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김정은 정신 통제불능' 고강도 비난 배경은...8

by 염준모 posted Sep 1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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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김정은 정신 통제불능' 고강도 비난 배경은


【서울=뉴시스】북한의 핵실험으로 라오스 방문중 조기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이 9일 밤 청와대에서 국가안정보장회의(NSC)를 소집,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016.09.09.(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김정은 직접 겨냥 "정신상태 통제불능", "광적인 무모함"

'김정은, 핵개발 광기에 사로잡혀' 인식

靑 "북핵 포기 비확산 성명 하루 뒤 핵실험…정상적 상태 아냐"

【서울=뉴시스】김형섭 김지훈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과 관련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직접 겨냥, 이례적인 고강도 비판을 쏟아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박 대통령은 전날 저녁 청와대에서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권력 유지를 위해 국제사회와 주변국의 어떠한 이야기도 듣지 않겠다는 김정은의 정신상태는 통제불능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정부와 저는 여러 차례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김정은의 광적인 핵실험 감행에 대해 경고한 바가 있으며 그것을 막기 위해 세계를 다니면서 세계가 동참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긴밀한 공조체제를 만들어왔다"고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같은날 라오스 현지에서도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국제사회의 단합된 북핵불용 의지를 철저히 무시하고 핵개발에 매달리는 김정은 정권의 광적인 무모함을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김정은 정권이 핵실험을 통해 얻을 것은 국제사회의 더욱 강도 높은 제재와 고립뿐이며 이러한 도발은 결국 자멸의 길을 더욱 재촉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는 김정은을 사실상 광인(狂人)에 비유한 것으로 대통령의 발언으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표현이란 평가다.

박 대통령은 올해 2월까지만 해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김정은을 언급할 때 '위원장'이란 직함까지 함께 언급하거나 '북한의 지도자' 같은 표현을 써왔다. 직함 없이 '김정은'이라고 언급할 때에도 뒤에 '정권'을 연계해 왔다.

그러나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연이어 탄도미사일 발사에 나서면서 직함을 생략한 채 김정은을 거론하기 시작했으며 이날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고강도 비판을 쏟아냈다.

이는 김정은이 핵개발에 이상할 정도로 집착하는 광기(狂氣)에 사로잡혀 있으며 정상적인 정신상태가 아니라는 박 대통령의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조선중앙TV는 지난 5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 탄도로케트 발사 훈련을 현지지도했다고 6일 보도했다. 2016.09.06.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올 한해에만 과거 18년간의 김정일 정권하에서 발사한 미사일보다도 많은 22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4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 불과 8개월 만에 또다시 핵실험에 나선 것을 감안할 때 김정은 정권은 도저히 정상적인 상태로 봐줄 수 없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청와대 참모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미국과 일본은 물론, 중·러 정상급 인사들까지 참여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북한 핵포기를 촉구한 비확산 성명이 채택된 게 불과 하루 전"이라며 "주요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북한에게 '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는데도 이를 비웃듯이 바로 다음날 핵실험을 하는 김정은을 박 대통령이 정상적인 상태라고 볼 수 있었겠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당 기관지나 방송을 동원해 원색적인 막말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박 대통령은 그런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이라며 "김정은이 추가 도발 등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이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을 세우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의 강경 비판에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움직임과 관련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북한의 핵실험 이후 불과 2시간 30분 만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갖는 등 한·미간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재확인한데다 거의 유일한 대북 레버리지를 갖고 있는 중국도 고강도 대북제재에 결국은 참여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하에 강경 발언을 쏟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향후 남북관계를 감안할 때 박 대통령이 김정은을 겨냥한 발언에 보다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박 대통령은 김정은 정권하고는 대화하기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하게 섰기 때문에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남북 최고 지도자가 대립과 대결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최고지도자의 입장 변화 없이는 당분간 남북관계 개선은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박근혜정부는 자신들의 정보 판단에 의해 김정은 체제를 '객관적이지 못하고 상식적이지 않은 집단'으로 보는 듯하다"며 "지금 북한의 정책이 상식적이지 않다고 보는 것으로 정권 자체가 위태하다고 보는 시각도 깔린 듯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김 교수는 "광적이라고 표현을 하다보니 김정은 체제의 극단적인 부분들이 부각되고 있는데, 그런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 정책은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할 필요도 있다"며 "자칫 한 각도에서만 보면 대북 정책 판단에 객관성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어휘 선택에 있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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