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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 5-

by 조중걸 posted Jun 1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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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 5-a

오늘은 탄노이의 저역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성함으로 채우기 위해서는 어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가를 말해 보겠습니다. 역시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것으로 권위의 뒷받침이 없습니다. 제가 이리저리 시도해 보니 나름대로의 경험이 쌓였고 거기에 준해 돈도 이리저리 많이 날렸습니다. 목숨을 부지 하는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여러분은 알뜰한 오디오 매니아가 되세요. 저는 제 한 몸 희생한 셈 치겠으니까요.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엔지니어들에 대해서도 제 경험과 생각을 말해 보겠습니다. 여러분의 모든 시스템을 자기네 기기로 갈아 치워야 속이 시원할 그 엔지니어들에 대해서요. 그런데 약간은 따분할 지도 모르는 이야기로 시작해야겠습니다. 참고 읽어주세요.

운동장 한 쪽 끝에서 누군가가 걸어온다고 가정해보죠. 100m쯤 떨어진 곳이라면 우리는 그것이 호모 사피엔스 정도라는 것만 간신히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네안데르탈인이나 초기 크로마뇽인은 멸종했으니까요.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구분이 안 됩니다. 그 사람은 점점 가까워집니다. 그래도 우리는 그 사람의 모든 것이 희미하게만 보입니다. 흔해터진 것이 인간이니 관심 갈 이유가 없죠. 뒤뚱거리는 유인원이었다면 눈이 번쩍 뜨였을 테지요.

그런데 그 사람이 내가 친하게 지내는 아무개였다고 가정해 보지요. 그리고 어느 순간 갑자기 우리가 그 사실을 인지했다고 하지요. 우리가 그 사람을 인지하지 못하고 인지하고의 거리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시간적으로도 순식간이지요. 그런데 우리의 인식은 확연히 바뀝니다. 희미했던 그 사람이 갑자기 선명해집니다. 눈과 코와 입 등이 선명하고 확고하게 우리 마음속에 인식됩니다. 이상하지 않은가요? 단 1m의 거리조차 차이가 없는데 인식의 선명성은 엄청나게 달라지니까요. 왜일까요? 우리 모두는, 사실은 그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간단히 대답하지요. “왜냐하면 우리는 그 사람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어도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의 얼굴에는 빛이 번쩍입니다. 아무리 막막한 우주에서라도, 그리고 우리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길을 잃은 행성으로 아무리 멀리 우주를 떠돌아다닌다 해도 우리는 그 사람들은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사랑하니까요. 많은 사람 사이에 섞여 있다 해도 그 사람의 단 한 번의 웃음소리나 단 한 오라기의 머리털만으로도 그 사람을 찾을 충분한 결정적인 단서가 됩니다.

다른 하나의 실험을 해볼까요? 우리가 종이에 작은, 아주 작은 구멍을 뚫고 그 구멍을 통하여 가깝게 놓인 어떤 과일의 표면을 본다고 하지요. 과일 전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과일 표면의 극히 일부분만을 보는 것입니다. 자, 그 과일이 오렌지라고 가정하지요. 노란색으로 보일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무슨 색인지조차 알 수가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색깔입니다. 누군가가 말해줍니다. “오렌지입니다.” 그 순간 갑자기 색깔이 인지됩니다. “노란색이네!”

우리의 감각은 객관적이지도 수동적이지도 독립적(관념으로부터)이지도 않습니다. 우리의 의지는 끊임없이 우리의 감각에 참견합니다. 참견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명령하기까지 합니다. ‘벌거벗은 임금님’이 가능한 것은 이것이 이유입니다. 임금님은 천의무봉(天衣無縫)한 옷을 입고 계신 거지요. 영어식 표현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have eyes for'라고 하는 것은 타당한 것입니다. 젊은 여성의 눈은 단 한순간도 나 같은 할배한테는 머물지 않습니다. 감각이 독립적이라면 나한테도 공평하게 눈길을 줘야하지 않나요? “나도 한때 사랑받았노라.”

