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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상의 진공관 앰프는 없다? (2)

by 김영관 posted Jun 0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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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연락을 주시네요.
그만큼 진공관을 쓰는 동호인들이 많다는 사실이기도 하며 조금이라도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하여 노력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겠지요.
제게 쪽지 주신 분들에게 답변을 이곳에서 하렵니다.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을 위하여 조금 쉽게 쓰겠습니다.
아나로그 세계에서 신호의 흐름 계통에 무언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과 또한 달라집니다.
그래서 진공관을 사용한 앰프, TR을 사용한 앰프라는 대 분류에서부터 어떤 방식, 어떤 부품을 썼느냐에 따라 모두 다른 특성을 나타냅니다. 엄밀하게 얘기한다면 같은 부품을 사용한 같은 제품이라도 부품의 특성에 편차가 있으므로 다른 특성을 갖습니다. 그러나 작은 차이는 사람의 귀가 구분하지 못할 뿐이지요.
에디슨이 음의 기록 재생 장치를 발명한 이후로 오디오 기기를 통하여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됩니다.
초기의 축음기 (원통형에 음의 진동을 음각한 것)
개량형 축음기 (원반형에 음의 진동을 음각한 것(SP(Standard Play)분당 78회전)
이후 진공관 시대가 열리지요. 2극관(Diode), 3극관(Triode), 다극관 등등, 3극관부터 신호를 증폭할 수 있는데 이것이 우연히 발견된 것이랍니다.
아무튼 이때부터 오디오의 새 장이 열려 본격적으로 진공관을 사용한 앰프가 사용되기 시작합니다. 음의 기록 장치도 LP(Long Play)판과 녹음 테이프(음을 자기장으로 변화시켜 기록)로 진화 하지요. 많은 엔지니어들의 피와 땀이 배어 있으리라 생각되어 그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현재는 아나로그 신호인 음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여 저장 및 재생하는 CD, SACD, DVD Audio, 등이 사용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기록과 재생의 혁명이랄 수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디오 기기 중 앰프는 아나로그 신호를 받아 증폭하는 제품입니다.
디지털 앰프도 있지 않느냐 하시겠지요? 그러나 하이엔드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사용할 수 없는 제품입니다.
우리가 오디오 기기로 추구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스피커를 통하여 귀로 듣는 재생 음이 녹음할 때와 같은 소리를 내 준다면 더 바랄게 없는 것이지요.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시스템, 그것이 빈티지이건 현대 제품이건 간에 완벽한 재생은 불가능할 것 입니다.
다만 좋은 시스템을 사용하면 원음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지요.
왜냐하면 녹음하는 과정, 기록된 신호의 재생, 신호의 전달, 신호를 증폭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왜곡, 잡음 등이 추가되고 스피커 또한 전기신호를 음으로 재현하는 데 왜곡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왜곡과 잡음을 줄이는 문제가 우리의 고민이지요.
그래서 신호선을 바꾼다, 커플링 케페시터를 바꾼다, 그도 아니면 앰프를 바꾼다, 스피커를 바꾼다, 스피커 케이블을 바꾼다 등등 노력을 하게됩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을 제외하면 가장 큰 왜곡과 잡음을 발생하는 앰프에귀결됩니다.
이런 이유로 어떤 방식의 앰프가 좋은가? 많은 사람들이 던지는 질문이지요.
저의 의견은 당연히 진공관입니다. 그 중에서도 모두 3극관을 사용한 싱글 A급 방식의 앰프가 원리적으로 가장 작은 왜곡과 잡음을 줄일 수 있는 방식이라 생각합니다. 이의 증명을 위해서는 전자공학뿐 아니라 물리학까지 동원해야 하겠지만 쉽게 얘기하면 입력과 출력간의 간섭이 작고 스피커와 연결되는 최종 출력이 아웃풋트랜스에 의하여 출력 임피던스의 변화가 작다는 것입니다. TR의 경우 일반 바이폴라 TR이든 진공관과 비슷하다는 FET를 막론하고 출력 임피던스가 낮아 아웃풋트랜스를 쓰지 않고 직접 스피커에 연결되거나 대용량 케페시터를 통하여 연결되지만 신호에 따른 출력 임피던스의 변화가 진공관 방식보다 크게됩니다. (일부 매킨토시 2105 같은 모델은 TR이면서 아웃풋트랜스를 사용한 제품도 있습니다)
그래서 2A3를 사용한 회로를 설계하고 자작해서 Klipsch horn(스피커)으로 10년 정도를 들었습니다. 물론 훌륭한 소리를 내 주었지만 마음에 차지 않는 작은 부분 때문에 300B를 사용한 앰프를 다시 설계하고 제작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저와 같은 의견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진공관 앰프를 사용하면서 왜 이런 저런 노력을 마다하지 않고 개선을 위하여 고생을 할까요?
