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아니, 이럴 수가

by 이상필 posted Sep 03, 200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몇 일 전에 우여곡절 끝에 들이게 된 스피커입니다.  액숌80 평판에 정확하게 '쟈크린의 눈물'이라고 써있습니다.^^  이게 다 제가 실용오디오 추천음반 란에 잘못 알고 올려서 아주 개망신을 당한 '쟈크린의 눈물' 정보를 검색하다가 얻게 된 결과입니다.  덕분에 출혈이 아주 심했지요.  이럴 때는 고맙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밉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홍대 산업디자인과 변** 교수님 작품이랍니다.  유닛 포함 제작비만 400만원이 들어갔다니... 이건 그냥 소리통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A+급 신형유닛입니다.

그런데 거기까지는 좋은데... 설레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정작 앰프에 걸어보니 중고역만 쏟아지고 저역이 안나오지 뭡니까?  말로만 듣던 사나운 액숌80의 울부짖는 듯한 고음 특성이 바로 이런 거구나 하고 실망하면서도 거의 이틀을 날밤을 새웠습니다.  다른 음반은 어떤가 하고... 하지만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한편 엊그제 바꾼 인터스테이지 때문에 그런가 하고 이번엔 전에 메인으로 듣던 8" 평판 풀레인지에 걸어보았지요.  그랬더니... 전 대역 무난하게 잘 나오지 않겠습니까?  역시 그렇구나... 그러다가 또 다시 컴퓨터에 연결된 TR 파워에 연결해봤더니... 액숌80이 약을 먹었나 이번에도 전대역 고르게 잘 나오는 게 아닌가... 으흑, 그럼 결국은 앰프 매칭에 문제가 있다는 건가... 난감해지더군요.  

쟈크린이 아니라 내 눈물이 흐를 지경입니다.  물론 아직 인터스테이지 정도를 넣어 본 것에 불과하지만... 나중에 다시 만들더라도 지금 것보다 잘 만들 자신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 얼른 인터스테이지에 패러피드 방식까지 덧붙여서 저역을 보강해야 하겠다고 마음 먹고... 새벽녘이 다 되어서야 잠시 눈을 붙이려는데... 잠이 안오더군요.  열 받아서... 그런데 문득 액숌80이 15옴이었던 게 생각이나더군요.  다시 확인해 보니, 으이그... 스피커 단자가 기존에 꼽아 놓았던 그대로 8옴에 있는겁니다.  그래서 단자라도 제대로 꼽아놓고 자야겠다는 생각에... 16옴에 바꿔 꼽았습니다.  그러고는 마지막으로 한 곡만 더 들어보고 그만 자야지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소스를 연결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니, 이럴 수가... 저음이 나옵니다.  순간 "심봤다"를 외쳤지요.  가볍게 찰랑거리는 고음과 단단한 중저음 그리고 풍성한 저음까지... 처음엔 내가 생각하던 평판 형태가 아니라서 소리는 그냥 그렇겠고 잠시 작품 감상이나 하다가 나중에 평판 하나 다시 짜야겠다는 생각으로 폄하했었는데... 그게 아닙니다.  게시판에 gio님이 언급하신 출력트랜스를 쓰는 진공관과 TR 앰프의 출력 임피던스 관계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4기통 경차로도 부산까지 갈 수는 있지만 16기통 중대형차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원리더군요.  또 프리의 볼륨이 최소 9~12시 방향으로는 올려야 제소리를 내준다는 윤영진 님의 말씀도 여기에 적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마트면... 다시 앰프를 만들게 될 2~3달을 귀 틀어막고 지낼 뻔 했습니다.  다 빈티지 님들 덕분입니다.  이번 계기를 통해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제 들여오자마자 불만스런 눈치를 주며 미워했던... 쟈크린의 눈물이나 다시 한번 닦아줘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글을 쓰면서 다시 들어보니... 어느 님의 말씀처럼 이거 하나면 풀레인지로는 끝이네요.  끄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