MOTIOGRAPH가 있습니다.

이들 어셈블회사는 앰프와 스피커 영사기를 각기 다른 회사에서 OEM제조해서 자신들의
상표로 통일한 후 판매를 했습니다.
WE, 알택 등이 주로 앰프를 공급했고, JENSEN, 알택 등이 스피커를 공급했습니다.
초기에는 WE+JENSEN이, 후기에는 알택+알택이 많아집니다.
품질도 초기 것이 더 좋습니다.

IPC의 앰프 또한 시기적으로 공급회사가 구분됩니다. 초기의 1001, 1011 등은 WE에서,
후기의 1026, 1027 등은 알택에서 OEM으로 납품했습니다.

이렇게 IPC의 대표적인 파워앰프 4기종 1001, 1011, 1026, 1027 은 모두 명기라는 반열에 올려도
손색없는 좋은 기기들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알택 A-124와 같은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1011입니다. 다른 기종들에 비해 수량도 상대적으로 적고 우리나라에 알려져 있지도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존재도 잘 모르고, 가치도 인정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1001, 1026, 1027에 비해 한, 두 수 쯤 위의 음질을 가진 앰프입니다.
알텍 A-124와 고하를 가리기 힘든 음질입니다.

그러나 일본의 고수들에게는 오래 전부터 쉬쉬하면서 알려진 명품이었습니다.
일본의 경우 오래 전 빈티지 기기의 값이 지금보다 낮아서 완제품이 귀히 여겨지지 않고
주로 자작파들이 트랜스만을 떼어서 쓰는 일이 많을 때, 바로 이 IPC 1011도 불운을
겪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일본의 자작 고수들은 유난히 직렬관을 숭상하고 특히
300B를 신격화합니다. 그래서 1011의 경우 6L6이라는 싸구려 빔관은 일본에서 무시되고
여기 장착된 WE제 출력 트랜스의 품질이 너무 좋기 때문에 이것만 떼어서
300B PP용으로 쓰는 일본 자작가가 많았습니다. 이런 탓에 이 출력 트랜스는 지금도
페어에 300만원 정도로 거래되는 '고가품'이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1011은 약간의 개조를 통해 300B앰프로 사용하면 더욱 좋은 음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긴대로 그대로 6L6 PP로 들어도 다른 어떤 앰프도 압도하는 최상의 음질을 냅니다.

만약 알택 스피커를 애용하시면서 최적의 파워앰프를 찾으신다면
이 두 가지 기종을 눈여겨 찾아보십시오. 비록 세상에서 가장 남은 수량이 적은
파워 앰프 중의 하나로 여겨지지만 미국에는 아직 남은 것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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