그리고 우리 자신이란 우리 자신의 경험의 축적입니다. 물론 그 경험을 해석하고 수용하는 것은 각자의 DNA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나란 기껏해야 무엇이겠습니까. 나 자신의 역사 외에 아무것도 아니지요. 우리의 유전인자까지 고려한다면 물론 태초의 폭발 이래의 개별적 역사겠지요.

이것이 우리에게 다양한 종류의 오디오가 팔리는 이유입니다. 만약 우리의 감각이 수동적이고 객관적이라면 ‘좋은 음’이라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인간의 귀는 생리적으로 동일하니까요. 누군가는 말합니다. 오디오에 있어서도 객관적 지표가 있는 바, 그 기준(parity)은 ‘돈’이라는 것입니다. 비싼 것이 무조건 좋다는 것이지요. 그리고는 위풍당당한 선언을 합니다. “귀는 다 똑같은 귀 아니겠어?” 이 사람은 귀가 우리 의지에 준한다는 것은 모르는 것입니다. 인간은 본래 보고자 하는 것만 보고 듣고자 하는 바만 듣는 법인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어떤 부자를 알고 있습니다. 그 분은 골드문트 시스템(그것도 full system)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피셔에 풀레인지를 물려서 듣고 있습니다. 두 조를 갖고 계신 거지요. 한 조는 허영을 위하여 한 조는 개인적 즐거움을 위하여. 저는 이수일처럼 외칩니다. “돈이 전부라고요?” 진부한 얘기지만 돈 자랑처럼 역겨운 것도 없습니다. 이 세상에 감춰져야 더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면 (사실은 대부분의 미덕이 감춰져야 아름답지만) 여자의 몸과 개인의 부입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것만 볼 수 있습니다. 모르는 것은 절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백화점 쇼핑에만 익숙한 아가씨를 앤틱숍에 데려다 놓아 보세요. 좋아할까요? 아닙니다. 아가씨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할 겁니다.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그 아가씨는 쓰레기 집하장에 있다고 느낄 겁니다. 우리는 보물창고에 있다고 느끼고요. 우리의 오디오 라이프가 가족의 온갖 협박과 몰이해 때문에 고달프다면 이것이 이유입니다. 듣고자 하는 바가 아닌 것을 들으라니 부인들께는 하나의 고문이 되는 겁니다. 좋은 음악을 ‘이미’ 알고 있지 않는 한 그 귀에 ‘지금’ 좋은 소리를 들이대도 소용없습니다. 개탄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할 때, 여러분 눈에 백화점의 호사스러움이 들어오지 않잖아요. 저 역시도 백화점에 끌려가면 갑자기 색맹이 되고 배탈이 납니다. 사실이 이와 같으니 만약 여러분이 어떤 아가씨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오페라에라도 데려갈 양이라면 먼저 그 CD를 사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명령하세요. “열 번 들어!”

영화라는 것이 본래 허황된 것이라 해도 프리티 우먼은 좀 심했습니다. 고전 음악 연주회라고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아가씨가 라 트라비아타에 감동해서 웁니다. 신데렐라 콤플렉스에 맞춰줘야 여성들로부터 호응을 받는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이 영화는 좀 심하게 허황됩니다. 삼척동자가 임마누엘 칸트나 아리스토텔레스를 읽고 졸도할 정도로 충격을 받기보다도 더 어려운 것이 초심자가 오페라보고 감동하기입니다. 싸구려 감상주의와 천한 자본주의가 결탁하면 이런 웃기는 거짓말들이 만들어 집니다. 생전 처음 오페라에 가본 아가씨가 자기는 울만큼 감동적이지 않았다고 때려치울까봐 걱정됩니다. 고전음악을 즐기기 위하여 선행하는 음악적 경험이 요구되는 것은 미,적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선행하는 극한의 개념을 이해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좋은 음을 들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어떤 소리가 음악성 있는 소리인지 모르는 것은 그러므로 당연합니다. 사실 자기 시스템에 어떤 부족함이나 문제가 있는 것을 자기 자신은 모릅니다. 물론 그 사람이 이전 시스템에서 더 좋은 소리를 들었거나 여기저기서 좋은 소리를 들은 경험이 있다면 문제는 다르지만요.

