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해고,평생비정규직 반대' 총파업대회경찰 5명 연행경찰, 해산하는 민주노총 조합원 ‘토끼몰이식’ 과잉진압 <

by 염준모 posted Sep 2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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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해고,평생비정규직 반대' 총파업대회...경찰 54명 연행
경찰, 해산하는 민주노총 조합원 ‘토끼몰이식’ 과잉진압
 
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5/09/24 [07:49]

박근혜.새누리의 '쉬운해고, 평생비정규직 노동개악에 분노한 노동자들이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앞 새문안로를 점거하고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가두 투쟁을 벌리다 조합원 54명이 연행됐다.

 

민중의소리에 따르면 민주노총과 앞서 총파업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전국비정규직노조, 노동자·농민·진보단체 인원 등 약 1만여명은 23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서 총파업대회를 열고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을 '노동개악'으로 규정하고 노·사·정 협의를 규탄했다.

 

4.24총파업과 노동절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도 참석했다. 무대에 오른 한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정권이 노동자에게 모든 걸 다 내놓으라는 상황에서 노동 재앙을 막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자랑스러운 민주노총의 이름으로 시민사회와 연대해서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이어 ‘내 일터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싸우지 못했던 상황들이 우리 앞에 구조조정의 아픈 현실로 다가왔다”면서 “이 땅의 노동자들은 야만의 정권의 폭주를 막기 위해 세력을 조직해 11월 14일 총궐기를 통해 노동자 민중을 사지로 내몬 정권을 심판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이날 한 위원장 검거를 위해 경력 18개 중대와 검거전담반 80여명을 배치했지만 무대를 감싸고 있는 참가자들에 막혀 검거에 실패했다. 거리를 점거하고 집회를 벌이는 참가자들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참가자들 간의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가 열린 민주노총 인근에 145개 부대 1만6000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투쟁사를 통해 “대한민국 헌법에는 ‘모든 국민이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고, 국가는 이를 위해 기본권을 책임져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국가가 노동 개악을 통해 국민의 생존권을 박살 내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노사정위 야합은 노동자에게 고통을 전담하고 재벌을 배를 불리기 위한 조치”라면서 “군사독재 시절 노동체계로 돌리려는 박근혜 정권의 시도를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대 참가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소속 양효영 씨는 “정부와 기업이 청년 실업의 진짜 책임자지만, 이들은 노동자에게만 책임을 전가해 노사정 야합으로 노동자를 사지로 내몰고 있다”면서 “이 땅의 노동자들이 연대해 후반기 총파업을 조직해 박근혜 정권의 노동개악을 저지하자”고 말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청와대로 행진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캡사이신을 발사하기도 했다. 경찰은 세종대로 전 방향에 차벽을 쳤고, 참가자 2천여명이 광화문 광장에서 경찰과 대치를 벌였다.

 

경찰, 해산하는 민주노총 조합원 ‘토끼몰이식’ 과잉진압

 

경찰이 정리집회를 마치고 평화적으로 해산하려는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들에게 캡사이신을 뿌리고 토끼몰이 하듯 밀어붙여 과잉진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23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서대문구 민주노총 본부 앞에서 총파업 집회를 가진 참가자들은 오후 6시 30분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었지만 경찰에 막혀 차단되자 해산하기로 결정했다.

 

전교조,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등 300여명은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정리 집회를 마친 뒤 인도를 통해 해산하려 했다. 그러나 경찰은 길을 터주지 않았고 오히려 캡사이신을 쏘며 조합원들을 막아섰다.

 

광진구에 거주하는 김모(41)씨는 “해산 명령이 있긴 했지만 정리집회를 하고 해산하려던 참이었다. 폭력적인 행동도 전혀 없었다”며 “경찰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의 행동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충돌이 일어났고 그 과정에서 권영국 변호사를 포함한 시민 13명이 연행됐다. 참가자들은 몇 차례나 길을 터줄 것을 요청했지만 그때마다 경찰은 캡사이신으로 응수했다.

 

경찰은 이에 그치지 않고 아예 계단으로 조합원들을 밀고 올라왔다. 경찰은 세종문화회관 경내까지 집회 참가자들을 밀쳤고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넘어지는 조합원들이 속출했고, 엉덩방아를 찧고 자리에서 우는 여성을 주변 시민들이 안전한 곳으로 옮기기도 했다. 경찰을 피하던 조합원들이 계단에서 발을 헛딛거나 건물 등에 부딪혔을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기자에게도 뒤로 물러날 요구했다. 경찰은 한 기자가 “왜 취재를 방해하느냐”고 항의하자 “저 기자도 해산 불응이니까 체포해!”라는 지시를 했다. 실제 경찰은 해당 기자의 목을 조르는 등 연행을 하려 했다. 결국 집회 참가자들은 세종문화회관 뒤편으로 해산해야 했다.

 

경찰이 조합원과 시민들의 안전을 도외시한 과잉진압 작전을 펼친 것에는 최근 정부여당이 핵심적으로 추진하는 노동개혁에 대한 반대 여론을 차단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현재 정부의 노동개혁안은 쉬운 해고와 평생 비정규직을 가속화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