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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올드 방송용 튜너 (Re & Sz Teefun - B) 이야기

by 이광복 posted Aug 1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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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몇 분들의 요청이 있으셔서 삭제했던 글 다시 게시힙니다.)

3만원 정도의 튜너나 또 최근 방송사에서 제공하고 있는 컴퓨터 설치용 프로그램으로도 FM방송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공감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소수의 튜너 매니아들 중에는 상당한 비용을 들여가면서 FM 방송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는 것에 대해 세상에는 삶의 방식이 자신과 많이 다른 사람들도 공존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독일의 Ballempfanger (Relay Receiver, 릴레이 리시버)는 1960~70년대 독일 전역의 방송을 커버할 목적으로 독일 전역에 걸쳐 지중케이블을 묻는 것보다는 훨씬 경제적인 방안으로 채택된 방송릴레이 장비입니다. 따라서 단순한 방송 모니터링용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장비로, 이웃한 지역의 방송을 전달받아 소재한 지역의 방송 송출기(transmitter)에 전달 입력하는 기기였습니다.
전달... 전달 그리고 또 전달 방식으로 독일 전역의 FM방송을 원음 손실을 극소화해서 묶기 위해 이 기기들은 최소한의 필요로 되는 기술적 사양이 결정되었고, 제작비용에 대한 경제적 측면은 크게 개의치 않은 채 특별한 고급부품들을 투입해 제작되었습니다.

그 당시 독일 3~4개 회사 및 기타 유럽의 2~3개 사에서 Ballempfanger를 만들어 독일 방송국들에 납품하였으나 그 중에서도 대다수 독일의 방송국에서 채택한 Ballempfanger이며, FM 방송의 원음전달의 기술적 견지에서 인류가 만든 최고의 걸작으로 감히 지칭할 수 있는 모델들은 Rohde & Schwarz(R&S) EU 6201, ESB 1508/2 그리고 Telefunken(TFK) EBU 3137/3, EBU 3156/3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R&S ESB 1508 시리즈는 1960년대 그리고 이후 Tr 타입인 R&S EU 6201, TFK EBU 3137, EBU3156 들은 1970년대 출시되었습니다. 물론 이 장비들은 독일탱크에 비유될 만큼 대단히 튼튼하게 잘 만들어진 방송장비라고는 하지만 30~40 년을 경과한 기기들이기 때문에 관리상태가 좋은 기기를 구하는 것이 기기구입의 키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짐작하시겠지만 이런 복잡한 고성능 튜너들은 아주 간단한 트러블 외에는 수리와 정확한 조정이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R&S EU 6201은 front-end가 10련(gang) 바리콘이고, TFK EBU 3137과 EBU 3156은 그 부분을 열어보기가 매우 난해한 구조이지만 대략 비슷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여하튼 이 기기들의 만듦새를 보면 벌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이며 제가 얻은 단편적인 정보로는 1973년도에 R&S EU 6201의 납품가가 22,000 마르크(그 당시 환율기준 약 US$ 10,000 불 정도의 금액) 였다고 하는데, 그 당시 이 금액은 벤츠승용차 두 대를 구입할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이라고 합니다.
또 그 때는 독일에 간호사나 광부로 우리 한국 분들이 많이 파견되었던 다소 아픈 추억이 있는 시기이며 그 분들의 월급이 그 당시 대략 500 마르크 정도였다고 하니 22,000 마르크가 어느 정도의 금액이었는지 대충 짐작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때의 가격에 비한다면 요즘 거래되는 다른 빈티지 오디오 기기들의 가격과 비교해 가격이 가장 많이 폭락한 오디오 기기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저는 비교적 자주 독일 이베이 경매에 참여하다 보니 우연한 기회에 운 좋게도 독일방송국의 엔지니어로 일하시다 지금은 은퇴하신 분(이 분은 개인적으로 올드라디오 박물관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이 분야의 매니아임.)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으로부터 독일 지역방송국에서 최근까지 취역 중이던 대단히 상태가 좋은 릴레이 리시버들을 구할 수 있었고 또 그 기기들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도 얻게 되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독일의 방송국에서는 Ballempfanger(릴레이 리시버)는 방송사고를 대비해 일정기간 사용이후에는 이상 유무에 관계없이 교체하였던 것 같고 위의 독일 매니아 분께서는 관련 업체에 종사했던 연으로 그렇게 퇴역한 기기들을 인수하여 점검 보관해 오던 것이 저에게까지 넘어 오게 되었습니다.