여러분께 비밀 하나를 들려드립니다. 큰 비밀입니다. 제 동생은 클래식 매니아이고 지방(춘천)에 삽니다. 치과의사선생입니다. 치과의사는 엄청나게 힘든 직업(자살률이 제일 높다지요)인 데다 지방에 사니 정보에는 깜깜합니다. 6L6 푸시풀을 듣고 있습니다. 저는 압니다. 350B로 바꾸고, 정류관도 274B로 바꾸면 소리가 엄청나게 좋아진다는 것을. 그러나 말 안 합니다. 본인이 만족해하는데 펌프질을 해댈 이유가 없지요. “겨울이 차라리 따스했거니” 모르는 게 약입니다. 동생이 저희 집을 방문할 때에는 관 바꾸느라 바쁩니다. 정류관은 5U4G로 바꾸고 초단관은 6SN7으로, 출력관은 6L6로 바꾸고 케이블도 2천원짜리 철물점표로 바꿉니다. 피가로도 스잔나도 백작부인도 케루비노도 모두가 만족스럽습니다.

좋은 음에 대한 축적되고 선행되는, 개념이 자리 잡고 있을 때에만 오디오의 업그레이드가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좋은 음과 음악적 즐거움은 별개의 사항입니다. 우리 모두 한때는 헤드폰 카세트 한 대와 한 보따리의 테이프가 우리 음악세계 전체이고 우리 행복 전체였던 시절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호사스러워진 시스템이 우리에게 그만한 행복을 주고 있나요? 오디오 숍의 주인이나 어떤 오디오 엔지니어들은 “한방에 가!”라는 말을 아주 쉽게 합니다. 본래 남의 일에는 모든 판단이 연기와 같고 모든 말이 모래와 같습니다. 더구나 그것이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요! 그러나 언어는 관념을 배반하고 문자는 정신을 죽입니다. 절대로 한방에 가서는 안 되지요. 오디오의 경우에는 많은 돈이 들고 또 단계적인 즐거움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애가 떡볶이나 오뎅의 맛을 우리처럼 즐겼을까요?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웠던 추억들인가요. 누구도 그 행복을 우리에게서 박탈해서는 안 됩니다. 혹시 누군가가 벼락부자가 되었다할지라도요.

그러므로 대부분의 음악 애호가들은 탄노이 레드 12인치만으로도 수십 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아직까지도 12인치 레드에 무엇이 부족하다는 말을 할 수 없습니다. 무엇이 부족하다기에는 너무나 많은 장점이 있는 스피커입니다. 어쩌면 그 결함조차도 다른 스피커의 장점보다 더 사랑스럽습니다. 탄노이에 있을지도 모르는 벙벙거림을 제외하고는요.

제가 여러분에게 한 가지 권고를 하겠습니다. 소위 귀가 틔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나 오디오를 생업으로 삼는 분들을 함부로 여러분 집에 들이지 말라는 겁니다. 그분들은 귀가 틔었건 안 틔었건 (제 경험으로는 그들 대부분이 귀가 안 틘 사람들입니다만) 여러분 시스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할 겁니다. “대단합니다. 아주 질감 있고 품위 있는 소리가 나네요. 그런데 고역이 깎이고 저역이 풀어집니다.” 그 순간부터 즐거움의 대상이었던 우리의 애인들이 줄줄이 교체됩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모르고 있으면 안 들렸을 결함들이 갑자기 나타난 겁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결함이 만들어진 겁니다. 문제없는 시스템인데요. 우리의 감각 중 청각처럼 모호하고 불분명한 것은 없습니다. 앞에서 든 예에서 본 바와 같이, 가장 엄정하다는 우리의 ‘시각’조차도 의지의 지배를 받을 때 청각은 더 말할 것도 없겠지요. 나쁜 음의 대부분은 사실은 ‘나쁘다고 생각되는 음’이지 실제로 나쁜 음은 아닐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약간의 문제밖에 없던 기기가 문제 그 자체인 기기들로 바뀌게 됩니다. 엄청난 돈이 더해져서 다운 그레이드가 되는 거지요.

