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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1] 폐품 수리기

by 박성호 posted Jul 2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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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태 스피커 연구소에 올린 저의 수리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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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부터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스피커는 저의 아버님으로 부터 물러받은 유품입니다.
옛 기억을 더듬으니 첫 대면이 제가 중1이었을때군요.
AR1a 와 셔우드 리시비 그리고 테크닉스 턴을 아버지 친구분에게 중고 구입했던 당시 금액이
55만원으로 기억합니다. 1971년도의 일이니 상당 큰 금액입니다.
작은 형과 제가 스피커 하나씩 안고 마산 제일 여고 밑 계단을 내려가던 때가 생생히 기억됩니다.

수년전 실용에서 어느분이 AR1이 음장감이 무척 뛰어나고..... 선전을 하실길래 제가 응수를 했습니다.
어릴적부터 AR1을 사용했다 AR은 나름대로 묘한 매력은 있지만 착색이 심한 편이고 해상도가 떨어지고 벙벙거리는 저역에.... 그랬더니 게시물 삭제하더군요. 그분에게 미안합니다.

수년전 박세태 소장님께 AR1a 수리 의뢰 할려다 그만뒀습니다. 인터넷상의 안좋은 소문을 봤기 때문입니다.
맘을 굳힌건 PST 단상에 나와있는 AR1에 대한 글을 보고 입니다.(당시 문의와 답변 메일 지금도 있습니다)

그리고 한 동안 AR은 뒤에 출시된 모델이 더 고급인줄 알았습니다.
AR2, AR3, AR4, AR18.... 등등 AR4가 몇십만원도 안되는 금액으로 거래가되니 AR1을 처가집 아궁이에 넣을 생각도 했습니다.(정말입니다)

AR1a와 함께 들어온 우리집 전축보다 더 좋은 전축은 본적이 없었습니다.(그 이전엔 독수리 표 장전축입니다) 일제(파이오니어로 기억됩니다) 전축을 들어봐도 한참 떨어진 소리더군요. (당시는 음을 분석적으로 들을줄도 몰랐지만.....)

AR1이 망가지기 시작한건 제가 군에 간 3년 동안입니다. 조금씩 어테뉴에이터에 문제가 생기니 잘 안듣게 되더군요. 결정적으로 망가진건 본가를 다른 분에게 팔고 모든 물건을 정리하면서 AR1a와 기기들을 대구의 형님이 가져갔습니다. (뒤에 알고 보니 사용도 않고 창고에 처박았더군요. 그럴거면 뭐하러 가져 갔는지.... 사실 AR1a에는 제가 욕심을 내었습니다. 그리고 몇년이 지난뒤 모든 기기와 음반을 다시 찾아 왔구요)

저의 아파트 뒷 베란다에서도 또한 수년간 방치되면서 곰팡이 좋은일 했습니다.
이제 거의 폐품입니다.  arsound 라는 동호회가 있으며 많은 동호인이 존재하며 AR1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다는걸 안것은 근래의 일입니다. (높은 가격이라 하지만 구입 당시의 가격을 고려하면 ㄸ 값입니다. 당시 금액은 서민용 주택 1채 가격입니다.)
그 상태대로는 부품 적출용으로만 가능했을 겁니다. 아! 또 생각나는건 수년전 스피커 잘 만진다는 주변분에게 AR1a 수리를 맡겼습니다. 전공이 음향 공학입니다. 젊었을때 오디오 장사도 하신 분입니다. (내부 사진에 나오는 빨간 나이롱 끈을 붙였던 분입니다. 이 엉터리 수리 땜에 소장님이 더 힘들어하셨구요)

수리, 복원 의뢰 맘을 굳힌건 PST 단상과 arsound 의 박 홍범님의 조언에 힘입었습니다.
4월 28일에 택배 보내고 7월 23일에 수령했으니 거의 만 3달 걸렸습니다.

어릴적 듣든 소리가 아닙니다. 수리 의뢰를 한것은 어릴적 소리를 듣고픈게 아닙니다. PST 단상의 AR1에 관한 글을 보십시오. 하이엔드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자 함 입니다.

음반 걸어봅니다. 에이징이니 앰프와의 궁합이니.... 그런건 잘 안 믿습니다.
허걱.... 소리 예사롭지 않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여성 보칼 걸어봅니다. 가수가 애를 써가면 노래하는 모습이 바로 보입니다. 전의 스피커로는 도저히 묘사되지 않았던 소리입니다.
고음이 날카로와 2곡 이상 듣기 힘든 음반 걸어 봅니다. 귀를 때리는 고역이.... 앞으론 잘 들을수 있을것 같습니다. 여러 악기가 나오는 음반 걸어 봅니다. 악기간 소리가 분명 구분 됩니다.
저음.... 굉장합니다. 북셀프만 들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음의 량과 질 모두 만족스럽습니다.

나이들어 오디오 다시 시작할때 주위 분 집에서 뿅갔던 일이 생각납니다.
오리 프리및 파워...(시퍼런 눈이 이상적이더군요) 중고가가 몇백만원인 cdp에 BnW 대형기....
내 코 앞에서 가수가 노래하는듯 하더군요. 이제 그 시스템과 저의 평범한 시스템이지만 AR1a 가 있으니 맞짱 붙어도 될것 같습니다. 오히려 AR의 시원하고 거침 없음에 손 들어 주고 싶습니다.

명기의 재 탄생입니다. 스피커를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인디언 야성녀를 보는듯합니다.
몸매도 잘 빠졌고 인물도 예쁘고 남자에게 순종할줄 알고.... 동네 불량배가 접근했다간 혼쭐이 나는....

음이 거침이 없습니다. 박력이 있습니다. 중음,저음,고음 못내는것 없고 잘 표현되고....
이런걸 하이엔드라 그러는군요.

박세태 스피커 의뢰시에는 유념하십시오.
맡기시고 무조건 기다리십시오. 2달이던 3달이던 아님 더 걸리지라도 재촉함이 불 만족의 첫번째 원인입니다.
가격을 깍지 마십시오. 깍아도 많이 깍아주지도 않습니다.
(저도 깍았지만 수령후에는 오히려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제법 비쌉니다. 인건비 뿐만 아니라 기술료도 포함됩니다.
(세상에... 대한민국에서 기술료 받는단 얘긴 IMF 이후 없어진줄 알았는데 여긴 아직 있군요)

오래된 빈티지 일수록 점검 받으세요. 문제있을시 복원 의뢰하십시오.
분명 대접한 만큼 아니 더 이상의 결과를 가져올것입니다.

혹, AR1a 보고... 듣고... 싶으신 분은 환영입니다. 경남 창원 토월성원 아파트구요....
메일은 dorbangi@naver.com 입니다.

AR1a 는 저의 메인입니다. 파는 물건이 아닙니다. 수십년후 그 때 제가 살아있을지 의문이지만 AR1a에 문제가 있어 제 아들이 소장님을 찾을줄 모르는 일이오니 건강하게 오래 사십시오.
저의 간곡한 당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