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기

서브용 아웃트랜스 방식 프리앰프 + 야간용소출력 파워앰프

by 항아리 posted May 03, 200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베이를 놀이터 삼는 절친한 동호인의 집에 놀러갔다가 괴상한 물건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진의 앰프가 만들어지기 전의 원형인데, 동호인도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모르고, 그저 케이스가 예뻐서 받은 물건이라 하더군요. 아무도 관심 안갖고
가격도 싸서...
  장차 메인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 프리앰프를 구상하면서 시일이 길어지는
바람에 손바닥만한 케이스에 대충 만들어 듣고 있던 서브 프리앰프 생각이
났습니다.

자작인은 전원부 분리형을 만들어서는 가장 중요한 덕목인 성취감에 만족도를
높일 수 없다,는 신념을 평소 갖고 있긴 해도, 아웃트랜스형 프리앰프가 얼마나
험을 잡기가 어려운지를 안다면, 좁은 케이스에 모조리 갖다 올리는 것은 거의
만용에 가깝다고 할 것입니다.
그다기 크다고 할 수는 없는 케이스지만, 집의 프리앰프 케이스에 비하면 상당
히 넓다고 봐야겠기에...

빼앗아 왔습니다.

자작인은 고급품을 탐내서는 안되나, 마음에 드는 물건을 봤을 땐 냉혹해야 한다,
특히나 요즘 물건으론 구할 수 없는 물건인 경우엔...

동호인의 눈물을 뒤로 하고, 업어온 케이스에 즉각적으로 이식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공간이 워낙 좁아 1단으로 끝냈던 회로를 새 케이스를 맞아 2단으로 늘리는 것이
첫번째 작업입니다.
아웃트랜스가 1차 5K, 2차 600옴, 8옴에 전류를 45mA 흘릴 수 있는 소출력 싱글
파워앰프 출력트랜스 수준이므로 2단으로 밀어줘야 제 성능을 내리라고 평소
생각해왔던 것입니다. 간절하게...  
(아웃트랜스는 이름도 없고 제조사도 없습니다. 그저 군용마크만 찍혀 있습니다.
저는 저명한 물건 보다는 그런 물건을 좋아합니다. 가난한 자작인이기도 하지만
유명한 건 일단 무시하고 보는 취향 탓이기도 합니다-그런 취향을 보통 성질 더럽다
고 합니다만...)

2단으로 하자면 초단은 뭘 쓸까.
6AU6이 상당히 마음에 들지만 서브 파워앰프의 6Y6 PP 초단에 이미 쓰이고 있으니...
자작인은 또 중복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만...
그래서 초단 중 두번째로 좋아하는 5879를 쓰기로 했습니다.
(*미니관 얘깁니다)

출력관은 당연히 6*6관들 중 하나입니다.
(저는 이 계열의 관들이 사람 소리를 내는 데에 가장 적합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디오용으로는 가장 명관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케이스가 넓어지는 기념으로 아웃트랜스의 8옴 단자도 활용키로 했
습니다. 즉, 막강한 개념의 2단 증폭 아웃트랜스 프리앰프 외에도, 야간용 소출력
싱글 파워인티앰프도 겸용하자는 나름대로 치밀한 계산이 작용한 것입니다.
그래서 6W6으로 결정했습니다.

이건 비밀인데,
위 출력트랜스와 같은 스펙(유명한 6300이나 웨스턴일렉트릭 197A도 비슷한 스펙들
입니다)은 프리아웃으로 채용할 경우, 허용전류량의 절반쯤에서 가장 안정적인 소리를
낸다는 것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

즉 20mA 가량의 출력전류를 흘릴 것인데, 6G6은 최대 전류량이 15mA이므로 모자라고,
6K6은 직진성이 강해 좀 그렇고, 6V6은 프리용 출력관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나 20mA
쯤에서 8옴 출력시 파워앰프로의 기능에 안그래도 펑퍼짐한 저역이 완전히 풀어져 버
리는 문제가 야기될 것 같고, 6F6은 마침 관을 갖고 있지 않고, 6*6의 왕자 6L6은 메인
프리앰프 출력관으로 이미 내정되어 있으니 중복은 곤란하고, 6Y6은 서브 파워앰프에
벌써 네 개나 꽂혀 있고,
그런데 6W6을 보니 삼결시 플레이트 최대전압 225V에 허용전류량은 22mA(5극관으로 쓸
때와 허용전류량이 많은 차이가 나는 것은 스크린그리드손실치가 워낙 작아서입니다),
즉 야간용소출력 싱글파워앰프로 사용시에도 정해진 기준치의 8,90%의 능력을 낼 수 있
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2단증폭 구성은 5879-6W6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다음은 노가다입니다.
껍데기만 남기고 모두 해체한 후 부품과 구멍을 새롭게 맞추고, 특히 베이클라이트 판에
내장이 더덕더덕 붙어있던 가운데 부분은 깨끗한 두랄루민 판으로 교체했습니다.
문제는 항상 공구입니다.
원래 기계쟁이도 아닌 데에다가 공구라곤 전동드릴에 드릴날, 몇 가지의 줄이 전부라
그걸로 해결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자작인이라면 갖은 치수의 홀커터에 탁상용 드릴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어쨌든 노가다 작업도 후딱 해치웠습니다.
오디오 자작취미가 아주 남성적인 취미라고 믿고 있는 저는 앞뒤 재면서 세심하게
작업하는 건 못합니다. 무식하고 조급하게 밀어부치는 게 과연 남성적인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오디오 자작인 중에 여자가 없는 건 사실 아닙니까?

그래서 겉모습은 저런 모양이 되었습니다.

Articles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