우리가 무엇인가를 ‘좋다’고 말할 때, 거기에는 반드시 개성이라는 요소가 들어갑니다. 보편성을 부여받은 개성 - 이것이 우월성의 기준입니다. 음에 있어서도 이것은 사실입니다. 여러분의 음은 여러분 자신이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누군가 무슨 말을 하면 반드시 ‘그렇다 치고’라는 전제하에 들으십시오. 자기 자신의 음에 관한 한 자기 자신이 군주(君主)인 것입니다. 그리고 많이 듣고 오랜 세월을 듣다 보면 모든 것은 스스로 나타나게 됩니다. 본래 사람은 배우기보다는 가르치는 것을 더 좋아하는 법입니다. 음에 대해서, 음악에 대해서, 오디오에 대해서 아무것도 아는 바가 없으면서 주둥이만 바쁜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아직도 배워야 할 사람들이 가르치려 난리를 칩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탄노이의 저역 과잉을 잡는 방법을 알려드리려 합니다. 물론 이것은 저의 개인적 경험입니다. 어떤 권위에 의하여 검증받은 것은 아닙니다.

동질적이고 미분화된 사회가 이질적이고 분화된 사회로 나아갔을 때 역사학자들은 중세가 끝나고 근세가 왔다고 말합니다. 중세에는 모든 지역이 천편일률적인 장원이었습니다만 ‘중세의 가을’에는 이제 도시의 분화가 일어나서 어떤 지역은 공업과 상업을 하게 되고 어떤 지역은 목축을 하게 되고 어떤 지역은 전통적인 농업을 고수합니다. 이것을 ‘진보’라고 이름붙입니다만, 저는 과연 진보였을까 싶습니다. 더 행복해졌을까요?

어쨌든 오디오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한때는 인티앰프 한 대면 끝이었는데 이제는 포노스테이지, 라인스테이지, 파워앰프, 또 각각의 전원부 등으로 끝없는 분화가 일어납니다. 그리고 분화되어 있는 라인스테이지가 탄노이의 저역과는 상당히 관련됩니다. 3극 직렬관으로 구성된 라인단을 쓰게 되면 저역에서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납니다. 물론 방열관을 사용해도 됩니다. 3극 직렬관은 때때로 웬수 같은 놈들입니다. 다루기가 까다롭고 험(hum)도 뜨기 쉽습니다. 단지 좀 더 선명하고 분명하고 스케일이 큰 음을 얻을 작정이라면 3극 직렬관을 시도해야겠지요. 추천할 만한 관으로는 WE 101D, WE 101F, WE 264A(혹은 B)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STC사에서 제작된 것 중에도 대체관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격을 하나의 기준으로 삼아서 선택하면 될 것 같습니다.

라인단에 3극 직렬관을 사용할 때의 장점은 음이 곱고 청명해지고 선명해진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3극 직렬관들은 물리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관들입니다. 우선 전류 증폭도가 낮기 때문에 저역에서의 해상도가 약간 떨어집니다. 그러나 주로 클래식과 가요와 이지 리스닝 (easy listening)계열의 음악을 듣는 애호가의 경우에는 방열관 보다는 3극 직렬관이 좋습니다. 중역대의 아름다움과 청아함은 거의 천상적이라 할 만합니다. WE 관을 선택하는 것이 시행착오가 없습니다. 누가 뭐라해도 기술적 완성도에 있어서 최고라고 할 만하니까요.