이 독일 방송 엔지니어겸 라디오 매니아분은 1970년초 Tr타입의 리시버가 방송국에 도입될 당시 방송국의 기술관계자로 위에서 소개한 여러 기종의 Ballmpfanger(Relay Receiver)들에 대한 기술적 성능평가에 참여했습니다. 따라서 Ballempfanger에 관한한 누구보다 더 구체적인 기술내용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분의 견해에 의하면 Telefunken EBU 3137/3이나 EBU 3156/3이 일반 튜너매니아들에게 기술적 성능면에서 세계 최고의 튜너로 알려져 있는 Rohde & Schwarz EU 6201과 비교해 어떤 부분에서는 오히려 EU 6201을 능가하는 면도 있고 또 다른 부분에는 EU 6201이 좀 앞서는 등 기술적인 관점에서 이 두기기를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 분 말로는 TFK EBU 3137이 부품투입량에서 R&S EU 6201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소 적어 고장 발생의 확률이 낮을 수 있다는 면에서, 오히려 오래된 기기로서의 장점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하튼 매니아들 사이에서의 거래가격은 R&S EU 6201이 TFK EBU 3137/3에 비해서는 좀 더 높은 편이고 TFK EBU3156/3과 대략 비슷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으며, EBU 3156/3은 EBU 3137/3의 주파수 표시부가 디지틀로 바뀌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EBU 3137/3과 거의 동일한 기술적 사양과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독일 매니아분은 위의 릴레이 리시버들의 음질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 자신이 오디오 매니아는 아니기 때문에 음질과 관련한 어떤 구체적 견해를 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답변을 피하고 있습니다.
다만 TFK EBU 3137/3, EBU 3156/3, R&S EU 6201이 그 전 세대인 진공관 식인 R&S ESB 1508 시리즈에 비해 기술적 성능(technical performance)면에서 더 우수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세계 최고수준의 릴레이 리시버들을 성능면이나 또는 음질면에서 비교해 볼때, 튜너 매니아들은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러 정보들을 검색하던 중 독일 Ballempfanger와 관련한 대단한 골수(?) 매니아들이 홍콩에 몇 사람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들중 몇 사람이 소장하고 있는 Ballempfanger들의 사진을 보면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독일 Ballempfanger 박물관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 몇 몇 홍콩의 골수 매니아들의 Ballempfanger 음질비교 견해에 의하면 TFK EBU 3137, TFK EBU 3156, R&S EU 6201이 배경의 조용함과 해상력에 있어서는 진공관식 최고의 Ballempfanger라 할 수 있는 R&S ESB 1508 시리즈를 능가한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음색의 따뜻함(?)과 육중한 깊이(?)에서는 R&S ESB 1508이 좀 앞선다는 견해입니다.

R&S ESB 1508을 제외한 Tr방식에서 기술적 성능은 어떤 면에서 이것이 우수하고 또 다른 면에선 저 기종이 우세하여 우열을 가리기 어려우며...음색에서는 TFK EBU 3137이 TFK EBU 3156이나 R&S EU 6201보다 좀 부드럽고 따뜻하다는 평가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TFK EBU 3137/3, TFK EBU 3156/3 그리고 R&S EU 6201의 소리를 그룬딕 CCI 오디오 시스템중 최고의 조합이랄 수 있는 V7000, V30, Box SL1000, Box 850a Pro, Box 400 등을 사용해서 비교 청음해본 결과 모노 상태의 소리 그리고 MPX 디코더 MSDC2를 거쳤을 때의 소리에 있어서 세 기종들간의 어떤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홍콩매니아들의 견해와 저의 비교청음 결과가 좀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마도 그들이 사용한 MPX 디코더(R&S MSDC)와 제가 사용한 MPX 디코더(R&S MSDC2)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겠고 또 그들의 앰프+스피커와 제가 사용한 오디오시스템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 차이로도 생각합니다.

