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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아웃 포노+트랜스아웃 프리를 한몸에

by 항아리 posted Mar 0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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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류를 흘리는 방식의 2단증폭 트랜스 아웃형 프리앰프는
어지간해선 험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B전원 험이나 히터험 등은 노력과 연구로 잡을 수 있지만,
케이스 크기와 배치에 따른 전원트랜스-아웃트랜스간 유도험은
아예 케이스를 바꿔 다시 만들기 전엔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전에 옆으로만 길고 앞뒤로는 짧은 제 프리앰프 케이스가
바로 그런 경우였습니다.

그래서 다시 만들어진 것이 저 놈입니다.

어떤 케이스를 할까 고민하던 차에 위 케이스의 골격을 이룬
텍트로닉스 케이스 껍데기가 부품장터에 단돈 일만원에 뜬
것을 보았습니다.
사진을 보자마자 스치는 망상(그럴 듯 하게 말하면 아이디어),
거기다가 부담없는 가격 일만원, 즉시 구매를 했습니다.

도착한 골격만을 이룬 케이스를 조립해 옆에 놓아두고 시간날 때마다
망상을 즐겼습니다.
그러면서 따뜻한 설날 준비, 마누라 눈치를 봐가면서 때를 기다렸습니다.

설날이 가까워지고, 설날을 변화시킬 어떤 준비도 소용이 없어진 시간,
그러나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설날준비와는 전혀 무관한 금속집과 절곡집을 오가고, 설날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홀saw, 전동드릴, 금속용 톱날을 끼운 zigsaw, 줄 등등,
각종 공구들을 동원해 케이스 작업을 했습니다.
설날 때 소리를 들으리라, 제게 그 보다 더 따뜻한 설날은 없을 것입니다.

그간의 망상 덕분에 작업은 일사천리,
금속집과 절곡집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전원부, 포노부, 프리부를 이룰 작은
케이스 세 개에 일일이 구멍을 뚫고 커다란 뼈대 케이스 안에 집어넣습니다.
그리고 부품들을 장착하니 어느덧 고단한 일은 끝나고 남은 건
즐겁고도 즐거운 배선과 납땜질...
한 번 시작한 배선은 밤 새는 걸 모르는 걸로도 모자라 다음 날 해가 중천에
뜬 것도 모를 정도로 끝이 날 때까지!
생계형 일을 할 때엔 전혀 발휘되지 않는 불가사의한 집중력!

단번에 배선을 끝내고 적당히 점검을 한 후 두려움 없이 전원 on.
    
망상의 나날이 길었으므로 착오는 있을 수 없습니다.
뭐 착오가 있더라도 수정하면 됩니다.
그러나 단방에 끝.

지난 일년 내내 근심을 줬던 트랜스간 유도험을 듣지 못하게 됐습니다.
아무렴, 케이스가 얼마나 넓은데!
그 험 없으면 원래 다른 험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 유도험에 어느 특정 대역이 가려져 있었던지 프리부는 똑 같은 부품에
똑 같은 구성인데 못 듣던 소리들이 들리니 너무 기분이 좋아 꿈을 꾸듯
몽롱해집니다.
특히 케이스가 넓어진 덕에 6ak5-6sh7-6v6-아웃트랜스 구성으로 함께 꾸며진
5극관 트랜스 아웃 포노는 그간의 망상이 현실적인 보답이 되어 돌아온 증거처럼
여겨질 지경이었습니다.
보람찬 설날, 아름다운 설날, 어머니를 뵈러 가서도, 차례상을 차리고 산해진미를
앞에 두고도 꿈을 꾸듯 했습니다.

모든 진공관 히터는 교류점화 했고 쉴드선은 프리 초단 6J7 그리드와 프리
아웃 출력에 옛날 쉴드선을 쓴 것 외엔 쓰지 않았습니다.
커플링 콘덴서들은 사각오일들을 외장하여 교체와 비교에 관한 관심을 일체
끊었고, 전원부 콘덴서들은 초크 이전엔 사각 오일, 이후엔 적정한 용량의
멀티캔을 썼습니다.
안써도 B전원험을 잡는 데에 전혀 지장이 없고, 쓸 경우 오히려 소리에
정감만 없애는 정전압 구성은 아예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포노까지 5극관으로 구성하여 이제 저희 집엔 우리집 꼬마가 컴퓨터용으로
사용하는 손바닥만한 6AQ5 싱글 초단의 12AT7을 제외하곤 3극관이 존재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3극관 보다 5극관을 선호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훨씬 적은 노력을 들여도
밸런스가 맞는 소리를 뽑아내기 쉽기 때문입니다)


전원트랜스 1차 117V
                  2차 0-105V 0.6A (280V 배전압)  
                  6.3-0-6.3  3.2A(포노출력관 6V6, 포노둘째단 6SH7 히터)
                  5.5V-0  0.3A 두 벌 (각각 포노첫째단 좌, 우 6AK5 히터)
                  6.3V-0  3.5A  (반파정류관 6AX4 히터)  

히터트랜스 프리전용 1차 117V  2차 6.3-0-6.3  4A (프리 출력관 6F6, 초단
                  6J7 히터)

초크트랜스 메인 초크 10H 150mA
                  프리 초크 28H 50mA
                  포노 초크 40H 20mA(포노부 6V6 B전원은 메인초크에서 cr단을 구성해
               뽑음)

아웃트랜스 포노 1차 8K 2차 680옴 (커플링 연결, DC전류를 흘리지 않음)
                  프리 1차 5K 2차 200옴(프리아웃)  8옴(야간용 풀레인지 연결,
                  채널당 20mA씩 흘러 프리앰프가 약 0.4W 정도의 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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