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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칭 알텍 크리닉 센터 방문기

by 이규영 posted Apr 0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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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르고 별렸던 드뎌 알텍 왕고수 광주 한상현님댁에 다녀왔습니다.
알텍의 문제점을 모두 파악하고 있고 그 처방전도 알고 있으니 클리닉센타라고 명명해 봤습니다.
조속한 시일내에 정식 출범하여 알텍때문에 고생하는 환자들의 병을 깨끗히 치유해 주시길 빌어마지 않습니다.

먼 길을 운전하고 오후 네시쯤 도착하니 이미 광주 알텍환자 강수학님과 청주의 칼스피커 양사장께서 와 계셨습니다. 본격 인크로져 제작에 돌입하셨다며 수주차원에서 내광하였다고 하십니다.
오신김에 청주에 계시는 엠프제작 고수 정기원님이 만들었다는 6300 트랜스 프리로 이곡 저곡을 시청하고 있었는데 나긋 나긋하고 풍만한 저역이 트랜스 프리의 진수를 보여줬습니다.
그 터질듯한 역동감있는 저역은 장기운전으로 어지러운 상태여서인지 멀미가 다 날 지경었습니다.^^

다음엔 한상현님이 임시로 사용중인 모찌스 트랜스 프리로 바꿔서 이곡 저곡 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감상소감은 그냥 한마디로 역시 알텍 고수임에는 틀림이 없었습니다.
가장 충격받은 부분이 저역의 표현력입니다.
현장음보다 좋으면 좋았지 덜하지가 않은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쭉쭉 내려가는 저역...그렇다고 풀어지지도 않을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강하지도 않습니다.
혹시 주름엣지인 515C때문에 풍만하지 않냐고 거듭 반문하였지만 515도 그에 못지않게 저역이 내려간다며 힘주어 말합니다.
전체적으론 저역과 고역이 신장된, 쫙 펴진, A7같은 A5는 난생 첨 들어본 음이었습니다.

주인장께서 들려주는 이곡저곡 듣다가 가지고간 시험용 CD인 말러3번 1악장을 걸어봤습니다.
고역과 저역표현을 한방에 알아차릴수 있는 음반입니다.
판이 돌아가자 마자 8개의 호른으로 방방 불어대는데 호른주자들의 숨이 멎을만한곳에서  전 관현악이 날렵하게 <쿵,쿵>대는 부분이 나옵니다.
제 스피커에서는 팀파니소리가 가장 두드러진 저역입니다만 그 한참 아래 베이스 합주가 있는지는 이제 알았습니다.(물론 실연도 들어봤었습니다만 그뒤 음반을 하두 많이 들어서 잊어버렸지요^^)

다음곡으로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를 걸어봅니다.
칼라프가 목숨을 걸고 3개의 수수께끼를 모두 풀어내자 심벌즈타격을 필두로 한 관현악 합주가 이를 환영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말러나 이곡 이부분은 녹음이 잘못됐는지 어쨌는지 재생하기가 어려워 튜닝할때 수백번 들어보는 부분입니다.
쫙~ 펴지는 심벌즈음이 상쾌하며 관현악 총주는 매끈합니다. 고역의 표현역이 저역만큼 완벽하진 않지만 현재 쓰고 있는 모찌스란 트랜스 프리 전원부에 문제가 있다고 고백하였고 고품위 진공관 정전압으로 가면 어렵지 않게 해결될수 있을것 같습니다.
또 바로 그의 곁에 트랜스 프리의 달인들이 여러분 계시기에 한치의 걱정도 없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한상현님이 튜닝시 즐겨 사용하신다는 바이얼린 독주곡을 걸어봤습니다.
까실까실한 송진떨어진 소리가 지나쳐? 송진냄새가 풀풀 날 지경입니다.
쟁반을 들고 바이얼린 주자를 쫓아다니며 송진가루를 받아내야 할 것 같았습니다.
농담이 아닙니다.ㅋㅋ
이런 소리를 들어보면 우리가 사용하는 알텍 시스템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쉬 알수가 있습니다.
도데체 어디서 차이가 나는것일까?
CDP는 제것보다 싼것이니 제외시키더라도 뿌리,파워,인크로져,네트웍, 케이블류 모두가 틀리니 어떤놈이 잘못됐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실망하지는 않습니다. 그대로 따라만 해도 아주 근접하게 갈수가 있으니까요. ^^

