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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텍스피커를 위한 파워엠프

by 이규영 posted Jul 1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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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마지막이란 말을 함부로 써 봤습니다.
오디오의 앞날은 누구도 알수 없는지라 어떤 경우든간에 마지막이란 말을 써선 안되겠지만
그냥 서로 이쁘게 봐주는게 통례가 되버린지 오랜것 같으니 양해 바랍니다.
이놈을 제작하는 도중에도 한눈을 팔며 이미 소출력 직렬 삼극관 싱글엠프 주요 트랜스를
모두 수집해 논 상태지만 일단 방열관 PP엠프로는, A5나 A4를 두둘겨 패 줄수있는 주력엠프로는
다른 대안이 없을것 같다는 말씀일 겁니다.
벌써 A4를 준비하고 있는 제 자신을 보면 오디오맨의 변덕엔 할말이 없습니다.^^

각설하고...오랫만에 펜을 잡아봅니다.
봄부터 개인적으로 크고 작은 일들이 많이 발생하다 보니 오디오 만질 시간이 많지 않아
얘깃거리도 없고해서 몇 개월 잠수했습니다.
그래도 짬짬히 제작해 왔던 대형 파워엠프(IPC1026트랜스 사용)를 완성했습니다.
기획부터 부품구입, 제작까지....만 2년이 넘게 걸린것 같습니다.
이 놈을 한조 완성하는데 며칠밤을 세워도 다 못할만큼 사연과 애환이 많았습니다.
첨엔 구구절절 모두 적었다가 너무 남사스러워 그냥 지워버렸습니다.
어찌하여 알텍이란 놈들은 이토록 큰 고통을 안겨주는지 모르겠습니다.
뭐하나 만만하게 된 놈이 없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 고통을 충분히 보상해 주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매번 무모하게 달려드는것이죠.

두어번에 걸쳐 이곳에서 언급했듯 알텍파워엠프는 약속이나 한듯 하나같이 단점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내놓으라는 알텍사 유명엠프의 장단점을 이곳 게시판 <알텍 파워엠프의 재탐구>에서 나름대로
열거해 놨으니 참고하십시요.

그러면 이 일을 어떻게 할것인가?
그냥 불편함을 참고 들을 것인가?
소리야 어떻든 그냥 오리지날을 소유한다는 만족감으로 위안삼을것인가?
다행히 자작파에겐 길이 있습니다.
우수한 트랜스를 적출하고 검증된 회로를 참고해서 장점만 추려서 만드는 것입니다.
자작엠프를 우습게 보는 분들도 적지 않지만 알텍파워엠프의 이러한 아쉬움을 생각한다면
자작이란 대적할수 없는 강점이 아닐수 없을뿐더러 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어보입니다.

알텍 대형스피커를 평생 운영할려고 하는 유저입장에서, 또 비교적 대음량으로 여유있는 소리를 내보고싶은 입장에서
6L6계열은 솔직히 제겐 한계을 드러냅니다.
제가 평소에 듣는 음량을 스코프로 찍어 보면 13W언저리에서 춤을 추고 있듯 126,127,333은 16W 내외이므로
간들간들합니다.
오래된 엠프들은 실효출력이 더 떨어져 있을겁니다.
30W급 출력을 내는 1520이 있지만 스케일면에서 성이차지 않습니다.
결국 대출력 파워엠프의 종지부를 찍을수 있는것은 6550이나 KT88외에는 대안이 없어 보입니다.
6550이 저역쪽이 KT88은 고역쪽에 유리하니 알텍에는 6550이 더 적합할것 같습니다.
또 여유가 생길땐 서로 바꿔듣는 재미도 있을겁니다.
대형 송신관계통도 한가지 방법일순 있지만 일단 오디오 전용관을 우선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6550을 장착할수 있는 피어리스 트랜스탑재 엠프로는 알텍1530과 IPC1026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알텍스피커엔 피어리스 트랜스의 상성이 젤 좋다고 생각합니다.)
위 두 엠프는 807PP엠프로 70W급 엠프이며 출력트랜스 1차임피던스가 3.5~5K로
설계할수 있고 실제로 6550이나 300B PP로 개조해서 많이들 사용하시고 계십니다.
또 둘다 오리지날 회로 그대로 사용하기엔 음악용으론 별 좋은회로같아 보이지 않으므로
가급적  모두 걷어내고 재제작함이 트랜스의 성능을 최대로 끌어낼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런데 1530은 알텍 브렌드 가치때문인지 가격이 상당히 비싸며 출력트랜스 2차측에 600옴스펙도
적지않아 선택의 폭이 좁아집니다.
반면 1026은 동일 트랜스를 사용하면서도 비교적 흔하며 가격도 저렴해서 이놈을 타켓으로 잡았습니다.

1.외형 디자인
외형설계는 알텍 1520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전원,초크,출력트랜스 배치부터 정류관 초단관 전해콘등의 배치는 아주 흡사합니다.
평소 1520의 관능적인 디자인과 완성도 높은 회로와 훌륭한 음질때문에 사모하던 엠프이기도 합니다.
샤시는 세운상가 단골집에서 1.6T 철판으로 접었습니다.
기존 1026엠프샤시를 가져다 주고 꼭같은 햄머톤으로 칠해줄것을 신신당부했는데 결국 지 멋대로
칠해놔 버렸더군요.
자신없으면 다른 곳에서 칠할테니 그냥 놔두라 그렇게 부탁했는데 끝까지...
3개월 넘게 기다리게하더니 돌뻔했습니다.
다행히 만들어 놓고 보니 밝은색 투톤이라서 칙칙한 오리지날색에 비해 나쁘지만은 않은것 같아
작은 위안은 됩니다.

