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결국은 트랜스결합

by 윤영진 posted Oct 24, 200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진공관 증폭기(프리앰프, 파워앰프...)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있어서 오랜 동안 시행착오를 거친 후 내린 결론은 결론적으로 '트랜스 결합'이었습니다.
다행히 집에 그동안 별 생각없이 모아 놓은 상당히 질 좋은 트랜스가 웬만큼 있어서 필요되는 트랜스에 대한 고민은 덜고 들어갔습니다.

* 프리앰프 : 입력트랜스-전압증폭관-출력트랜스 / 싱글 1단 증폭
* 파워앰프 : 초단관-인터스테이지-출력관-출력트랜스 / 싱글 2단 증폭

로 마무리했습니다.
파워앰프에 600:600(1:1) 입력트랜스를 넣어 밸런스 접속을 하는 것도 생각해 봤지만,
장단점이 있는 문제라 보류햇습니다.

커플링 콘덴서는 신호경로에 하나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아직 남은 숙제는 프리앰프 단간 적정 위치에 600:600(옴)의 트랜스 결합을 한 뒤 그 사이에 T형 600옴 어테뉴에이터를 넣어서 볼륨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거나,
프리 입력단에 '트랜스포머형 어테뉴에이터'를 장착하는 2 가지 중에서의 선택입니다.

현재 상태에서 음 튜닝이 거의 마쳐진 상태로 약 2주간 느긋하게 음악을 들었습니다.

진공관 앰프에서 가장 아쉬웠고, 그래서 가장 원했던 대역간 스피드와 댐핑의 일체감이 얻어졌습니다. 저역에서의 부밍감이 느껴지지 않고 고역과 저역의 거리감 차이가 잘 안 나타납니다.
"광대역의 풀레인지 스피커 소리"와 비슷하게 들립니다.

중고역 해상력의 증대는 약간 좋아진 수준이지만,
저역 해상력은 괄목할만큼 좋아졌습니다.

혼형 대형 멀티웨이 스피커를 좁은 방에서 듣자면, 유닛이 각기 따로 노는 것이 확연히 느껴집니다. 특히 우퍼는 무겁고 펑퍼짐하게 들리고 혼은 밝고 강하게 들리게 십상입니다.
물론 넓은 공간에서 충분히 볼륨을 높이면 이런 단점은 없어집니다.

멀티앰핑을 해서 우퍼만 질 좋은 TR을 물리면 쉽게 해결되는 문제지만,
진공관식, 그것도 3극관 싱글 파워앰프 하나로 전대역 구동을 하자면 저역 콘트롤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데 지금 트랜스결합으로 구동하니 전대역 일체감이 나옵니다.

튜닝할 때는 그냥 일반 더블플레이트 2A3을 쓰다가 소리가 안정된 이후 프리앰프와 파워앰프의 관들을 모두 좋은 것으로 교체했습니다.
정류관도 영제 오스람이나 마르코니의 U50과 U52로 바꾸고,
파워 출력관도 2A3 싱글플레이트로....

정류관에 따른 음질의 차이도 아주 크게 나타납니다.
미국산 진공관 중에서 유럽산에 비해서 가장 음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초단관과 정류관이라 생각합니다.
출력관은 205D, 245, 45, 2A3, 250, 252A, 300B ....등등 미국산 명관들이 유럽산에 비해 그다지 밀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초단에 많이 사용되는 MT관들이나 6SN7 류....
특히 정류관에 있어서는 도저히 유럽관과 음질 비교가 안 됩니다.

그런데 정작 놀라운 것은 2A3의 경우 더블플레이트와 싱글플레이트의 차이입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같은 진공관의 신-구 버전은 도저히 같은 진공관으로 여기지 못할만큼 다른 소리를 냅니다.

제가 유난히 2A3을 좋아해서 약 20여 종류의 2A3을 모았었고 소리를 비교해 봤습니다.
그런데 다른 어떤 것과 비교해도 싱글플레이트는 군계일학처럼 소리가 뛰어납니다.

지금까지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트랜스아웃 프리앰프였습니다.
너무 회로가 간단(싱글 1단)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소자 하나 하나의 품질에 아주 예민하게 음이 반응하는 것은 물론....
전압이나 전류가 2-3%만 변해도 음은 확확 변해 버립니다.

히스테리에 시달리다가, 결국 플레이트 저항과 바이어스용 캐소드 저항을 가변 저항으로 임시로 달아서 이걸 조금씩 돌려가면서 음을 잡았습니다.
다행히 이렇게 하니 조금 편해졌습니다.
마지막에는 이걸 떼어내고 저항으로 대체했는데, 분명히 정확히 같은 수치의 저항으로 대체했는데, 소리가 바뀐 겁니다. 저항의 재질에 따른 차이가 왜 이리도 큰지.....
일반적으로 파워앰프 같은 것을 튜닝할 때는 저항에 따른 음질 차이가 있기는 해도 이처럼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프리앰프에서 플레이트용이나 캐소드용 저항은 재질이나 메이커에 따라 완전히 다른 소리가 나는 겁니다.

사실 지금도 전류량이나 전압이 원하는 소리에 딱 맞는다는 확신이 없습니다.
자꾸만 앰프 배를 따고 조금 올리거나 내릴까 고민하며 안달을 합니다.
저항도 이것저것 다른 걸 달아보고 싶어서 안달.....

배선도 WE 실크선재와 순은선을 적절히 골라 썼지만, 이걸 다르게 조합해 보고 싶은 생각도 들고, 튜닝하면서 수없이 뭉개 놓은 납땜도 전부 새로 빨아내고 다시 하고 싶은 생각도 자꾸 나고....

결국 스스로 정신병자임을 인정하고 그만 두기로 했습니다.
이 기간이 얼마나 갈지.....

이제 그동안 밀어 둔 숙제 2가지를 손 대야 하겠습니다.

1) 트랜스아웃 DAC
    - 포노프리는 트랜스아웃이므로, DAC만 트랜스아웃으로 하면 모두 통일...

2) 반만 마쳐 놓은 80년 가까이 묵은 골동품 2A3 PP앰프의 오버홀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