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시드 EL CID (1961)

by 박영철 posted Jan 0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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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시드’로 불리는 카스틸 왕국의 명장 로드리고 디아즈는 수많은 무용담과 전설 속에서 추앙받는 스페인의 국민적 영웅이다.
그는 17세기 스페인의 대평원을 백마를 타고 달리며 당시 폭정에 시달리던 발렌시아 왕국을 함락시키고 이슬람의 침략자 벤 유사프를 패퇴한 무장으로, 이 영화에선 찰턴 헤스턴이 무게 있는 외모와 열정적인 연기로 로드리고 역을 맡고 있다.

1950년대 초에 <윈체스터 73>같은 심각한 웨스턴들을 발표했던 앤서니 만 감독은 기존의 서사극 장르를 새로운 극적 형식으로 과감하게 변형시키면서, 스페인 역사 속에 일어난 장엄한 전쟁과 아내 시멘(소피아 로렌)과의 지순한 사랑, 알폰소 왕과의 정치적인 갈등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발렌시아와의 전쟁을 앞두고 자신의 명예보다는 볼모로 잡힌 가족-아내와 쌍둥이 딸-의 안전을 선택하는 로드리고의 인간적인 고뇌가 인상적이며, 국민적 영웅보다 평범한 남편이기를 바라는 아내 역을 맡은 로렌의 젊은 날의 모습이 이채롭기만 하다.

또한 알폰소 왕이 로드리고의 시체를 말에 태워 전장에 나서는 라스트 신은 이 영화의 비장미 넘치는 명장면으로 그 어느 서사극보다 템포 빠른 액션을 연출했으며, 앤서니 만 감독은 3년 뒤 1964년 또 다른 서사극인 <로마 제국의 멸망>을 만들면서 그의 절정기를 맞았다.  

                                                                                                  [글/ 박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