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

저도 이젠 타락해서 돈 * 랄을 하게 되었습니다ㅠㅠ;

by 윤영진 posted Mar 2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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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70년 된 PP5/400 패러싱글 앰프의 오버홀이 완료되었습니다.
오리지널 전원부 오일 콘덴서 전부 그대로 살려서
쓰는데, 다행히 험이 안납니다.

주말에는 마지막 단계의 "음 튜닝"을 했습니다.

주로 초단관, 드라이브관의 바이어스 조정과
커플링 캐파시터 매칭 잘되는 것을 찾는 일이었습니다.

초단에서 드라이브단으로 연결된 0.22uF의 커플링은
비교적 까탈을 안부립니다.
그냥 지금까지 경험으로 알고 있는
캐파시터의 음색이나 특성이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에
갖고 있던 캐파시터 중에서 적당한 것을 달아서
웬만큼 마음에 드는 음에 적중합니다.

문제는 드라이브관과 출력관 사이의 커플링 0.1uF 입니다.

이 작은 부품 하나가 전체 음의 성격을 이러저리 흔들어 버립니다.
문제는 빈티지 부품일수록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하는 점입니다.
MKP급의 신형 폴리프로필렌이나 테플론 쪽이
결과가 좋았습니다.

여러가지 달아보고 답을 못내고,
결국 이 작은 부품 2개에는 지금까지
스스로 "경멸"하던 "사치 투자"를 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판매되는 캐파시터 중에서 가장
품질이 좋다는....

개당 250달러짜리 순은97%+골드3% 포일의
테플론 캐파시터를 주문했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냥 싸고 품질 좋은 러시아 군용 캐파시터 정도면
커플링 욕심은 안낸다는 것이 제 나름의 고집이었는데.....

웬지 앰프의 격에 맞추려면 부품에 이 정도 과잉 투자는
해주는 것이 도리라는 "자기 합리화"가 작용한 것입니다.

커플링 캐파시터 2개에 500 달러를 지불하고
실제로 달아서 소릴 듣고 나서
한 1만원짜리 소리에 불과하다고 후회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귀로는 안 좋은데, 들인 돈이 아까워서
스스로 자기 최면을 걸어서
좋게 느끼려고 애를 쓸지도 모릅니다.

오디오 취미 때문에 많은 불합리한 짓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도 또 하나 그 욕심에 의한 무리한 짓
목록에 하나 더 추가됩니다.

커플링 캐파시터 2개의 값을 와이프가 알게 되면
고3 막내의 한 달 과외비라고 펄펄 뛸 것이 뻔합니다.

취미가 도를 넘으면 참 어리석은 짓을 자꾸 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