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

딸아이와 함께 음악을 들으며

by 오남리 posted Apr 0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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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빠의 오디오 생활에 그리 크게 동조하지 않던 아이들이 나이를 먹으며 점점 친해 집니다
제 정신 세계도 조금씩 이지만 이해하구요...
두 아이들 혼수픔이랍시고 나름 대로 괜찮은 조합으로 오디오 세트를 한조씩 준비해 놓고 가끔씩 들려도 줍니다.
다행히 두세트를 놓고 골르라 했더니 서로 다른것을 하나씩 고르더군요....
에이징을 위하여 가끔씩 들어 봅니다..

어제는 주말이면 와서 쉬다가 주중에는 직장과 학업 때문에 서울에 계신 친할머니
(제게는 모친)에게로 나가서 생활을 하는 과년한 큰 딸아이가 할머니 집으로 돌아가기 전 늦은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웬일로 갑자기 비창이 듣고 싶다고 해서 "오잉 웬일로 ?"하고 얼른 오디오 시스템에 전원을 올리고
처음 부터 시작해 전곡을 듣다가 너무 길어 4악장으로 뛰어넘어 같이 들었습니다.
( 평소에 딸은 클래식에는 크게 관심을 안보입니다.. 그냥 전에 바하의 무반주 첼로 곡을
  들려달라 해서  같이 들었던 기억 정도..이제는 이 아이도 나이를 먹어가나 봅니다.. ㅋㅋㅋ)

알텍 A-5 변형  (정확히 Forever junior)을 통하여 엘피 시스템으로 들었는데
( 베를린 필하모니/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 - 도이치 그라마폰)
역시 관현악곡은 웅장합니다. 뭔가 정말 슬프고도 으스스한 느낌이 온몸을
휘감고 들려주니 연주장, 극장 분위기도 나고 느낌이 팍 듭니다.
특히 금관악기의 쭈욱 뻗어 나가는 느낌에서는 온몸에 전율이 느껴집니다.

차이코프스키 자신도 대만족 했다는 곡, 비창은 대곡입니다.
나중에 전곡을 다시 조용히 앉아서 들어 봐야겠습니다.
(책을 꺼내어 설명을 보고 공부도 다시 합니다만 또 잊어 버립니다.
작곡자가 콜레라로 죽었더군요.저는 자살로 알고 있었는데..)

혹시 해서 작은 북 셀프 스피커를 통해서 시디로 다시 들어보니 영
조금 전에 들었던 그 맛이 안 나더군요, (그것도 좋은 것이라고 아이들용으로
따로 준비해 놓은 것인데)

해서 다시 탄노이로 갔습니다. 그리고 씨디피로 비교해 들으니 영 아니더군요.

그래서 세번째 시도로 엘피로 바꾸었더니 역시 탄노이 실버 시스템을 통하여 엘피로 듣는  
음악이 씨디 음질보다 여러 수 위입니다.  일단 장엄합니다...
- 이제는 슬슬 음반에 따라 엘피가 씨디보다 한수위로 올라 가네요...
  시스템이 조금씩 안정 되나 봅니다...

딸아이 말이 이리 음질에 차이가 나고 느낌이 좋은데
왜 엘피를 생산 안하냐고 묻는데 정확히 모르겠군요. 결국은 돈이 안 되니 생산을
안 하겠지요?

지금 엘피 시스템도 어느 정도는 자리를 잡아나가지만
이번 주 말경이면 새로운 플레이어 시스템이 도착 하는데 자못 기대 됩니다.
그리되면 그동안 음질이 열악해서 못 듣고 한구석에 치워놓은 엘피 음반을 닦아 가며
오래 오래 들어 봐야겠습니다.

딸아이가 음악을 이해하고 오디오 시스템을 이해 해주기 시작하니 기분이 좋아 집니다....
- 아마 이 기분을 동호인 분들은 이해 하실 겁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