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제가 하는 실용 빈티지 오디오

by 윤영진 posted Dec 14, 200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며칠간 스피커 수리와 관련된 소란을 일으켜서 모든 분께 송구스럽습니다.
모쪼록 이번 사례가 보다 더 좋은 내일을 위한 밑거름이 되었으면 합니다.

먼저도 말씀드렸듯이, 당사자로 지목된 수리사 소장님을 비롯해서
음지에서 이런 오래된 기기를 수리하시는 분들의 음덕이 없다면
우리들의 빈티지 기기 사랑도 이어나가기 힘들겁니다.

그런 면에서 일종의 여론 재판을 당한 * 소장님께도 심심한 사과와 위로말씀 드립니다.

각설하고.....


제가 최근 살짝 돌아서 아주 오래되고 값이 비싼 빈티지 기기를 사들이는 걸 보시고
아 저사람은 저런 쪽을 지향하는구나 하고 생각하실텐데....
사실 제 본래의 빈티지 기기 운용 방향은 그와 정반대입니다.

그냥 이런 기기는 "컬렉션 취미"를 위해 구하는 것 뿐이고
음악 듣는데는 전혀 다른 취향을 갖고 있습니다.

제 집에 와서 보신 분들은 느끼시겠지만,
소위 유명한 명기라는 것은 아무리 찾아도 안보입니다.

그냥 남이 거들떠 안보는 잡스런 유닛이나 기기를 모아서
제멋대로 조합해서 쓸 뿐입니다.

그 중의 하나의 예입니다.

최근 2웨이 빈티지 스피커 시스템을 하나 만들려고
모은 유닛들입니다.

미국 빈티지 스피커 유닛 중에서 가장 값이 싸고 홀대받는
진짜 허접유닛들입니다.
바로 UTAH에서 제조한 15인치 우퍼와 역시 혼 드라이버입니다.

우퍼는 페어에 100달러, 드라이버는 56달러를 주고 샀습니다.
운송비까지 해서 약 36만원 정도 들였습니다.
혼은 집에 있던 역시 무명의 싸구려 혼 2개 중 하나를 붙일겁니다.

인클로져는 별도로 짜지 않고 적당한 평판에.....
네트워크는 집에 있던 부품 모아서 만들고....

그렇게 해서 추산하니, 총 비용이 80만원이 안 듭니다.

물론 최종 음질이야 안 들어봐도 유명 스피커에 비해서
못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가격 대비 음질"로 따지면 꽤 충실한 스피커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처럼 빈티지 오디오는 "고가의 명품"만 지향하는 것도 좋지만,
허접하고 저렴한 것으로 구성해서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더 성취감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완성되면 몇 분 모시고 80만원짜리 소리 같이 들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