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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아웃 트랜스 비교실험(출력방식, 제품별)

by 윤영진 posted May 1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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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같은 3일 연휴를 처음에는 낚시(민물)에 투자하려고 했으나, 웬만한 낚시터는 모내기 때문에 물 빼서 조황이 안 좋다는 회신만 왔습니다. 봄 가뭄까지 들어서 수위가 너무 내려가 수로
정도 외에는 갈 곳이 없더군요.
그래서 그동안 미뤄왔던 트랜스 결합 프리앰프의 출력방식별 트랜스 특성 비교 실험을 했습니다.

사진의 프리앰프 증폭부에는 왼편에 니켈 114코어로 감은 2,000H짜리 무지막지한 플레이트 쵸크,
오른쪽은 역시 니켈 114코어로 감은 프리 OPT이고, 가운데 있는 관은 REN904 중에서 의외로
음질이 텔레풍켄보다 좋게 느껴진 AEG의 제품입니다.

요즘 중국관을 AEG마크 찍어서 OEM으로 대량 유통하다 보니 AEG라는 상표가 허접 싸구려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는데, AEG의 구관은 VALVO와 더불어 독일 빈티지 진공관 제품 중에서
탑클래스의 훌륭한 제품입니다.

아랫쪽 왼편은 WE 197A와 더불어 세계에서 제일 좋은 프리OPT 3개 중의 하나라는
WESTREX TE5387,
중간의 작고 밝은 회색은 콜린스(시카고 OEM) OPT, 아래 짙은 회색은 FREED OPT,
가장 오른쪽의 두 개는 오리엔티드 Z코어에 감은 1,000H 짜리 플레이트 쵸크입니다.
(사진에 안 나왔지만 홍콩제 200H 쵸크도 동원)

TE5387과 니켈 OPT 등 두개는 그 덩치에 어울리게 1차에 직류를 20-30mA까지 흘릴 수
있는 것이고, 조그만 두 개는 못 흘리는 OPT입니다.

OPT 4개 모두 1차는 24K옴 또는 25K옴이고 2차는 600옴(콜린스만 1K, 400옴 선택)입니다.

일단 플레이트 쵸크를 걸고, 4개의 OPT를 모두 패러피드 출력으로 비교했습니다.

청감상 순위를 매기자면... 예상했던대로

니켈 감은것 =(?) TE5387 > 콜린스 > FREED

의 순서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그 편차가 크지 않습니다. 특히 앞의 2개와 뒤의 2개는 재질이나 평판, 객관적
성능 등 모든 면에서 뒤의 2개를 압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매우 주관적이거나 감성적인
차원에서의 우열이 갈릴 뿐입니다.
만약 블라인드 테스트로 했다면, 사람에 따라 그 순위가 뒤섞일 수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래서야 비싼 OPT 쓸 필요 없잖아 하는 신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1차에 전류를 흘리는 방법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지만 시카고와 알 수 없는 미제 OPT 등 2 종의 직류 흘릴 수 있는
OPT가 찬조출연을 했습니다.

그 결과는 너무 확연하게 니켈 감은 것이 1위(직류저항치가 낮아서 그런지 조금 상대적으로
맑고 밝은 음색), TE5387(조금 밝음은 덜하지만 우아하고 전체 밸런스가 완결성을 가짐)이
약간 뒤처지고
다른 2종은 거의 빈티지(빈티가 나서 지저분한 음색) 수준으로 차이를 보였습니다.

다시, 모든 OPT를 일반 코어에 감은 플레이트 쵸크 2개(200H, 1,000H)와 니켈에 감은 것 3종으로 바꿔가 테스트 했습니다.

플레이트 쵸크를 고정시켜 놓았을 때와 비교해서 플레이트 쵸크를 바꿀 때의 음질 변화가 확연히 더 크게 나타납니다.

말로 결과를 설명 안해도 읽다가 느끼셨을 겁니다.

1) 패러피드 회로에서는 플레이트 쵸크의 품질이 전체 음질을 지배한다. 따라서 OPT를 너무 비싸고 좋은 것을 욕심내지 말고, 소형의 질 좋은 AUTO트랜스(OPT) 정도로도 충분하다.

   - 대체적으로 1차에 직류를 흘리지 못하는 소형 OPT로 WE, TRIAD, CHICAGO, PARMEKO, FREED, UTC 등등 그다지 비싸지 않은 가격(20-30만원)으로 구할 수 있는 OPT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 중에서 자신의 취향과 맞는 음색의 OPT를 30-15,000H 정도 커버하는 선에서 구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 패러피드 회로에서는 부하를 쵸크와 OPT 1차가 나눠 맡기 때문에, 주파수 특성이 훨씬
확장되고 험이나 노이즈도 줍니다.
   - 또한 앞서도 실험을 통해 설명했듯이 OPT의 품질 차이보다는 플레이트 쵸크의 품질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투자 우선순위를 쵸크에 두면 됩니다. 이게 어찌 보면 더 경제적입니다.
플레이트 쵸크 아무리 좋은 것도 OPT 좋은 것에 비해 값이 싸니까....

2) 1차에 직류를  흘릴 경우는 OPT가 전체 음질을 지배한다. 따라서 질 좋은 OPT의 구입에 목숨을 걸고 매달려도 좋다.

  - 여기에서는 다른 꼼수가 안 통합니다. 무조건 OPT의 품질이 다른 어떤 요인도 지배합니다.
  - 따라서 500만원 넘게 주고 WE 197A이나 TE5387 같은 명품 OPT를 구하건,  좋은 코어를
구해서 트랜스 감는 장인과 돈은 돈대로 쓰면서 미친듯이 싸우고 달래며 감아서 쓰는 방법
외에는 없습니다.

*** 필요한 게인 확보를 위해서 2단 증폭을 하건, 증폭률 높은 관을 쓰건, 다극관을 쓰건, 인풋 트랜스를 쓰건 이 문제는 각자의 취향이나 선호도에 갈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언급을 안 합니다.

여하튼 저는 하나의 프리앰프 섀시에 '직류 흘리는 방식'과 '패러피드 방식'을 스위치 전환으로
함께 병용할 수 있도록 제작할 생각이었는데, 이를 포기하고 그냥 프리앰프를 3대 정도 다르게 만드는 것으로 결론 지었습니다.

패러피드 회로와 트랜스 부하회로 모두 장단점이 있고, 쵸크와 트랜스의 바꿈질에 따라서
재미있는 장난을 별도로 칠 수 있으니...
더 나아가 파워앰프와의 매칭 장난도 변화를 더 많이 줄 수 있고...

이 바보같은 시간낭비를 1.5일 걸려서 하고 나니 한숨만 나옵니다.
다행히 마눌님 초파일 앞두고 계속 절에 가서 집에 안 들어오는 바람에 아주 자유롭게
난장을 칠 수 있었습니다.^^

어질러 놓은 부품이랑 장비, 도구 치우고 다시 기기 정리하려니 짜증도 납니다.

이게 무슨 헛지* 인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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