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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이 화를 부릅니다ㅠㅠ

by 윤영진 posted Aug 1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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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프리앰프 하나, 파워앰프 하나를 더 만들겠다고 생각하고, 이번에는 섀시나 부품도 가능한 한 고급품을 써서 외형까지 잘 만들겠다고 준비중입니다.

특히 트랜스아웃 프리앰프는 DMB845님으로부터 회로도를 받아서 분리형 정전압 전원부를 꾸미는데, RGN1064로 정류하고 LK4112(E406N 겸용)을 정전압관으로 준비했습니다.
물론 저도 정류관과 정전압관을 여러가지를 교체해서 들을 수 있도록 준비중입니다.
변덕에 대한 준비는 철저할수록 더 큰 낭비를 막을 수 있지요.

프리 정전압관과 파워 출력관, 그리고 정류관을 동일관으로 맞추니 그럴듯해 보이기는 합니다.^^

괜히 겉멋이 들어서 소용되는 관들도 전부 유럽 고전관 비싼 것으로만 리스팅을 해서 관 값도 상당히 들어갔습니다. 더욱이 기호기부터 딱 특정 관을 선정했으면 좋았을텐데, 출력관이야 그렇다치지만, 초단관과 정류관 등은 각각 10여 종의 관을 직접 들어보고 고르다 보니 돈이 푹푹 나갑니다.

가능한 한 트랜스를 사용하다 보니, 전원부 히터 트랜스도 2개 이상, 필터 쵸크도 2개, 플레이트 쵸크, 인터스테이지 트랜스, 인풋트랜스....등등 트랜스 숫자가 자꾸 느네요.
프리, 파워에 사용되는 트랜스만 30개쯤 쌓여 있습니다.
물론 일부는 비교선택 과정에서 탈락하겠지만....

그러다 보니 돈이 줄줄 새서 지갑이 찢어지고, 통장에는 마이너스 대출금이 자꾸 늡니다.ㅠㅠ

흑단 원목으로 베이스를 하고, 전원부건 신호부건 트랜스는 전부 구할 수 있는 선에서 최고급으로 하다 보니, 뭉텅뭉텅 지출이 되고.......
대충 집에서 드릴과 천공기로 뚫던 구멍 하나하나 조각집에 맡기고........

단자도 순은 단자, 내부 배선(신호선, 히터선, 어스선...) 전부 순은선......
신호선, B+ 선은 0.65, 히터선은 0.8.....
히터선을 1mm로 하고 싶었으나 가격 상승이 부담되어 0.8로 참았습니다.

특히 2mm 굵기의 어스선은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ㅠㅠ
따라서 최대한 짧은 길이로 아껴쓰다 보면, 배선 구성도 "최선의 배선라인"이 자동적으로 되는 성과도 있습니다.^^

사실 순은단자와 순은선을 사용하는 것은 '내구성' 때문입니다. 물론 음질에도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기기가 오래되다 보면 재료의 특성과 땜질의 숙련도에 따라 접점의 안정도와 내구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금속재료의 산화와 부식 문제에서 순은만큼 안정적이 없더군요. 낮은 도체 저항값은 부수익이고.....
특히 전원이나 신호계 단자들은 밀착도와 내구성이 워낙 중요해서....

하나하나 보면 발품 팔고, 인터넷 서핑해서 최저가격으로 구입을 한 것이지만, 이슬비에 옷 젖듯이 총액으로 보면 한 없이 지출이 되네요.

전에 만든 앰프들은 소리가 조금 부족한 곳이 있어도 일부 떨어지는 부품이나 부족한 기술을 탓하며 핑계가 되었지만, 이제는 만들어질 앰프들이 소리가 부족하면 어디 하소연할 때도 없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외형과 부품에 돈을 들인다고 그것이 온전히 소리로 나온다는 보장은 전혀 못합니다. 경험상 오디오 기기란 투입된 자원 70%와 "우연적 요인" 30%가 결합되어 나온다고 보기 때문에....
별로 시원찮은 재료로 별 욕심 없이 만든 기기가 놀랄만큼 좋은 소리를 내는 일도 가끔 있더군요.

잔뜩 샇인 부품들 보면서 마눌님은 "저것들 꽤 비싸겠는데...."라고 눈치를 주고.....

  "그 많던 기계나 부품들이 들어올 때는 돈이 지불되는데, 나갈 때는 전혀 돈이 들어오지 않는 미스터리를 해소해 달라!"고 항의합니다.

사실 주위 동호인 친구들에게 빌려주고 2-3년 째 돌아오지 않는 기기도 수없이 많지요....

어쨌든, 이제 필요한 부품은 거의 확보되고, 앰프 상판과 뒷판에 천공도 모두 끝냈습니다.
이제 본격 작업에 들어가야 하는데, 먼저 만든 3대의 앰프가 점점 튜닝되고 에이징 되면서 소리가 점점 잡혀가는 걸 듣다보니 작업 개시가 자꾸 망설여집니다.

돈 많이 들여서, 대충 만든 앰프보다 별로 좋은 것이 없다면 얼마나 실망할지.....

그래도 일단, 흑단 원목 베이스가 주는 럭셔리한 질감은 음질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는 역할을 합니다. 부엌에서 해바라기씨 기름 훔쳐다가 헝겊으로 살살 문질러 윤을 내다 보면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딱 이번까지만 하고 이제 더 이상 안 하겠다고 결심을 굳히고 있지만, 지켜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