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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가락에 방향이 있을까?

by 항아리 posted May 0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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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는, 밀가루를 반죽하여 국수가락 뽑아주는 기계를 통해 압출되어 나옵니다.
이때, 뽑아져 나온 방향을 잘 기억했다가, 삶아 먹을 때 그 방향으로 먹으면 국수가락이 한결 부드럽고 쫄깃쫄깃해진다고 말하면...뽑아져 나온 반대방향으로 먹었더니 좀 거칠고 소화도 잘 안되는 것 같다고 말하면...
아마 재밌다고 좋아할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

선재라는 것 또한 구리나 도체를 녹이고 녹여서 국수가락처럼 압출해서 뽑아냅니다.
이때, 그 뽑아져 나온 방향대로 소리 신호를 통과하면 소리가 매우 유연하고 자연스러워지며, 반대방향으로 들으면 뭔가 거칠고 부자연스럽다고 말한다면...
꽤 형이상학적인 대접을 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디오엔
재미있는 속설도 많고,
상당히 현학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이론도 간간히 등장해서
가뜩이나 심심치 않고 이것저것 해보느라 바쁜데, 더욱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만만치 않은 이론 하나,

소리는 귀로 듣지만,
그 소리에 묻어오는 느낌은 뭘로 들어야 할까요?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면,
그 목소리의 색깔이나 말하는 내용을 듣습니다.
이때 내용을 분석하는 건 두뇌와 이성입니다.
그럼 그 목소리에 묻어오는 색깔은 뭘로 들을까요?

말은, 똑 같은 내용이라도, 말투에 따라서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여집니다.
그래서 내용의 중요도 30%, 그 말투에서 묻어오는 느낌의 중요도 70%라는 분석이 있습니다(제 분석입니다^^;;)

음악도, 선율을 담은 소리도,
음의 높낮이의 흐름에 따른 곡조 보다, 그 소리에 묻어오는 색깔이 70% 이상의 중요도를 갖는 것 같습니다.
똑 같은 음악이라도, 재생하는 앰프와 스피커에 따라 느낌이 다르게 받아들여집니다.

이때, 소리는 귀로 듣는데, 그 소리에 묻어오는 느낌은 뭘로 들어야 할까...
단순히 말하자면 피부로 듣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피부에 청각신경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감각신경은 무수히 분포해도...
결국 피부가 듣는 건 소리의 파장이지 그 소리에 묻은 느낌은 아닙니다.
물론 그것도 귀로 듣는 청각신호 이상으로 중요하긴 합니다. 기분을 좌우하니까요.

느낌은 피부 좀 더 깊숙한 곳에서 관장하는 걸로 보여집니다.

허공은 그냥 허공이 아닙니다.
모든 동식물이 허공을 호흡하며 살아갑니다. 허공엔 눈으로 보기엔 아무 것도 없지만, 모든 생명체를 살리는 뭔가가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인간도 그 허공에 뿌리를 박고 있습니다.
그 뿌리는 물론 허파입니다.
그러나 허파는 허공의 산소 성분만을 호흡할 뿐 생명의 원천을 호흡하진 못합니다.
산소가 생명의 원천은 아닙니다. 산소 없이도 살아가는 미생물이 많습니다. 인간도 산소만 호흡하면 쇼크하거나 허구헌날 감기 앓다가 죽을 것입니다.

결국 허공애 충만한 생명의 기운을 호흡하는 기관은 다른 데에 또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보통 혈이라고 합니다.
혈은 허공으로부터 생명의 기운을 빨아먹도록 인간의 몸 전신에 배치된 특이한 기관입니다. 물론 서양의학과 현대과학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기관입니다. 그 혈들이 연결된 십이경락과 기경팔맥 또한 눈으로 찾고자 하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허공으로부터 생명의 기운을 빨아먹는 기관은 그것입니다. 다른 거라고 주장하고 발바닥이나 손바닥처럼 분명한 예시를 드시는 분이 계시면 제 주장을 수정할 용의는 있습니다.

어쨌든 그 혈들이 얼마나 막혔느냐 열렸느냐에 따라서 건강과 병의 정도는 물론 감각과 인간성 유지 정도가 판가름 납니다.
곤충과 동식물들만 미리 다가올 날씨를 예측할 수 있는 감각을 가진 게 아닙니다. 인간에게도 그 이상의 감각이 있습니다. 단지 혈들이 막혀서 그런 감각이 죽어 있을 뿐이죠.

아이고,
소리에 묻어오는 느낌을 듣기 위해선 그 혈의 감각이 머느 정도 깨어있느냐로 판단된다고 주장하려다가 헛소리가 길어졌습니다.

음악을 듣는 건 오실로스코프나 주파수 측정기 같은 기계도 아니고, 과학도 아니고 통계도 아니고 이론도 아닙니다.
인간입니다. 귀로만 듣는 것도 아니고 피부, 심지어 허공을 통하여 혈과 기경팔맥로도 듣습니다.

이상, 비만 오면 정신이 산만해지고 들락날락 하는 사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