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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텍60 시리즈 소장가 및 관심있으신 분들 보셔요

by 김성수 posted Oct 3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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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린 나이에는 제니스 장전축과 진공관 라듸오 소리에 빠져 매일 음악을 들으며 성장하다가,
사춘기 때에는 클래식 음악감상실의 오됴에 침을 흘리기도 하였으나....
젊은 나이에는 오됴를 생각하지도 못하고 일에 쫓겨 허둥대며
연구실 구석에서 일하면서 배경음악 삼아
그저 소형 컴포넌트 소리에나 만족하며 지내다가 .... 
불혹을 넘겨 겨우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
10여년 전부터 ... 조금씩 미쳐(?)가기 시작하여......

잊혀지지 않는 스피커로는 도르트문트 8인치 풀레인지를
오됴를 30년 했다는 고수 교수님이 손수 평판에 장착하여 주셨는데
여기에 마그너복스 장천축에서 떼낸 앰프와 막시디피에 물려 들었을 때
그 곰삭고 빈티지적인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련한 소리를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탄노이 시리즈로 시작하여, 이것 저것 손대보다가....
한동안 맥킨275와 C22를 TW에 매칭하여
애장하며 잘지냈습니다마는...

어느 날 샵에서 알텍 604E에 맛이 가기 시작하여 .....
604시리즈에만  매료되어, 8G, E로 바꿈질하고 .....
저역을 보강하려고 스피커 통을 대형 냉장고 크기로 키웠으나 큰 만족은 못하고....

그저 '이게 604 소리구나....' 하고 들으며,
D와 C를 귀동냥하러 고성반도와 성남에도 가보고
안성의 산사에 자주 가서 604C를 탐닉하던 중,

604B를 만나자 .... 그냥
앞뒤 못가리고 덥썩 지르고 난 뒤,  한 걸음에 업어오기는 하였으나 .....
그  빚을 갚는데 한동안 애를 먹었답니다.

그리고 스피커통을 두번이나 개비하여 보았습니다마는
대형의 밀폐형 인크로져에서도 604B의 소리가
잘만든 8인치 풀레인지 보다 그저 성량만 컸지 그다지 큰 감동을 받지 못하고 있다가 .....

후면 반 개방형 인클로져의 소리성향을  살펴 파악한 후,
과거에 거금(?)을 들여 정성껏 제작했던 밀폐형 스피커통을 과감히 뽀개버리고
새롭게 <알텍604B>유니트와 <럭스미어>인크로져를 결합시킨 경험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

저의 이 글이
알텍604 시리즈를 애용하시거나 관심있으신 분들께 만약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신다면
더없는 영광으로 생각하겠습니다.

기존의 밀폐형 스피커통에서는 웅웅거리며 부글부글 거리기만 하던 브람스의 교향곡 제1번이,
반개방형의 통으로 교체하자마자 번스타인의 손끝에서 마그마가 폭발하듯 분출하는 불기둥이
스피커 그릴 밖으로 터져나오듯 용솟움 치고 있음에,
깜짝 놀랄 정도로 변화된 알텍604B의 진면목을 드러내 보입니다.
여태껏 브람스를 헛들은 것 같아 좀 억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이나마 올바른 소리를 내어주는 통을 만나 저으기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

오이스트라흐가 연주하는 부르흐의 바이올린협주곡은 윤기있고 애잔한 고역(바이올린) 선율에,
그 뒤를 받쳐주는 오케스트라 현악의 줄튕김 등이 너무도 은은하면서도 명징한 해상력으로 방 안 전체를 휘돌아,
꽉찬 스테이징으로 밀려옵니다.

한편, 이은미가 부르는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에서는
첼로의 굵고 구성진 반주가 바닥을 깔면서 그녀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 표현이 일품입니다.
이선희의 “라일락이 질 때”는 밀폐형에서는 퍽퍽거리던 킥드럼의 소리가
이 통에서는 통통 울리는 등,
서라운드로 휘몰아쳐 가슴 저미는 중역을 만끽할 수 있는 특징을 보입니다.

