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다이나코 3 시청기

by 최창석 posted May 1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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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실용적인 오됴맨인지라, 고가의 제품은 사지 않는 편이다.

가끔 시장에 터무니 없는 가격(초저가)으로 나온 제품에만 관심을
갖거나,  자금이 여유가 없기에 정상적으로 구입이 어려울 땐
동호인들에게 사정을 하면
초창기의 당신이 겪었던 기억 때문인지 주저 없이 넘겨주신 분도 가끔 있으시다.

고마울 따름이다. 물론 나 또한 뭔 훗날 꼭 그렇게 필요한 분에게
넘겨줄 것이다.

바로 그 제품 중에 하나가 다이나코 pas 3 이다.

우리는 지난 날 갖고 싶은 것은 많아도 감히 구입을 할 수 없는
여러가지 이유로 불타는 욕망을 억눌러 왔을 것이다. 그래서 눈 높이를
낮추고 하다보면 자꾸 바꿈질로 변질되는 나쁜 버릇을 갖게 되더라.

그렇다고 우리 동호인들끼리 사고 파는데 업자들이 하는 거래 방식으로
고가로 매매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해서,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동호인들이
그리워하는 오됴기계가 있거든
주저없이 동호인들에게 베푸는 것 또한 값진 오됴생활이
아닐까 한다.

다이나킷트 제품은 키트식과 완제품 형식으로 판매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pas 2와 pas 3는 회로와 제작형태가 똑같다고
한다. 다만, 파스2는 좀 더 빈티적인 부품이 투입되었고 3는 빈티지에서 조금
더 현대적인 부품이 투입되었다고 한다. (둘 다 빈티지다)

pas 3 전주인인  황선생님의 말로는 pas 2는 황동의 얼굴이
더 정감이  간다고 한다. 해서 저는 현대적인 알미늄 얼굴을 넘겨 받게
되었다.

처음 볼 때, 크기가 아주 앙증맞게 작았고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친 모습이 특별히 나쁘지 않았다.

전원을 연결하고 잠시 혼란스러웠다. 스위치에 온/오프가 지워진 것도 있어
어떤 것을 잘 못 누르면 소리가 소스라치게 크게 나와 깜작 놀라기도 했다.

여하튼 LP를 틀어 보고 싶어서 입력단을 찾아보니 그것도 세월이 많이 흘러서인지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아 인터넷을 검색하여 상태가 좋은 사진을 크게 확대하여
연결을 해 보았다.  근데 포노이큐가 MM이여서 이 곳 소리전자 키트제품의 마란츠#7의 포노
이큐를 거친 포노선을 포노라고 쓰여 있는 곳에 연결했더니 찌그러져 나왔다. 이유를 몰라

지인들이나 황선생님께 물어보니 포노이큐를 없애고 승압트랜스만 가지고
본 기기에 연결해보라 한다. 이제 정상으로 나온다.

소리는 무난한 소리였고, 가격이 가격인만큼 그 값에 맞는 충분한 가치는 있는
소리였다. 사실 난 트랜스 방식의 프리엠프를 자작을 해 놓고 그걸 몇 년 동안
튜닝한다고 뜯어 고치기를 여러 번, 물론 나름대로 취미생활이니 누가
욕할 이유는 없겠지만
음질을 다듬지 못해 결국 실패의 기로에 서 있던 기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랜스 방식 프리와 순수한 진공관식 프리를 비교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다. (물론 음질로 따진다면야 ~~~)

여하튼 진공관식 프리의 특징은 부드럽고 앙칼지지 않다는 당연한 결과가 나왔고
트랜스 프리는 트랜스의 특성대로 음질이 나와 둘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좀~~~

문제는 진공관 4개 중 텔레풍켄 3개를 갈아서 들어보니 소리가
무척 세밀해지는 듯해 보였다.

일반관들은 소리가 어느 선에서 딱 막히듯한 약간의 답답한 느낌이나. 텔레풍켄의 경우
좀 더 그런 것이 덜했다가 맞을 듯했다. 그러나 솔직히 얼마나 더 좋은 지는
정말 모르겠다. 소리가 좀 더 깊이가 있다라는 느낌(실제인지는 모를 정도의 차이)

근데, 진공관의 종류가 뭐든 간에 오래도록 들어도 전혀 귀가 아프지 않는 것이 무척 신기했다. 트랜스 프리는 똘망똘망(저 혼자 쓰는 말임?)한 소리로 첨에는 좋은 듯하나.
오래 들으면 분맹히 귀가 아팠다. 딸가닥 거리는 CD케이스의 소리는 신경질적으로
들리곤 했다. 그 트랜스 프리로 음악을 들을 때에는~~~
또한  옆에 있는 TV소리가 더 좋게 들릴 때도 있었으나

파스 3는 그런 점에서 전혀 상관이 없는 나홀로 소리로 충분하더라.
다른 소리에도 섞이지 않았고 음악을 그대로 내 주었고  TV소리는 TV소리 대로
서로 아무 상관없이 각각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정도로 전혀 간섭을 못느꼈다.

과거에는 TV소리가 나면 밀도감 때문에 음악 소리가 뒤로 가버리기도 했으나
전혀 그런 느낌 자체가 없다. 게다가 각자 신경쓰지 않게 되더라.

물론 계속 듣다 보니
이런 점이 보완되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분맹히 있다.

좀 더 다듬어(정갈)지고  좀 더 스테이지가 넓게  들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정도의 한계가 있지만, 절대로 싸구려 음질이 아닌 것을 알겠더라. 물론 황선생님의 말씀처럼 고급소리는 아니다. 그렇다고 단연코 싸구려 소리는 더 더욱 아니다.

결국 다이나코 PAS 3는 친숙한 음질같다. 물론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말이다.
다만, 괜히 부품을
교체한답시고 다 망가뜨리지 않을까 그것이 불안(?)할 뿐이다. 

만약, 다이나킷트의 PAS 3를 구입하고자 하시는 분들이 있거들랑 꼭 들어보고 결정을
하시길 바란다.

금액이 크지 않다고 싸구려가 아닐까 하는 선입감을 가질 수도 있을까봐서 그렇고
주관적인 음악성에 따라 얼마든지
평가를 달리 할 수 있는 기계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난, 궁합이 맞을 수도 있는 기계구나 하는 생각이 조금 든다. 어찌 되었던
저에게 선뜻 넘겨주신 황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

오늘은 참 이상하게도 집사람이 시끄럽지가 않다고 크게만 틀지 말라고 한다.
참 듣던 중 반가운 말이다.

진짜 그렇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