위의 모델 외에 Rohde & Schwarz에서 50~60년대 제작한 ESM 시리즈 리시버에 대한 평가는 홍콩의 로데 매니아들의 견해에 따르면 위에서 언급한 R&S ESB 1508 등 최고수준의 릴레이 리시버들과 비교해 성능과 음질 모든 면에서 80 %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2차대전 직후 FM방송 주파수 대역에 대한 전 세계적인 협의가 이루어지기 전에 일시적으로 독일에서 FM 방송주파수 대역을 88 - 100 MHz (?) 영역으로 채택한 시기가 있었는데, 이 시기에 만들어진 릴레이 리시버들은 현재 우리나라와 유럽에서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과 잘 맞지 않고 기기들의 제작년도도 1950년대 말경으로 더 오래된 방송장비들입니다.
일부 매니아들중에는 이런 물건을 좀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 수신주파수 대역을 개조 변경해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제 기준으로는 이 정도의 고 성능튜너에 대한 Front-end부의 일부 개조 변경 등의 작업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로데나 텔레풍켄 릴레이 리시버 튜너는 스테레오 성분이 합성된 모노 멀티플렉스 출력만 있기 때문에 당연히 FM방송을 스테레오로 청취하기 위해서는 FM Stereo Decoder(MPX)가 필요합니다.
릴레이 리시버 구입을 고려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Stereo MPX Decoder의 사용이 필수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이 리시버들의 모노 소리를 듣다 보면 정말 스테레오 디코더가 꼭 필요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이 기기들의 모노(모노 출력을 양쪽 스피커로 연결해 듣는)소리가 아주 듣기 좋습니다. 특히 클래식에서는 오히려 MPX Decoder를 통한 소리보다 모노의 담백(?)한 소리가 더 좋은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따라서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구하기가 아주 아주 어려운 R&S 전용디코더(MSDC, MSDC2)나 TFK 전용디코더에 목매기 보다는 일단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는 섬세함과 선명한 소리의 극한을 느낄 수 있는 릴레이 리시버의 모노 소리의 매력에 한껏 빠져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재즈나 팝 등 기타 장르의 음악에 대해서는 비교적 구하기가 좀 용이한 Fisher MPX-100 또는 EICO MX-99와 같은 MPX Decoder를 R&S / TFK 릴레이 리시버와 조합으로 사용하는 것으로도 최고 수준의 튜너로 환상적인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하튼 FM방송 소스가 좋은 경우 느끼게 되는 TFK EBU 3137, TFK EBU 3156, R&S  EU 6201, MSDC2 + 그룬딕 CCI 엑셀런트급 오디오시스템의 조합이 들려주는 음의 사실감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짜릿한 느낌을 받기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말 그대로 백문이 불여일견(청)입니다.~~~


아래는 몇 몇 로데 릴레이 리시버 사용자들의 사용 소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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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ilt-quality? You won't find any better on this planet! Marantz 10B, Sequerra or similar "HiFi"-tuner are a joke if you compare them to the Rohde & Schwarz. This stands for quality as well as sound!!""

"while im typing this, im sitting in front of a rohde + schwarz 6201. and i still have fond memories, when a friend brought over his holy marantz 10b and we listened (via aerial) to a live concert broadcasted from the salzburger festspiele. the one was like listening to a radio, the other was like listening from a seat in row ten (and it was not the 10b), so i can compare. if you have ever seen and heard a rohde + schwarz relay receiver, you know that the search for the best tuner is over, honest. and the build quality is unsurpa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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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ohde Schwarts were made in early to mid 70' for the German broadcast industry (as monitor relays) and they sold at that time for 22000 marks...They were used as relay receivers and their sound quality is simply outrageous. They blow away my Marantz 10b in sound quality, staging, resolution and low frequenc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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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로부터...)
Telefunken EBU 3137/3
Telefunken EBU 3156/3
Rohde & Schwarz EU6201
Rohde & Schwarz ESB1508/2
Rohde & Schwarz MSDC

Rohde & Schwarz MSDC2
Rohde & Schwarz EU6201
Rohde & Schwarz EU6201 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