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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과 명성

by 안승택 posted Aug 2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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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L과의 동거가 거의 6년의 세월이다.
언제부터인지 나의 고정관념은 JBL의 중음은 375드라어버 외에는 별로 대안이 없다는 생각으로 항상 당연하게 375는 자리하고 있었다.
통상적인 이야기나 오디오평론들이 375를 아주 높이 평가해 놓은 것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몇 일전, 병이 다시 도졌는지 375와 537-500을 내리고, 집 안~ 어느 구석에 쳐박혀있던 RCA MI-9594혼과 MI-9584A드라이버를 올려놓았다.
아무런 기대하는 마음도 없이 즉흥적으로 바꿔놓은 것인데, 감흥은 실로 대단하다.
헬렌메릴이 친구 스탄게츠의 애드립 섹스폰 연주에 맞추어 노래하는 IF YOU GO AWAY가 그렇게 환상적일 수가 없다.
노가수의 목소리가 아주 잔잔하고, 촉촉하게 마음 속으로 스며든다. 파스텔풍의 화사함이  아주 그만이다.
좋아하는 곡이므로 375를 통해서도 여러번 들었을터인데, 느낌은 확연하게 다르다. 중저역이 훨씬 강화된 소리다.
첼로가 훨씬 무거워지고, 피아노도 나름대로 똘빵지고 또랑또랑하다.
175와 같이 합방을 시키니 금상첨화다.

요즈음은 귀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몰두할수 있는 소리가 좋다. 앰프도 벨3030 6V6 인티이다.소리는 별개로 하고 그저 단순해서 좋다.
버튼 하나만 당기면 그냥 소리가 나와주니 편리하다.
몇 개의 쓸만한 앰프들은 게으른 주인 때문에 전기 맛을 전혀 못 보고 있는 셈이다.

요즈음 명성있는 375나 288-16G의 경우는 천정부지로 값이 오르기만 하는 듯 싶다.
하지만 중저역위주의 무거운 소리를 좋아하신 분들은 JBL:2480, 2482, ALTEC:290시리즈, RCA:9584A, 9584B등 페놀수지계열의 진동판을
사용하는 드라이버도 고려해 볼만한 일이다.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이 경우 혼은 알텍1003 이나 RCA 9595, 9594 등 조금은 깊은 혼이 필요할 듯 싶다.

오디오는 장치를 높이는데 돈을 들이기에 앞서, 음악을 전제로 해서 내가 어떤 소리를 좋아하는가 확실히 알아 볼 일이다.
고정관념이나 명성때문에 돈을 낭비했던 나 자신이 바보스럽다.
값비싼 수업료였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