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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남형님의 JBL이 드디어 원숙한 음을

by 윤영진 posted Mar 1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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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퇴근 후 쇼파에 누워 비몽사몽 하고 있는데, 계남형님의 전화가 왔습니다.
"마침내 튜닝 끝났으니, 와서 술이나 한잔 하자"는 겁니다.

느즈막에 집에 갔더니 김기호님이 독일 수입맥주를 한 박스 가져다 놔서 벌써 분위기가 익은 상태였습니다.
척 들어서는 순간 "어?"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노이즈 플로워가 많이 내려가고, 순하고 섬세한 소리가 은은히 들리는 겁니다. 내가 좋아하는 BGM소리(일명 자장가 소리)와 흡사합니다.
비밥 재즈가 매우 윤기있고 거칠지 않게 들립니다.
몇 번 전에 들었던 소리는 항상 중고역 쪽에서 상당히 강한 알심이 박혀 있었는데,
그게 완벽히 빠져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초고역까지 섬세하게 잘 나옵니다.
"JBL에서 Jensen소리가 납니다!"라고 눙을 쳤습니다.

"음을 잡은 마지막 결정타가 뭡니까?"라고 묻자.

"엄거사 말대로 마크 프리의 전원부 콘덴서를 샤악 갈았지!"라고 합니다.

프리앰프의 전원 노이즈가 확 떨어지고 전원이 깨끗해지니 화이트노이즈도 거의 안 들리고 소리에 윤기도 더해졌습니다.
거기에 트위터의 타임 어레이를 맞추니 초고역이 뒤로 아련히 빠져주고....
콘덴서 정수 맞춰 중역용 파워앰프의 음을 바로 잡으니 토탈 밸런스가 잘 맞고.....
이 모든 효과가 어우러져서 전체 음이 완벽히 조화를 잡았습니다.

저는 오디오 기기를 튜닝할 때, 두 가지 경로를 거친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최대한 시스템에서 좋은 소리를 하나라도 더 낼려고 하는 단계"를 거칩니다.
이 단계를 초보에서 중견으로 가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시스템에서 하나라도 안 좋은 소리를 줄이려고 애를 쓰는 단계"를 거칩니다.
이건 소위 말하는 고수로 가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계남형님이 튜닝을 마쳐 놓은 소리는 그 두 단계를 최단기일 내에 돌파한 "기록적인 성과"입니다.

술 마시며, 김기호님과 더불어 ...
"서로 대화할 때는 음악이 잘 안들리면서 방해를 안 받고, 다시 음악에 집중하면 역시 모든 음이 제대로 잘 나는 걸 느끼게 된다."는 점에서 공감을 나눴습니다.

흥에 겨워 집을 나와 소주를 걸치고, 뒤이어 야누스까지 가서 WE 스피커를 들으며 자정 념겨까지 만취되고 말았습니다.

아마 6개월만에 멀티앰핑을 이만큼이나 튜닝해 낸 노력과 진취성은 다시 보기 힘들겁니다.
이제 오디오 건드리지 말고 음악만 들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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