무엇보다 베토벤의 트리플콘체르토에서 대역간의 바란스가 제대로 딱 잡히면서,
(볼륨을 아주 낮추어도) 오케스트라의 웅장하면서도 때로는 섬세하고 미세한 연주까지 100% 스피커가 재현해 내고,
피아노의 영롱함과 찰지고 중후한 첼로의 중저역과 바이올린의 잔물결치는 비브라토의 표현력이
여태 그 어느 스피커에서도 듣지 못한 아름답고 섬세한 통울림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흔히들 “알텍604B는 대역폭이 좁고 따뜻한 음색, 현의 깊이와 여운이 좋다.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깨끗한 저음. 클래식 청취에 최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피커통을 바꾸고 보니,
대역폭이 엄청나게 늘어났고, 현의 깊이에 찰기(윤기)가 더해졌으며,
저역은 필요할 때에만 엄청나게 쏟아지지만 벙벙거림은 전혀 없다.
클래식뿐만 아니라 가요, 성악(오페라), 락(재즈, 팦)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든 음악이 아낌없이 팍팍 터져 나와,
시원하고 호방하면서도 현장감이 풍부하고,
중역의 포근하고 감미로운 소리에,
(특히 6L6PP를 장착하면)
바닥부터 쳐 올라오는 저역의 엄청난 힘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박현숙 명인이 연주하는 김죽파류 가야금산조는 공연현장 보다 오히려 더 생동감이 있어,
무릎을 맞대고 연주를 보는(듣는) 것 같아 여간 기쁘지 않습니다.
국악 듣기에도 좋아 튜너(국악방송)도 애용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알텍604B 소리의 완성'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지긋지긋하게 발목을 잡던 ‘오됴의 소리성향 테스트’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해방되어,
이제는 그야말로 음악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환경으로 접어든 것 같습니다.

확실히 스피커는 해당 유니트의 특성을 파악한 후,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인클로져를 제작하여 완성하는 것이 정석인가 봅니다.
단 한 장의 흡음재도 사용하지 않는 놀라운 이 스피커통은,
아마도 배플과 집성된 합판 및 천연바니쉬의 도색에 은밀한 노-하우를 축적하여,
스테이징과 대역폭이 넓으면서도 적당하게 절제된 질감이 살아 생동(生動)하는 소리로 다가오는가 봅니다.
가까운 지인들이 604C와 604D를 연거푸 이 스피커통에 장착한다니,
이들 통에서도 감동스러운 소리를 만들어 주어 명품으로 거듭 부활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깊어 가는 이 가을에 브람스를 마음껏 들을 수 있어 행복합니다!


* 단 하나 유의하실 점:
604시리즈 네트워크 배선의 우퍼와 혼의 +와 -선을 스피커 뒤의 단자에 연결할 때,
주의하시는 세심함이 있어야 함을, 함께 명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604B의 경우, 밝은 노랑색 선이 어스선(-)이어서,
이를 우퍼 쪽은 L1 단자에 물려야 비로소 소리가 제대로  터져 나옴을 명심하셔요.(이 부분은 박종석 선생님의 지적으로 오류를 수정한 부분입니다)

저의 경우 밝은 선이 +선인줄 알고, 밀폐형으로 바꾸었을 때 잘못 연결하여,
한동안 벙벙한 소리가 나서,
하마트면 이 소중한 유니트를 방출할 뻔 했답니다.

스피커는 확실히, "유니트 반, 인클로져 반"입니다!

☆ 사용기기
1. 프리앰프 : 튜브링크의 튜브리4(트리아드 트랜스 장착, 라스트버전) 진공관 트랜스프리
2. 파워앰프 : 마그나복스 진공관 6BQ5PP  / 웨스턴 아웃도란스를 장착한 6L6PP
                  ( 셀랙터 이용 교차  사용 )
3. 턴테이블 : 브라운 자동
4. 시디피 : 리복스 B225 / 골드문트 SACD
5. 튜너 : 함안카든 12구 진공관  / 매그넘 FT101A
6. 인터선 : 프리파워 웨스턴 구형 선재 / 소스 벨덴선 / 셀랙터선 웨스턴 구형 선재.
7. 스피커선 :  웨스턴구형 선재
8. 차폐다운트랜스 : 튜브링크 제작 5K
9. 스피커 인클로져 : 럭스미어 그랜드 퀸덤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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