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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앰프 샛별을 받았습니다 몬스 90P와 비교 청음 글이 허접해도 양해를

by 남두호 posted Apr 2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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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에 대작으로 신청한 포노앰프 <샛별>을 받고 바로 청음에 들어갔습니다..

갖고 있는 장비가 워낙 허접해 이것저것 비교해볼 처지도 못 되지만

그래도 갖고 있는 부품들 바꿔가며 소리함 들어봤습니다.

턴테이블은 독일산 옴니트로닉(완전 수동, DJ용으로 많이 이용되었다고 하더군요)
카드릿지는 슈어 97과 데논 DL-110 두 종류

원래는 진공관 앰프(EL34와 300B)에 물려 청음 하려 했는데 현재 셋팅된 것이
트랜지스터 앰프인 캠브리지 C75 A75라서 그냥 청음했습니다..

진공관은 다음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샛별에 전기를 넣고 소리를 울리는 순간 가장 첫 느낌은

  “이거 왜이래?” 였습니다..  음이 날리고, 먹는 음식에 모래 가루 섞인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거 바루 팔아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쓰나미처럼 밀려 왔죠..

그러나 잠시 잊은 게 있죠..

“눈에 안 보인다 뿐이지 이놈도 진공관이잖아.”

세 시간 동안 음반 갈아 가며 전기를 먹였습니다..

그러자 음색이 가라 않기 시작하고 음 분리도 갈래갈래 나아지는 것이었습니다..

“역시 진공관은 에이징이 중요해” 라고 중얼거리길 여러 차례..

그리하여 사용하던 태광 몬스90P(마란츠 7 복각)와 비교 청취에 들어갔습니다.

먼저 몬스90P는 오리지널에서 업그레이드를 시킨 것입니다.
(전원부 안정화 시키고, 컨덴서 너댓게 바꾸고, 진공관도 원래는 소브텍이었는데
GE 녹색관으로 업글)


1. 샛별 + 슈어 97
  샛별이 생각보다는 출력 게인이 높은 것 같았습니다..
  슈어 79도 출력이 낮지 않은 모델이라 볼륨을 약간 낮게 잡아야 했습니다.

  게인이 조금 높다 보니 가요나 팝에서 드럼소리들이 과장 되게 들리는 맛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통기타나 얄팍한 소리를 내는 악기들은 맑고 또렷했습니다..
  
  클래식에서는 조금 안습일 정도로 해상력이 떨어지는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대편성 보다는 현을 주로 듣는 관계로 한올 한올 풀어지면서도
  가을 이슬 같이 투명한 음색을 좋아하는 관계로 샛별이 이 부분에서는 만족감을 주지
  못했습니다... (통기타의 소리가 맑고 고와서 기대를 너무 한 탓도 있지 않나 합니다)


  


2. 몬스 + 슈어 97
   잠시 시간을 두고 카드릿지를 바꾸었죠(참, 헤드셀은 동일한 오디오 테크니카)
   몬스는 익히 듣는 소리이니 뭐 첫느낌이 이러니 저러니 하긴 그렇고
  
   샛별과만 비교를 하면
   일단 성숙된 소릴 내줍니다.. 그리고 샛별에 비해서는 출력 게인이 조금 낫은 편입니다.
   프리의 포노단에 물려보면 몬스는 보통이고, 샛별은 높은 편입니다.

   음색은 제가 좋아 하는 쪽으로 다듬어 그런지 몰라도 숙성이 잘 된 음식을 먹는 듯한 느낌이죠.
   샛별에 비한다면 두루두루 무난하고 편안한 소리를 내줍니다..





3. 샛별 + DL110
   첨에 슈어를 물렸을 때와는 훨씬 섬세하고 고운 소릴 내주었습니다.
   “역시 MC가 섬세하다니까”하는 케케묵을 소릴 주절거리며
   DL-110이 출력이 다소 낮아 불만 이었는데 게인이 조금 높은 샛별을 만나니
   몬스보다 소리결이 더 선명했습니다..

   가요에서의 힘도 딸리지 않고, 클래식의 섬세한 맛은 슈어97을 물렸을 때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나아지는 것은 느꼈습니다..  
   이정도면 굳이 MC겸용  포노가 필요치 않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똘망똘망하고 상큼한 느낌이 좋았습니다.





4. 몬스 + DL-110
   DL-110이 출력이 생각보다는 낮아 별로 사용하지 않았던 조합입니다.
   역시 몬스는 숙성된 소리의 맛을 냅니다..  

   포노 앰프 자체의 해상도로 본다면 전 대역이 샛별에 비해 모나지 않고 두루두루 무난합니다.
   그러나 뭔가 답답하고 웅얼거린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목청 좋고 가창력 좋은 통기타 가수들의 목청과 기타 소리는 좋은데
   드럼의 타격감이나 시원시원한 맛이 샛별에 슈어를 물린 것에 비해 떨어집니다..
   클래식에서는 가장 안습입니다..

   몬스가 그리 게인이 높지 않고 DL-110도 출력이 낮아 소리가 적게 나는 악기나나
   악기의 위상감이 말이 아니죠..
   소스에 기록된 소리들을 시원스럽게 뽑아내지 못한다고나할까요..



약 세 시간의 에이징과 한 시간의 청음 결과를 간단히 요약한다면,

샛별이 왜 샛별인지를 알 수 있게 하는 소릴 내주었습니다.

새벽에 돋는 샛별같이 산뜻하고 맑은 소리였습니다.

이에 비해 몬스는 보름달의 농염한 맛을 지닌 소릴 내준다고 봅니다.

샛별이 갓담은 김치의 맛을 낸다면 몬스는 잘 익은 김치의 맛이고,

샛별이 이제 막 떠오르는 신예의 투수라면, 몬스는 연륜이 오래되고 듬직한
마무리 투수에 비한다면 적절하지 모르겠습니다.

위의 네 가지 조합 중에서 최고를 고르면 일단은 <샛별 + DL-110>으로 가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몬스를 결코 내쳐서는 안 될 것같습니다..

어쨌던 마눌님이 없는 틈을 타서 이래저래 호작질해 본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끝으로 공제를 추진하시고 정성스레 대작을 해주신 정호윤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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