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

옛 오디오 잡지에서

by 안승택 posted Feb 0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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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노점에 쌓여 있던 70/80년대 오디오 잡지 한 꾸러미를 20,000원 주고 사왔습니다.
그 잡지들을 읽다보니 옛 오디오 선배들의 이야기가 조금은 뜨끔하게 다가옵니다.
몇 구절 발췌해서 올려봅니다.



"우리는 앰프를 오실로스코프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귀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오실로스코프나 교류미터가 아닌, 인간의 귀로 테스트해야 한다는 점을
밝히고자 합니다." -미국의 윌슨-

"사용자의 노력하는 즐거움이 완전히 배제된, 편의 위주의 제품이다. 모터의 속도를 조절하고
침압을 맞추고, 자기 손으로 톤암을 들어 바늘을 판 위에 내려놓을 때의 그 기대감도 없이 어찌
오디오 음악을 즐긴다 할것인가?"

"소리가 너무 좋아서 쉬 피곤해진다는 예는 흔히 있다. 함께 살면서 끊임없이 신경을 써야 하는
천하미인을 주부로 맞아들인다는 것은 재고할 일이다. 귀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몰두할 수 있는
소리가 최상이다. 어디까지나 음악을 전제로 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소리가 어떤 것인지 확고한
기준을 먼저 세울 일이다."

"재생기기를 고가품으로 업그레이드함으로써 브람스가 하루 아침에 좋아질것이다. 하는 착각도
금전만능주의에서 유래하는 발상이다. 음악적인 교양이 하루아침에 돈으로 해결될 수는 없다.
장치를 높이는데에 돈을 들이기에 앞서, 한 장의 레코드라도 더 들어서 귀를 길러라. 그러자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앰프나 스피커는 상점의 진열장에 언제나 있는 것이다."

"측정기 보다는 음악을 아는 사람의 귀로, 오랜 세월을 걸쳐 바늘을, 앰프를, 그리고 스피커를
다듬어 내던 시대는 영영 가버렸는가? 이십년이나 삼십년전에 오디오에 입문할 수 있었던 세대
는 행복하였다."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자에게는 모든 장치는 음악을 듣기 위한 한낱 방편에 불과한 것이며
오디오 기기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음악의 즐거움은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이다. 음을 추구하다가 음악을 잃는 소탐대실의 우는
스스로 경계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