그것은 위에 언급한 것처럼 무언가 하나만 달라져도 왜곡의 양상이 달라져 다른 소리를 듣게 되어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진공관 앰프의 신호 경로는 매우 단순합니다. 제가 만든 앰프를 예로 든다면 소스신호 – 3극 진공관(6SN7_1/2) – 3극 진공관(6SN7_1/2) – 커플링 케페시터 – 3극 진공관(300B) – 아웃풋트랜스 – 스피커가 됩니다. (셀렉터와 볼륨, 케이블은 제외하였습니다.)
여기서 바꿀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진공관? 커플링 케페시터? 아웃풋트랜스? 물론 중요한 소자들이지만 일정수준 이상의 제품을 사용한다면 차이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전원부입니다. 신호의 전달 경로에 포함되지 않지만 신호의 왜곡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지요.
진공관 앰프에서 전원부에 쵸크코일을 쓰지 않았을 때 볼륨을 줄여도 험이 나는 원리와 같지요. 쵸크코일을 쓰면 험은 줄일 수 있어도 코일 자체의 직류저항은 추가되는 꼴이 됩니다. 대략 수십 옴입니다. 여기서 전원회로에 사용한 C값, 쵸크코일의 L값, 쵸크코일의 직류저항 R값 등에 의하여 음악을 들을 때 복잡한 양상의 전압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것이 신호를 왜곡하는데, 그 중 한 가지 값만 조금 바뀌어도 듣는 사람은 변화를 느끼게 됩니다. 결국은 왜곡이 어떻게 달라지냐는 문제이지요. 따라서 전원 임피던스는 낮을수록 이러한 왜곡은 줄일 수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는 전류의 변화에도 안정된, 응답특성이 좋은 정전압 회로가 필요합니다. 저는 이 문제를 반도체를 이용하여 해결하였지만 이러한 회로를 진공관 시절에는 꿈도 꾸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왜냐면 구현하기도 어렵지만 구현한다 하더라도 배보다 배꼽이 훨씬 더 커지는 격이 되어 크기와 가격이 10배 이상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에는 좋은 반도체 소자들이 있습니다. 저는 Voltage reference, operational amplifier, MOSFET 등을 이용하여 응답특성이 좋은 정전압 전원회로를 설계하였습니다.
결과는 대만족이며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지요.
그 외에도 필라멘트 전원 등의 문제가 있습니다. 잡음과 진공관의 수명, 진공관의 특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입니다.
특히 출력관의 경우 필라멘트에서 열을 많이 발생해야 하므로 전력소모도 커서 전원의 용량도 크게 설계하게 됩니다. 그러나 진공관이 식어 있을 때 필라멘트의 저항이 작아지게 되고 이때 전원을 켜면 과전류가 흘러 자칫 필라멘트의 소손으로 이어질 수 있지요. 그래서 사람들이 진공관을 에이징해야 한다고들 얘기합니다.
저는 이러한 문제들을 정전압과 정전류회로를 함께 사용하여 해결하였습니다.
그래서 전원부가 복잡해지고 SMD(표면 실장형부품) 부품들도 있으므로 전용 PCB를 설계하여 내부에 장착되어 있지요.
여기에 고수 분들이 많을 줄 압니다. 제 글에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제작 중에 찍은 내부 사진과 바닥에서 본 사진을 첨부합니다.
행복한 주말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