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레인지에 대한 단상
누구나 메인은 아니더라도 잘 생긴 풀레인지로 간이 평판 하나 만들어 듣고자 하는 평범한 꿈을 꿉니다. 저 역시 풀레인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벌써 십년 가까운 세월을 풀레인지만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 서재와 침실 그리고 거실이 죄다 풀레인지군요.
사실 풀레인지가 헤비메탈이나 프로그레시브 혹은 아트락 등의 전 장르를 유감없이 울려줄 올라운드 플레이어는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대역 폭에 한계가 있습니다. 요즘은 여러 발의 유닛을 이어붙여 초저역과 초고역마저도 힘들이지 않고 재생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풀레인지는 인간의 가청주파수대라고 일컫는 20Hz~20KHz를 다 내는 것을 찾아보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네트웍이 없어 이음새 없는 자연스러움과 단발의 유닛에서 나오는 탁월한 정위감 때문에 그 약점을 덮어주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소름이 끼칠만큼 섬세하거나 가공할 만한 폭발적인 음상을 제공해주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찢어지는 듯 히스테리컬한 여자의 목소리보다 묵직하면서도 중후한 남성의 목소리가 더 듣기 좋습니다. 같은 목소리 대역에서도 선호하는 음색과 대역이 있듯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색과 대역이 바로 풀레인지이고 모태의 심장 박동소리에 근접한 가장 인간적인 소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그저 편안한 소리, 하루종일 틀어놓고 들어도 질리지 않는 그런 소리가 바로 풀레인지입니다. 그런 면에서 가감 없는 풀레인지가 가진 음악성에 자연스럽게 접근하게 됩니다.
나름대로의 생각
어이쿠, 글을 쓰다보니 모태의 심장 박동소리까지 나오고 난데 없는 궤변이 되고 말았습니다. 좀 정리하자면 인위적인 소리를 만들어내는 전자악기류가 아닌 사람의 목소리나 일반 악기가 낼 수 있는 소리는 대개 가청주파수를 넘지 않고 보다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들린다는 겁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개인적인 취향을 떠나서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대역이나 음색이 거의 대동소이하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다들 나름 취약점이 많은 풀레인지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된다는 애깁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 문제는 반면에 장점도 많은 풀레인지를 메인으로도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미치게 된다는 점입니다. 대개 부정적인 입장에 계시는 분이 많은 줄 압니다만 안되면 어째서 안될까요? 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 틀을 조금만 벗어나서 발상의 전환을 하면 그건 대개의 고집스런 편견과 선입견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저는 그 가능성을 네트웍이 달린 슐츠 풀레인지와 보스 901에서 발견하였습니다. 흔히 탁월한 재생 능력으로 클래식 뿐만 아니라 팝, 째즈, 락까지 아우르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라고 일컬어지는 보스 901에 들어있는 9개의 유닛이 죄다 풀레인지이고 그것도 미드레인지에 가까운 풀레인지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요? 풀레인지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마찬가지로 이에 대한 지나친 편견과 선입견도 금물입니다.
이번에 만든 풀레인지
풀레인지는 통도 잘 짜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유닛의 특성이 좋아야 합니다. 누군가 우스개 소리로 "빨간 스피커에서는 빨간 소리가 나오고 파란 스피커에서는 파란 소리가 난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통을 잘 짜도 로더에서는 로더 소리가 나고 삼미에서는 삼미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풀레인지의 음질을 좌우하는 요소는 우선적으로 통보다는 유닛에 있다는 얘깁니다.
그렇다고 통을 아무렇게나 짜도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풀레인지가 가진 일반적인 특성이나 개개의 유닛이 가진 고유한 성향을 잘 모르고 만들면 좋은 유닛의 자질을 다 끌어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음질을 망칠 수가 있습니다. 풀레인지에는 평판이 제격입니다. 하지만 20Hz 대역까지 내려가는 저역을 재생하려면 한쪽 면의 길이가 무려 4미터 50에 달해야 한다니 서브 개념으로 대충 들을려면 모르지만 좁디 좁은 우리네 청취환경에서는 현실성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밀폐형이나 저음반사형 등은 골치 아프고 특정 대역만 두드라지는 게 아주 속이 터집니다. 그나마 대안으로 삼는 건 후면개방형입니다. 평판의 무한배플의 한계를 어느 정도 해결해 주고 소리 또한 자연스럽습니다. 제가 선호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방식은 튜닝 포인트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고심 끝에 마침 적당한 유닛이 두어 조 있어서 풀레인지 하나 만들어 봤습니다. 먼저 유닛은 얼마 전에 부품 장터에 내놓았던 POLY PLANNAR입니다. 스치로폴 재질의 유닛인데 음질 특성이 아주 좋습니다. 특히 현과 피아노에는 웬만한 빈티지 유닛이 따라올 수 없을 겁니다.
