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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그라프 - 그 소리를 듣기 위하여 2

by 김석일 posted May 2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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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에서 잠깐 유닛을 보았을 뿐, 앞 그릴을 어제는 오른쪽 것을 열어보았고 오늘은 왼쪽 것도 열어 마른 수건에 물을 조금 축여 먼지를 닦았다. 어떤 분은 식용유를 묻혀 닦아 주면 된다고 하는데 나는 먼지만 수거하는 선에서 통을 관리하고 있다. 자연 목재 그대로 공기중에 소리 음파의 풍상을 겪어가면서 에이징(숙성, 친화, 노화)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고미'는 일본 최초로 오토그라프 오리지널 - 레드 15인치 장착, 배플에 작은 구명을 통해 고음을 롤오프  조정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 을 일본 땅에 수입하였다. 1964년 7월 어느날이었고 쿼드 22-2에 물려 상당히 큰 집에서 양쪽 스피커를 뚝 벌려 놓고 코너형으로 설치하고 삼각지점에 1인용 가죽 소파를 놓고 애청했다. 그렇기를 16년.. 1980년 2월 경에 세상을 떠났다. 일본 최초의 오리지널 오토그라프는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는 소식이 전해지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최초의 오리지널 오토그라프는 누가 언제 수입했을까? 오리지널이 아니라도 좋다. 오토그라프를 처음 사용한 한국인은 누구인가? 우리나라의 오디오에도 역사가 남겨지길 간절히 바란다. 언뜻 보기엔 그릴을 뗀 모습이 덩치 큰 곰같다. 검정색 배플은 몸뚱이요 유닛과 검정색 배꼽(더스트 커버, 먼지 마개)은 눈알 같아 보인다. 우리민족의 태초 인간인 환웅의 모습을 닮았는지 친근하게 느껴진다. 덩치 크고 우직하고 소박하고 정직하다. 45도 옆에서 보면 수직 간목의 기하학적 멋과 키가 크고 허리가 가늘어 늘씬하고 멋이 있다. 양 배꼽 사이가 약 1.5 미터 정도이다. 뒷 벅에서는 50 센티 정도 띄었다. 트랜스 프리(올닉 트랜스)와 인터 스테이지 트랜스 방식 300B 싱글(올닉 트랜스)에 물렸다.

그루뮈오의 핸델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들었다. 오른편에서 나는 하프시코드의 공명음이 상쾌하고 섬세한 표정이 사실감이 훌륭하다. 바이올린의 음색이 EV에서 들었던 이쁜 소리만은 아니다. 톤의 굵기도 있고 부드럽다. 하이페츠의  바흐 파르티타 2번 샤콘느를 들었다. 모노 녹음이지만 흔히 그렇듯 윤기가 없거나 가늘고 코맹맹거리는 소리가 아니다. 톤이 적당히 굵으면서도 고음에서 가늘고 높게 뻗는다. 마이스키의 바흐 무반주 첼로는 첼로의 부피감이 과하고 연주(녹음) 장소의 공간감도 넓고 높게 느껴졌다. 뭔가 녹음적인 요소가 강하여 부자연스럽게 들었다. 글렌 굴드의 바흐 영국 조곡을 들었다. 피아노의 저음역이 사실적으로 울렸다. 굴드를 앞에 두고 듣는 느낌이다. 리얼하고 피아노 음악을 듣는다는 것이 부드럽고 감흥적이란 것을 깨달았다. 한가지, 오른쪽에서 가끔씩 갈라지는 소리가 났다. 이런 경우 유닛이 완벽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저음 콘지를 눌러보니 AR처럼 쑷쑥 들어가지 않는다. 아주 경직되어 조금 움직이는데 어디 닿는 느낌은 없다. 그렇다면 압음기(컴프레션 드라이버)의 문제인가? 그냥 견뎌내고 더 에이징을 시키면서 기다리는 것이 상책이다. 처음 들여 왔던 날 하필 앰프가 발진을 한 것이 드라이버의 음성 코일이나 진동판에 악영향을 줬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아노가 약간 떠는 소리가 난다면 성악은 괜챦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마리아 칼라스를 불러 모셨다.  Maria Calla: La Divina.. 나비부인, 칼,멘, Catalani의 La Wally 등등.. 스테레오와 모노 녹음이 섞여 있다. 금방 모노와 스테레오가 감지된다. 두 스피커 간격이 좁음에도 불구하고 모노는 정가운데 음이 모아지고 스테레오는 양옆으로 음상이 펼쳐진다. 디바 칼라스의 목소리는 별로인 시시템으로 들으면 초고역이 고막을 뚫는듯해 괴롭기까지 하여, 이 신이 내려준 천상의 목소리를 알아 듣지 못하는 불행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오토그라프야 말로 칼라스를 가장 잘 들을 수 있는 단 하나의 스피커라고 강조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다행히 오른쪽 유닛의 피아노 터치에서 갈라짐 현상이 목소리에서는 재현되지 않아 다행이었다.

마리아 칼라스를 듣는 동안, 아~ 음악만 듣고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달콤한 느낌은 고독한 천국에 있는 착각을 하게 하여, 마리아 칼라스에 대한 흠모의 정을 듬뿍 가슴에 담았다. 사랑해요 마리라 칼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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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그라프 왼쪽 스피커와 탄노이 레드 15인치 유닛 전면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