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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텍 90-8A 스피커 자작 (튜닝1)

by 김종수 posted Jul 0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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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쁩니다. 오늘 마무리 하려니 손은 느리고 시간은 자꾸 흘러 가고...
유닛과 네트웤을 장착하고 벅찬 기대감과 떨리는 손을 진정 시켜가며 스피커 선을 연결하고 드디어 앰프의 전원을 올렸습니다.
아~~~
한참 동안을 멍하니 서 있었지요.
그 시원 함 이라니.
후덥지근 하고 끈적이던 여름 장마가 한 순간에 날아가 버리는 그런 느낌 이었습니다.
이 맛이 바로 그 맛일 런지요.
에이징 겸 나의 알텍과 친해질 겸 근 2주일을 별도 튜닝 없이 진공관 광우뮤즈 EL34 파워와 하이야 진공관300B 싱글파워를 번갈아 가며 연결해 보았습니다.
제 앰프의 문제 인 듯하지만 귀에는 300B보다는 EL34의 소리가 좀더 대역이 넓게 나오더군요.
저역은 뽑아주는데 300B의 특징인 예쁜고역 보다는 올라가려는 고음을 자꾸 붙잡는 다고 할까요. 아뭏튼지 저의 <kims904>와는  매칭이 아닌 듯 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튜닝에 들어 갔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저는 자기 만족에 빠진 막귀인 관계로 이 대목에서 전문가의 의견이 절실하게 필요 했습니다. 몇분을 모시고 청취해 본 결과 대충의 의견은 알텍의 맛은 살아 있는데 소리가 가운데 몰려 있는 듯 하다는 것 이었습니다.
마침 저의 거주지인 수원에서 진공관 앰프와 스피커의 공제 사이트를 운영하시는 이*재님에게 도움을 청하였고 바쁘신 중에도 시간을 내주셨습니다.
우선은 저음이 통울림이 섞인 듯 벙벙거리며 너무 강하다는 것과 그때문에 중고역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진단 이었습니다.
바삐 글을 작성하다 보니 튜닝에서 중요한 내용을 빼먹었네요.
사진에서 유닛 아래쪽으로 하얗게 보이는 경사판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 판을 고정하지 않고 분리형으로 하였던 이유가 스피커의 내용적 때문 입니다.
<설계> 단계에서 계산 되어진 필요 내용적은 210 liter 인데 경사판을 설치하면 30 liter 정도의 용적이 줄어들게 됩니다.
유닛마다 나름대로의 특성이 있어 내용적은 콘지가 진동하여 소리를 전달하는데 꼭 필요로 하는 공간이므로 이부분이 줄어 들면 제소리가 나오기 어렵고 장기적으로는 유닛의 수명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음이 답답해 집니다. 대역 폭도 엄청 줄어 들고요. 물론 밀폐형 스피커 들도 있으나 알텍 유닛들은 밀폐형으로는 제소리 내기가 쉽지 않타고 합니다. (이 부분은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데 저는 그냥 고수님 들께 얻어들은 귀동냥을 미천으로 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엔크로져는 내용적이 다소 줄더라도 덕트 부분을 계산된 수치의 2배 정도로 크게 만들었 슴으로 통안에서 생성된 음파가 충분하게 빠져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고 전문가의 조언도 이분에서 음이 머무를 수 있다는 지적 이었습니다.  또한 알텍사의 카다로그에서도 내용적이 120 liter 정도인 <930>엔크로져를 추천하고 있슴으로 큰 무리가 없다는 결론 이었지요. 또한 덕트를 바닥으로 배치하고 유도로가 긴 까닭에 유닛으로 부터 멀어져 자칫하면 소리가 충분하게 빠져 나가지 못하고 통안에 머무름으로서 생길 수 있는 음의 중첩과 웨곡이 없도록 하기 위하여 개구부 쪽으로 음을 유도 하는 목적도 있었습니다.
튜닝 중에 이부분에서 상당 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 갔습니다. 장비가 없으니 온전히 저의 귀에 의존하는 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지요.
중간에 보강용으로 설치한 깊이 방향의 지지대 부분부터 조그마한 판을 만들어 이곳 저곳을 조금씩 막아보며 소리를 들어 보았습니다.
설치하고 뒷판 닫고 앰프 물리고 소리듣고...
앰프끄고 뒷판열고 또 설치하고 뒷판 닫고 앰프 물리고 소리 듣고...
많은 시간과 힘이 들었지 만, 일과 후 늦은 시간까지 수도 없이 반복했습니다.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무었이 이토록 나를 붙들고 있는 지. 직원들이 정신이 산란해져 잔업 못 하겠다고 다 퇴근해 버리고...내원 참.... 손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 었습니다.
미세한 차이들은 있었으나 막귀수준의 제게는 뭐 그리 큰 변화를 못 느끼겠 기에 모두 제거하고 이번에는 하단부에 준비한 경사판을 90도 방향에서 부터 각도에 변화를 주어가며 들어 보았습니다.
최종 결론은 가능한한 엔크로져 내부가 단순할 수록 소리가 좋았다는 것 입니다. 즉 만들어진 음파가 진행하는 데 방해되는 물질이나 판은 설치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이지요.
모서리를 사진에서 처럼 45도 정도로 막아 주었더니 소리가 가장 자연스럽더군요.
음~~~ 이제야 뭐 좀 되어 가는 군.
원하던 소리가 점차 만들어지고 있는 순간 이었지요.  
다음 단계로 통의 울림을 억제하여 불필요한 음이 섞이지 않토록 하였습니다.
준비한 계란판형 흡음재를 사진에서 처럼 소리를 들어가며 엔크로져의 뒷판과 내부에 조금씩 부착하는 작업을 실시 하였습니다.
이 작업도 장난 아닙니다. 위에서 처럼 완전히 중노동 입니다.(끈기 필요. 나의 알텍을 위하여!)
마침내...
뒷판을 모두 고정하고 앰프의 파워를 올리는 순간,
황홀 했습니다. (나만? 자기 만족?)
간단한 작업이면서도 흡음재 튜닝을 통하여 소리가 이렇듯 달라 질 수도 있슴에 놀랐습니다.
벙벙거리던 저음이 단단해져서 재즈의 베이스 맛이 살아나고 중고역은 거칠게 쏘아대어 오래 듣기 피곤하던 음색이 훨씬 부드러워져 메이브의 노래가 참 듣기 좋아 졌습니다.
시끄럽지 않은 것이 이제는 가요나 팝도 들을 만 하군요.
이 것이 알텍 본래의 소리가 아닌가 싶네요.
저역은 단단하면서도 풍만하게 중역은 없는 듯 하지만 분명하게 고역은 부드러우면서도 시원하게 말입니다. 만족합니다.
물론 충분한 에이징과 앰프 매칭을 통하여 소리를 더다듬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건 뭐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지금 이순간 수줍은 알텍을 마주하고 있는 저는 마냥 행복합니다.

* 첨부한 사진은 뒷판과 내부에 흡음재를 튜닝 중인 모습들 입니다.
  저의 모습이 스치듯 보이는 군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