그리고 통의 재질은 저 개인적인 생각에 합판보다도 음질 면에서 유리하다고 여겨지는 칩보드입니다. 유수의 메이커에서도 주로 쓰는 재질입니다. 참고로 보스 901은 전용 EQ까지도 칩보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결코 값이 싸서만은 아닐 겁니다. 끝으로 통의 구조는 나름대로 고심한 튜닝 포인트를 설정해 놓았습니다. 튜닝 포인트는 흡음재와 후면, 좌우의 덕트 모두 4곳입니다. 튜닝은 여러분의 청취환경과 앰프 그리고 외부 기기와 음반 소스 등에 따라 좋으실 대로 하시면 됩니다. 하나마나한 소리를 했군요.^^
모델 I은 크기 152 X 320 X 320에 흡음재로는 뿅뿅(?) 큰 걸로 각각 11개씩 총 22개가 쓰였고, 모델 II는 크기 188 X 400 X 400에 흡음재로는 틈틈히 우리집 삽살이 털을 빗어주며 모은 걸 썼습니다. 아주 귀한(?) 것이죠.^^ 삽살이는 지금은 천연기념물이 된 우리 고유의 토종견으로 일제시대 때 삽살이가 지닌 친화적이고 끈질긴 근성 때문에 우리 민족 정신의 말살과 군용 방한모, 방한복 등을 만들기 위해 잡아 씨를 말렸다는 얘기가 전해집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심심풀이로 읽으신 분께는 감사한 일이지만 시간이 없으신 분들께는 짜증나는 일이 되었겠군요. 이 점 양해를 구합니다. 끝으로 위의 글은 풀레인지에 대한 저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따라서 이견이 있으신 분들이 계시겠지만 혹시 시비할 만한 글귀가 눈에 띄더라도 너그러이 봐주시기 바랍니다. 전 논쟁이라면 아주 질색입니다. 다들 저보다 고수들이신데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은 격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 그리고 빼먹을 뻔 했네요. 제 연락처는 019-526-4725이며 청주에서 삽니다. 멀리 계신 분들께는 택배도 고려해 보겠습니다. 판매가는 모델 I은 18만원, 모델 II는 24만원이고 텍배의 경우 둘 다 착불입니다. 참고로 모델 I과 모델 II의 내부 구조는 다릅니다. 소리는 둘 다 들을 만할 겁니다. 그럼 연락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누구나 메인은 아니더라도 잘 생긴 풀레인지로 간이 평판 하나 만들어 듣고자 하는 평범한 꿈을 꿉니다. 저 역시 풀레인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벌써 십년 가까운 세월을 풀레인지만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 서재와 침실 그리고 거실이 죄다 풀레인지군요.
사실 풀레인지가 헤비메탈이나 프로그레시브 혹은 아트락 등의 전 장르를 유감없이 울려줄 올라운드 플레이어는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대역 폭에 한계가 있습니다. 요즘은 여러 발의 유닛을 이어붙여 초저역과 초고역마저도 힘들이지 않고 재생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풀레인지는 인간의 가청주파수대라고 일컫는 20Hz~20KHz를 다 내는 것을 찾아보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네트웍이 없어 이음새 없는 자연스러움과 단발의 유닛에서 나오는 탁월한 정위감 때문에 그 약점을 덮어주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소름이 끼칠만큼 섬세하거나 가공할 만한 폭발적인 음상을 제공해주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찢어지는 듯 히스테리컬한 여자의 목소리보다 묵직하면서도 중후한 남성의 목소리가 더 듣기 좋습니다. 같은 목소리 대역에서도 선호하는 음색과 대역이 있듯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색과 대역이 바로 풀레인지이고 모태의 심장 박동소리에 근접한 가장 인간적인 소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그저 편안한 소리, 하루종일 틀어놓고 들어도 질리지 않는 그런 소리가 바로 풀레인지입니다. 그런 면에서 가감 없는 풀레인지가 가진 음악성에 자연스럽게 접근하게 됩니다.
나름대로의 생각
어이쿠, 글을 쓰다보니 모태의 심장 박동소리까지 나오고 난데 없는 궤변이 되고 말았습니다. 좀 정리하자면 인위적인 소리를 만들어내는 전자악기류가 아닌 사람의 목소리나 일반 악기가 낼 수 있는 소리는 대개 가청주파수를 넘지 않고 보다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들린다는 겁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개인적인 취향을 떠나서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대역이나 음색이 거의 대동소이하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다들 나름 취약점이 많은 풀레인지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된다는 애깁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 문제는 반면에 장점도 많은 풀레인지를 메인으로도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미치게 된다는 점입니다. 대개 부정적인 입장에 계시는 분이 많은 줄 압니다만 안되면 어째서 안될까요? 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 틀을 조금만 벗어나서 발상의 전환을 하면 그건 대개의 고집스런 편견과 선입견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저는 그 가능성을 네트웍이 달린 슐츠 풀레인지와 보스 901에서 발견하였습니다. 흔히 탁월한 재생 능력으로 클래식 뿐만 아니라 팝, 째즈, 락까지 아우르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라고 일컬어지는 보스 901에 들어있는 9개의 유닛이 죄다 풀레인지이고 그것도 미드레인지에 가까운 풀레인지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요? 풀레인지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마찬가지로 이에 대한 지나친 편견과 선입견도 금물입니다.
