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

튜닝하면서

by 윤영진 posted Nov 24, 200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자작 실력도 없으면서.....그동안 쓸 데 없는 비싼 부품들은 사용도 않으면서 돈 안 아끼고
사다 쟁여놓는 일은 마다않았습니다. 그런데 유독 CDP만은 돈 쓰기를 주저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국산 인켈도 쓰고, 업무용 TASCAM 허접도 쓰고, 중국에서 조립한 30만원대도 쓰고....

물론 늘 업그레이드 욕심이 있어서 남의 것 좋다는 고급기를 빌어다 물려도 보고 가끔은 좋은 소리에 홀리기도 해서 지갑을 열었다 닫았다 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CDP 업스레이드만은 아직도 불발입니다.

허접 CDP를 쓰다 보니, 이걸로 좀 더 나은 소리 만들어 보겠다고 자주 배를 따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이런 일을 하시다 보니 저도 들은 풍월에 곧잘 따라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CDP 내부의 커플링 콘덴서를 교체하면서 한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LP재생에 있어서 어려운 것이 깔끔하고 해상력있고 깊숙한 저역내기인데,
CDP에서는 반대로 저역은 쉬 콘트롤 되는데, 거칠지 않고 살랑거리는 매끈한 고역내기가
어렵다는 점에 주목을 했습니다.
이걸 잡기 위해서 CD용 라인트랜스를 쓰기도 하고 고가의 기기로 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라인트랜스는 강제로 대역을 깎아서 고역을 예쁘게 하다 보니 단점이 더 많습니다.

원래 CDP에 커플링 콘덴서가 싸구려 0.22uF짜리가 채널당 2개씩 사용되는데,
이것을 구소련제 0.1uF으로 용량을 대폭 낮춰서 교체해 보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저역이 아주 약간 볼륨이 준 것 외에는 중역대의 해상력은 물론이고
아주 곱고 선연한 고역이 재생되는 겁니다.
저역의 볼륨이 줄었다는 문제도 단점으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밍기가 줄고 단정해졌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변화된 음은 전에 제가 원했던 음질 개선을 위해 기기교체로 필요했던 가격 약 100만원
어치는 되는 것 같습니다.(약간은 과장^^)

*물론 고급기에는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 저가의 CDP는 판매를 잘 되게 하기 위해서 약간 저역을 부풀게 튜닝을 한다고 합니다.
대체로 저가의 CDP는 그 가격대에 맞는 북셀프형 주변의 중소형 스피커나 전원이 부실한
앰프들과 매칭이 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서 CDP에서 저역을 부풀려 주면 소비자들이

  "야! 이거 저역 빵빵하게 잘 나네!"

하면서 구매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처럼 저역을 약간 부풀리기 위해 질이 떨어지는 용량이 약간 큰 커플링을 사용하면 대번 고역에 문제가 생깁니다. 거칠고 모래씹히는 소리가 나기 십상입니다.

만약 저가의 CDP의 부품 교체를 할 기회가 있으면,
질 좋은 커플링 콘덴서를 원래 달려있던 용량에서 약간 줄여서
- 보통 원래의 70% 전후, 많으면 50%까지
바꿔 시험해 보십시오.

물론 제 말이 모든 분들의 귀와 모든 기기에 다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꼭 주의하실 점은 고가의 기기는 건들지 마시고, 만지다가 망가져도 괜찮은 저가 기기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