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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그라프 - 그리운 품에 다시 안기다

by 김석일 posted Apr 2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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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기억이 잊혀져 가던 어느날(만 2년이 지났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덜썩 오토그라프의 어머님 품에 다시 안겼다.
풍성한 은혜로 행복하게 해 주시니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부활절 다음날에 데크 고무줄 하나를 사러 상가에 동호인 김 사장님과 함께 나갔다가 오디오 가게를 들러 보는 중에 제일 마지막으로 모 오디오샵에 오토그라프가 있다고해서 살 생각은 전혀 없이 눈동냥이나 하려고 했는데 그만.. 출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떡 버티고 있는 오토그라프가 길을 막아섰다. 통이 진한 밤색 나무와 그릴은 옅은 회색빛이 감도는 것이 요즘 만든 약간 붉은기가 도는 나무에 하얀색 그릴과는 달리 고전미가 풍겼다. 빈티지다운 옷차림이 마음에 들었다. 옆 덕트를 보려고 그릴 수직 나무를 잡아 당기니 나무 막대기만 휘청거리고 그릴판이 분리가 안되었다. 주인 사장 말이 김박중 통이고 초기형이며 그때는 오리지널 처럼 떼어지지 않게 만들었다고 한다.1980년대 제작되어 잘 말라서 소리가아주 좋다는 것이다. 탄노이는 통이 50% 소리에 영향을 준다고 묻지도 않은 코멘트를 한다. 나중에 확인된바 그렇지가 않았다. 이것은 윤태찬님의 초기 통이며 수직간목의 하단에 나사로 고정하였고 이걸 풀면 옆 그릴이 분리되게 된다. 어떤 분은 약 25~30년은 된 통이라고 한다. 유닛을 보니 검정배꼽이 천재질이고 띤 자욱같은게 없었다. 콘지는 짙은 회색이 아니라 좀 바랜듯한 미회색이었다. 주인 박사장님 말로는 자기가 다 확인을 했는데 자석뚜껑이 플라스틱이 아니라 알루미늄이고 완벽하고 극상이라며 침을 튀긴다. 연번로를 물으니 매물로 올린 글을 찾더니 #53106/56918라고 말한다. 4000번 가까이 차이가 나는데... 나중에 확인한 바 거의 마지막 알루미늄 뚜껑의 레드 15이었다. 다행히 소리 크기나 음색이 동일했다. 가격을 합의하고 토요일에 가져가겠다고 하고 돌아왔다. 2년전 꼭 이맘때 두 동호인 사이에 유닛의 수리된 것을 알고 팔았냐 모르고 팔았냐로 중간에 붕 떠버린 그래서 오도가도 못하게 된 그래서 좀 하자는 있지만 싸게 구입하려고 소박맞은오토그라프를 일단 가져와서 몇개월 애지중지 들었는데, 주인이 갑자기 마음을 바꿔 도로 막무가내 가져가 버렸었다.  사랑하는 연인을 갑자기 뺏긴 마음에는 깊은 상처가 남고.. 또 그렇게 하나님의 뜻이려니 하며 세월은 갔었다. 그간 엑숌 80 코네타와의 정분이 깊어만 갔고.. 이런저런 상념에 젖어있다가 쇳불도 단김에 빼라고 이번의 인연을 조금도 망설일 필요가 없음을 깨닫고 당장 당일로 밤 8시 이후 사람들이 퇴근한 후로 해서 내 방에 들였다. 처음에는 실험실 넓은 방에 들이려다 좁지만 내방에 너희를 편히 쉬게하리라고 내가 머리에 이고라도 함께 있으리라하고 엑숌 80 코네타 자리에 놓았다. 엑숌은 오토그라프 앞에 놓아도 오토그라프의 개구부와 옆 개방구를 크게 방해하지는 않았다. 무사안녕과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처음 들은 곡은 웨스터민스터 녹음 바릴리의 모짜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24번(K296) C장조 이었다. 푸근한 엄머품에 나는 곧 안길 수 있었다. 엄마를 좋다 싫다할 수 있겠는가? 한없는 평안과 평화 그리고 어머님 품속 같은 사랑의 체온이 느껴진 나날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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