구성은 여러 가지가 가능합니다. 우선 증폭관 - 아웃트랜스의 간결한 구성이 있을 수 있고, 인풋트랜스 - 증폭관 - 아웃트랜스의 구성이 있는 바,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다름으로는 인풋트랜스 - 증폭관 - 증폭관 - 아웃트랜스의 방식인데 WE 120, 129, 130이 이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 세 경우 게인이 너무 높아 추천할 만하지 않습니다. 본래 광전관과 같은 극미 전압을 읽기 위한 것으로 카트리지를 읽기에는 너무 예민하고 과증폭이 되지요. 음이 불안하고 들뜬 느낌이 들어서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음으로는 증폭관 - 인터스테이지 - 증폭관 - 아웃풋트랜스의 방식인데 제 경험으로는 가장 이상적이었습니다. WE46C, WE 49B가 이 방식인데 이 경우 앞단에 인풋트랜스를 장착시키면 더욱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독일계 앰프의 경우, 마이학 V41이 제가 아는 바 유일한 인터스테이지 방식의 라인앰프입니다. 독일계에 정통한 매니아의 경우 라인단에 관한 한 마이학 V41이 노이만 WV2를 능가한다고 말하는데, 제 자신의 경험상 이것은 과장만은 아닙니다. 만약 여러분이 V41을 살 기회가 있다면 서슴없이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저는 이놈이 나가고 나서 웨스턴 49B를 만날 때까지 엄청나게 커다란 상실감을 겪었습니다.

인터스테이지 방식의 경우, 전체적으로 음이 부드러우면서도 선명해지고 저음부가 단단하게 맺히면서 벙벙거리기를 멈춥니다. 마지막으로 증폭관 - 증폭관 - 아웃트랜스의 방식도 있습니다. 알텍 1540A 라인단의 경우로 피어리스 16204라는 너무나 유명한 아웃풋트랜스를 사용한 것입니다. 전류를 흘릴 수 있는 아웃풋트랜스를 사용한 것으로 이 경우 고가이기 때문에 마음에 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소리는 참으로 좋습니다. 음의 깊이가 확연히 느껴지고 전체적으로 대역폭이 넓어지면서 탄노이의 저역이 훨씬 아름다워집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여러분이 훨씬 더 부자가 되었을 때 시도하십시오. 파산합니다. 제가 아는바 전류를 흘릴 수 있는 프리 아웃풋 트랜스로는 WE 197A, 피어리스 16204, 피어리스 PP204 등이 있는데 그 뛰어남은 분명하지만 너무 고가입니다. 16204의 경우 트랜스의 값만 미국에서 3천 불 정도가 되고 모듈이 같이 있을 경우 4천 불 정도 됩니다.

일반적으로 매니아나 엔지니어들은 말합니다. 트랜스의 질이 좋지 않을 때 트랜스매칭 방식은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다고요.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도대체 좋지 않은 트랜스의 기준은 어디쯤에 있는 것일까요? 확실히 웨스턴 일렉트릭의 트랜스가 제 경험상 가장 좋았습니다. 놀라지 마십시오. 라인단 하나가 2천만 원을 훌쩍 넘습니다. 로또에 당첨되지 않는 한 시도하지 마십시오. 이혼당합니다.

저는 한때 피어리스 트랜스로 인풋트랜스 - 3극 직렬관 - 아웃풋트랜스의 구성을 한 적이 있었는데 누구에게라도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환상적이었다고 말해도 과장은 아닙니다. 130만원의 부품 값이 들었습니다. 인건비로 40만원, 샤시 값과 기타 부품 값으로 30만원, 총 200만원이 들었습니다. 자신 있게 말씀드리는데, 몇 천 만원짜리 외제 프리앰프보다 100배쯤 좋았습니다. 역시 친구 K모군(도둑에 진배 없습니다.)이 몰래 가져가고 나중에 2백만 원 송금했습니다. 울고 싶었지만 용기 있게 다른 시도를 했습니다.

저는 인풋트랜스 - 증폭관 - 인터스테이지 - 증폭관 - 아웃풋트랜스 방식을 현재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 포노단은 LCR 방식이니까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트랜스매칭 방식인 것이지요. 만족합니다. 33년간의 순례가 끝난 거지요. 피어리스 트랜스 중에는 값이 헐한 것은 많습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제 방식의 라인단을 적극적으로 권합니다. 탄노이의 저역 과잉을 잡는 데는 확실히 효과적입니다. 피어리스 15095 같은 아웃풋트랜스는 한 조당 20만원 정도면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두 조를 사면 인터스테이지와 아웃풋트랜스는 해결되는 것이고 적당한 인풋트랜스만 구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