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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계 트랜스 잘 활용하기

by 윤영진 posted Aug 0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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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유명 트랜스들과 관련해서 상식과 상식의 허를 찌르는 경험담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주로 제조사가 명시한 주파수 특성 스펙 데이터에 대한 것이 많습니다.
스펙 데이터에는 400-5,000Hz로 되어 있는데, 실제로 사용해 보니 가청 대역을 충분히 커버했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제시된 스펙보다도 대역이 더 좁게 들린다고도 하고....

어쨌든 세상 모든 트랜스를 전부 대상으로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꽤 많은 신호계 트랜스를 경험하고 난 개인적인 후기입니다.

우선 신호계 트랜스포머 중에서 직류 바이어스를 흘리지 않는 용도의 인풋트랜스, 일반적인 파워용 아웃트랜스는 제외하고 말합니다. 즉, 인터스테이지와 프리앰프 아웃트랜스를 위주로 ......

지금까지 인류가 제작한 신호계 트랜스포머 중에서 "충분한 직류를 흘려서 가청대역 이상을 리니어하게 커버하고, 음악성도 보장하는 것"은 거의 없거나 아주 극히 드물다고 단언합니다.
그냥 2차에 저항 달고 어쩌고 해서 측정기에 걸어서 검파를 하는 것으로는 제대로 된 측정이 안 됩니다.

거의 유일하게 필요한 만큼의 직류를 흘리고도 20-20,000Hz를 0.5db 이내에서 커버하는 것으로는 현재 제가 트랜스아웃 프리앰프의 출력단에 사용하는 WESTREX의 TE- 시리즈 외에는 접해보지 못했습니다. 이 트랜스는 WE 197A를 같은 스펙에서 대역만 확장시킨 것인데,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중역대의 감칠맛은 197보다 못한 것 같고, 전대역 리니어한 확정성은 이것이 훨씬 좋습니다. 개인차가 있지만, 저는 중역대가 조금 뒤로 물러나는 이것이 197A보다 다 좋습니다.
A-B 테스트를 통해서 이걸 선택했습니다.

우선 이런 특성을 얻기 위해서는 트랜스 외형이 필연적으로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니켈코어를 사용하고도 크기가 웬만한 파워앰프 출력트랜스보다 큽니다.
각각의 트랜스에 20mA 까지 직류를 흘려도 저역대가 로로오프되지 않습니다. 30mA까지 흘리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저역이 롤오프됩니다.

그런데 이런 특수한 트랜스를 제외하고는 신호계 트랜스는 대부분 크기가 작습니다.
니켈코어, 퍼멀로이 코어 등을 사용하게 되면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이 많은 전류를 흘리기에는 적합하지 못한 점입니다. 항상 고역에서는 불만이 없습니다. 저역이 문제입니다.
특히 전류량이 스펙에서 제시된 것보다 항상 부족합니다.

30mA까지 허용한다고 해도 10mA 이상만 흘려도 어느 정도 자화는 피하기 힘들고 저역의 열화가 따릅니다. 그렇다고 파워용 출력 트랜스보다 크기가 큰 인터스테이지나 프라아웃 트랜스를 제작해서 사용하기는 꺼려집니다.
인터스테이지 드라이브나 아웃트랜스 방식의 프리앰프가 좋다고 하면서도 모든 앰프에 채용되지 못하고, 계속 "실험적 시도나 활용"의 수준에서 논의되는 것이 이런 이유라고 봅니다.

따라서 인터스테이지나 프라이웃 트랜스를 사용할 때는 입수된, 또는 제작된 트랜스에 대해서 사용자가 보다 냉정하게 판단을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즉, 트랜스에 맞춰서 최적의 용도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직류를 10mA 까지 흘릴 수 있다고 되어 있는 트랜스라도, 그렇게 해서 저역이 롤오프되는 것이라면, 포기를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최근 직접 경험한 예를 들자면.....
저역이 100Hz부터 롤오프되는 특성을 지닌 상가모의 허접한 인터스테이지의 경우입니다.
1차에 직류를 8mA까지 흘릴 수 있습니다. 처음에 6mA쯤 흘려서 인터스테이지로 사용했습니다. 역시나 저역이 허전합니다. 할 수 없이 1차에 20mA까지 흘릴 수 있게 주문제작한 대형 인터스테이지로 바꿨습니다. 저역 잘 납니다. 문제는 섀시가 비좁아서 영 뽀다구가 안 나고, 초단관과 트랜스가 들러붙어서 불편합니다.
그래서 다시 처음 트래스로 바꾸고, 아예 직류를 차단해서 패러피드형(울트라패스)으로 바꿔 보았습니다. 당연히 저역이 좋아질 줄 알았는데, 전과 똑 같습니다. 살짝 열이 받아서 당장 떼어 내려고 했으나, 바쁘고 다른 일이 계속 생겨서 작업을 미루며 며칠 들었습니다.
그런데 점점 저역이 살아나더니 원하는 수준까지 확장되었습니다.
에이징의 마술도 아니고, 트랜스 특성이 시간에 따라 변할리도 없고.......
결국 전문가 두 분에게 전화로 문의를 했습니다.

답은 그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랜 동안 직류를 흘려서 코어가 자화가 되어 있었는데, 직류를 차단하고 교류만 흘리게 되니 자회되었던 코어에서 자화가 풀리면서 저역이 확장된 것이라는 겁니다.
트랜스 전문가들은 "약간의 직류 바이어스는 저역 확장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저역이 아니라 "중저역의 부미베이스 스타일"이라고 여겨집니다. 리니어한 대역 확장은 안 됩니다.

사설이 길어졌는데, 파워앰프의 출력트랜스는 일반적인 직류를 흘리는 형태에서 다른 변화를 구하는 것이 장애가 많습니다. 그러나 인터스테이지나 프리앰프 아웃트랜스는 그 트랜스의 특성에 맞춰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회로에서 필요한 1차 직류 바이어스전류의 3배 정도의 여유를 갖고 대역 특성의 변화가 없는 그야말로 "평생 한 두 개 만나기 어려운 최고급 트랜스"라면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최선

* 중역은 뛰어나지만, 고역과 저역이 롤오프되는 트랜스라면 패러피드 방식이 적합

* 중고역, 특히 고역은 뛰어나지만 저역이 많이 롤오프되는 트랜스라면 '울트라패스' 방식이 적합

등등입니다.

물론 상황에 따른 변수가 하도 많아서 제 의견은 꼭 모든 경우에 맞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