2.6550 특성
6550의 한가지 단점은 그리드 리크저항이 50K 이하로 제한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그리드로 전류가 흐르기 쉬운관중의 하나로 그리드리크가 높아지면 <초속도>전류를
접지로 흘려버릴수가 없기때문입니다.
통상적으로 이를 무시하고 100K로도 많이 쓰지만 분명 데이터 쉬트에 그리드저항을 50K이하로 제한하고 있고
그렇게 해 줘야한다고 생각됩니다.
5극관 자체가 대부분 드라이브 하기 쉽지만 이놈처럼 그리드리크 저항이 작아지면 입력측이
무거워지니 트랜스드라이브나 케소드팔로우같은 방법을 동원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3.회로구성
결론부터 말하자면 (초단+드라이브단)은 알텍 126회로를, 캐소드 팔로우는 1520회로를 교묘하게 결합시켰습니다.
결국 초단과 위상반전단은 126회로를 참조하여 6sj7과 6j5로 콘덴서 결합을 했으며 6550의 낮은
그리드 리크를 보완하기 위해 1520회로에 쓰인 케소드 팔로우 회로를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케소드 팔로우 회로를 생략하더라도 음질상 큰 문제는 없었지만 케소드 팔로우단을 추가하는게
분석적이고 시원한 표현이 돋보입니다.
알텍 스피커에서 파워드라이빙의 가능성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된 계기입니다.
6550을 강력히 구동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알텍회로와 빈티지 회로를 검토, 거의 모두 시험해 봤지만
알텍스피커엔 역시 알텍회로가 최고란 결론을 내렸습니다.

전원부는 1026의 초입부를 그대로(초크인풋) 사용했으며 스크린 그리드전압은 정전압관 두개와
파워저항을 사용하여 정전압화 시켰습니다.
원회로는 정전압관에 전류를 너무많이 흘리는등 전원과 쵸크트랜스를 혹사시키게 설계되 있지만
이번엔 완화시키는 쪽으로 설계를 변경해서 음질의 유연함과 시스템의 안정과 장수를 꾀했습니다.

4.사용부품
트랜스외 각종 콘덴서,AB저항,페놀소켓까지 모두 NOS로 구비했습니다.
전해콘은 알텍엠프에 즐겨쓰는 말로리제로 장기간 리폼절차를 거쳐서 리크가 없는것으로 엄선해서 골라냈습니다.
출력관은 텅솔제작 실바니아로고를, 정류관은 RCA 5R4GY를 NOS로 구해 꼽았습니다.
다른 관들은 우선 싸구려 관들로 가능성만 타진하고 있습니다.
왼쪽에 붙어있는 입력트랜스는 테스트 해보니 진공관 직접입력보다 소리가 좋지 않은것 같아
사용하지는 않고 폼으로 장착해 놨습니다.
추후 고성능 입력트랜스를 구하면 시험해볼 요량입니다.
배선재는 1026엠프것을 뜯어 사용했으며 배선도 단자마다 일일이 꼬아 납땜하고 모아서 단정히 묶는등
내부 또한 최대한 빈티직 하게 꾸며 봤습니다.
이런 배선법은 그냥 걸쳐서 하는 배선법보다 제작 시간이 열배는 더 드는것 같습니다.
내부사진은 튜닝이 종료되어 깔끔하게 정리되는대로 다시 소개키로 하고....
트랜스 외 부품 구하는데만 1년정도 걸렸으니 자작의 길을 멀고도 험합니다.

5.기타
1026엠프용 트랜스의 가장 큰 단점은 전원트랜스의 B전압이 너무 높다는것입니다.
무부하상태에서 1차전원을 정격입력시 AC양파 670V가 나옵니다.
아무리 초크인풋방식이라 해도 전압다스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6550의 경우 B전압을 450~500사이에서 소리가 젤 좋았습니다.
저의 경우 트리야드 히터트랜스를 추가해서 B전압과 히터전압을 기가막히게 타협할수 있었습니다.
이번 제작은 출력관에 470V 140mA를 흘려 AB1급 동작을 시켰습니다.
계측기 출력 40W가 나오지만 이론적으론 60W급이 될것 같습니다.
고정바이어스를 채택했고 바이어스량과 두 출력관의 발란스를 자유롭게 조정할수 있도록 해 뒀습니다.
또 출력관 전류를 상시 감사할수 있게 메타를 설치해둠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엠프운영을
할수 있게 했습니다.
이런 옵션이 자작의 다른 또하나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6.시청결과
제작기를 쓸때마다 팔불출 처럼 소리가 좋아진다고 외쳐대니 도데체 믿어지지가 않는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런데 그간 비교했던 기존 시스템이 워낙 아니면서 일취월장해서 그런지 언제나 많은 차이를 느낍니다.
피어리스 특유의 감칠맛 나고 찰진 고역과 6550의 품위있고 탄력있는 저음은 그간 사용했던
자작 5881PP엠프와는 비교자체가 되질 못합니다.
그런 허접 엠프로 동호인을 초대해서 청음을 했다는것이 여간 부끄럽지 않습니다.
마당쇠 같을것으로 예상했던 대출력관 6550의 단정하고 조용한 배경은 아주 매력적입니다.
본인이 너무 고생해서 그런지 이 '다른'소리에 충격받아 며칠간 밤잠을 크게 설쳤습니다.
알텍 스피커용 PP엠프로는 이놈이 하이엔드, 빈티지 통틀어 세계 제일이 아닌가 자만하면서...
그만 토낍니다.....=3=3=3=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