아파트란 한계때문에 거실크기에 비해 음량을 충분히 올릴수 없었던것과 많은 시간을 들어보지 못한게 너무 아쉬웠지만 1시간정도의 감상후에 박철우님과 만나기로한 한상현님 사무실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본업?은 어디가고 스피커 유닛과 엠프들로 널부러진 사무실은 언제 봐도 정겹습니다.^^
현재 거대한 알텍 프리모듈을 만지는 중이었는데 피어리스 출력 트랜스와 각종 입력트랜스를 보고 있으니 낭창낭창한 소리가 나올것 같아 그만 부화가 치밉니다.^^  
커피한잔 얻어먹고 한상현님도움으로 A7에 입문하신 소주 8단 박철우님과 합류하여 6시쯤 소산(소리전자필명)님 병원으로 출발하였습니다.

그리 멀지않은 곳에 병원이 있었고 내과 환자가 아닌 돈도 안되는 오디도 환자로의 방문인지라 반갑게 맞는 간호사에게 내심 미안했었습니다.^^
병원 한켠에 진료실보다 훨씬 크게 만들어 놓은 제작실은 부품 창고를 연상케 합니다.
온갖 트랜스와 빈티지 부품들이 가득했고 이미 완성시켜놓은 트랜스 방식  프리파워엠프도 여기 저기서 만져달라고 아우성 치고 있었습니다.
(www.audioinfo.co.kr  → 소리광 동호회 → 엠프 → 이한기님 글을 보시면 트랜스 프리등을 여러조 구경할수 있습니다.)
작업실에 놓은 스피커가 국산소형이라 상세한 감상은 해 보지 못했지만은 그 만듬새와 해박한 이론지식은 그 소리의 품격을 가늠하고도 남음이 있었습니다.
한상현님은 프리한대를 자신의 A5에 물려본결과 시쳇말로 죽음이라고 합니다. 특히 고역을 잘 다스린다는 말에 가슴이...설레설레...
우선 제가 가지고 있는 트랜스프리용 증폭부와 정전압회로를 한장 부탁해서 들고 오니 온천하를 얻은것 처럼 뿌듯합니다.

어느덧 6명으로 불어난 환자 일행들은 저녁식사부터 줄곳 오디오 이야기와 술판으로 이어졌고 숙소인 누님댁에 도착하니 새벽 5시입니다.
다음날 아픈배를 움켜쥐고 차를 가지러 한상현님 사무실에 도착하니 양사장님과 또 다른 환자분이 와 계셨고 아구탕으로 속좀 풀면서 또 오디오 이야기는 이어졌습니다.
이번 광주행은 좋은 이야기 잘듣고 좋은 정보 많이 얻고 좋은 부품도 얻어오고 잘 먹고 정말 뿌듯뿌듯한 방문이었습니다.
그날 술값내느랴 모두들 지출이 많으셨었을 텐데 참으로 감사드리며 다음 방문땐 제가 거나하게 한잔 내겠습니다.
지나친? 호의에 다시한번 감사드리면 두서없는 글 이만 줄입니다.
    
[사진설명]
위 : 한상현님 A5 전경입니다. 가운데 있는 TV가 옥에티인데 이러한 고수에게 전용 음악실이 없다는것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사무실을 옮기면 본격 감상공간을 구비하겠다고 벼르고 계십니다만....
아래: 직접 손으로 깍은 우드혼....우드혼 곡면을 손으로깎았다는게 도저히 믿어지질 않습니다.
잘 만든 우드혼이야 말로 알텍혼의 종점이라 할만큼 촉촉한 질감은 어거지를 써서라도 들고오고 싶은 마음을 참느랴 상당히 고통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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