이번에 만든 풀레인지
풀레인지는 통도 잘 짜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유닛의 특성이 좋아야 합니다. 누군가 우스개 소리로 "빨간 스피커에서는 빨간 소리가 나오고 파란 스피커에서는 파란 소리가 난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통을 잘 짜도 로더에서는 로더 소리가 나고 삼미에서는 삼미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풀레인지의 음질을 좌우하는 요소는 우선적으로 통보다는 유닛에 있다는 얘깁니다.
그렇다고 통을 아무렇게나 짜도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풀레인지가 가진 일반적인 특성이나 개개의 유닛이 가진 고유한 성향을 잘 모르고 만들면 좋은 유닛의 자질을 다 끌어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음질을 망칠 수가 있습니다. 풀레인지에는 평판이 제격입니다. 하지만 20Hz 대역까지 내려가는 저역을 재생하려면 한쪽 면의 길이가 무려 4미터 50에 달해야 한다니 서브 개념으로 대충 들을려면 모르지만 좁디 좁은 우리네 청취환경에서는 현실성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밀폐형이나 저음반사형 등은 골치 아프고 특정 대역만 두드라지는 게 아주 속이 터집니다. 그나마 대안으로 삼는 건 후면개방형입니다. 평판의 무한배플의 한계를 어느 정도 해결해 주고 소리 또한 자연스럽습니다. 제가 선호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방식은 튜닝 포인트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고심 끝에 마침 적당한 유닛이 두어 조 있어서 풀레인지 하나 만들어 봤습니다. 먼저 유닛은 얼마 전에 부품 장터에 내놓았던 POLY PLANNAR입니다. 스치로폴 재질의 유닛인데 음질 특성이 아주 좋습니다. 특히 현과 피아노에는 웬만한 빈티지 유닛이 따라올 수 없을 겁니다.
그리고 통의 재질은 저 개인적인 생각에 합판보다도 음질 면에서 유리하다고 여겨지는 칩보드입니다. 유수의 메이커에서도 주로 쓰는 재질입니다. 참고로 보스 901은 전용 EQ까지도 칩보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결코 값이 싸서만은 아닐 겁니다. 끝으로 통의 구조는 나름대로 고심한 튜닝 포인트를 설정해 놓았습니다. 튜닝 포인트는 흡음재와 후면, 좌우의 덕트 모두 4곳입니다. 튜닝은 여러분의 청취환경과 앰프 그리고 외부 기기와 음반 소스 등에 따라 좋으실 대로 하시면 됩니다. 하나마나한 소리를 했군요.^^
모델 I은 크기 152 X 320 X 320에 흡음재로는 뿅뿅(?) 큰 걸로 각각 11개씩 총 22개가 쓰였고, 모델 II는 크기 188 X 400 X 400에 흡음재로는 틈틈히 우리집 삽살이 털을 빗어주며 모은 걸 썼습니다. 아주 귀한(?) 것이죠.^^ 삽살이는 지금은 천연기념물이 된 우리 고유의 토종견으로 일제시대 때 삽살이가 지닌 친화적이고 끈질긴 근성 때문에 우리 민족 정신의 말살과 군용 방한모, 방한복 등을 만들기 위해 잡아 씨를 말렸다는 얘기가 전해집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심심풀이로 읽으신 분께는 감사한 일이지만 시간이 없으신 분들께는 짜증나는 일이 되었겠군요. 이 점 양해를 구합니다. 끝으로 위의 글은 풀레인지에 대한 저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따라서 이견이 있으신 분들이 계시겠지만 혹시 시비할 만한 글귀가 눈에 띄더라도 너그러이 봐주시기 바랍니다. 전 논쟁이라면 아주 질색입니다. 다들 저보다 고수들이신데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은 격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 그리고 빼먹을 뻔 했네요. 제 연락처는 019-526-4725이며 청주에서 삽니다. 멀리 계신 분들께는 택배도 고려해 보겠습니다. 판매가는 모델 I은 18만원, 모델 II는 24만원이고 텍배의 경우 둘 다 착불입니다. 참고로 모델 I과 모델 II의 내부 구조는 다릅니다. 소리는 둘 다 들을 만할 겁니다. 그럼 연락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