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

왜 많은 사람들은 옛날 장치로 갈까

by 채종서 posted Sep 1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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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에 오디오를 즐기는 선배네 간적이 있다.  그래도 오니오 꽤나 한다고 자부하던 분이었기에 그 집에 갔을때 선배네 소리에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장비가 놓여있는 방을 들어 갔다.
와~~정말 고물로 가득 찬 방이었다.  고물에 기름을 먹였는지 퀘퀘한 아주 묘한 냄새가 진동 하였다. 하지만 얼마나 정성스레 청소와 정돈을 하였는지 기기들 하나하나는 윤기가 흘렀다.  드디어 점화가 시작 되고 소리가 나오기 시작 하였다.  그 소리란게 어릴때 들었던 기억 저편에 있던 그런 라디오 소리 들 이었다.  들려주는 음악 레퍼터리도 음반도 모두가 시간을 돌려 놓은 듯 했다.  내가 소리에 대해 수긍을 못 한듯한 표정을 읽었는지 선배 왈 "진공관은 1시간 이상 따뜻하게 데워져야 제소리가 나온다네"  1시간이 지나고 2시간이 지나도 그 소리는 그 다지 변하지 않았다. 다만 소리에 거친 가루만 사라졌을 뿐.....여전히 라디오 소리였다. 난 속으로 '저양반 미쳤군 저 걸 소리라고 ...'하며 혀를 끌끌 찼다.   그때 내 시스템은 음상을 볼 수있고 가수의 입모양이 보이고 피아노의 터치도 보인다는 그런 장치들로 구성 된 하이엔드중에서 방귀 꽤나 낀다던 장치들이었다.
그로 부터 12년 후 우리집, 연주자와 연주 홀이 보이던 그 거대한 최첨단의 하이엔드는 온데 간데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는  그 선배 못지 않은 고물들로 하나 둘 모이고 있다. 흉 보면서 배운 다던가? 그 진리 내게도 통했는지 ,,, 왜?  1950년대 앰프는 기본이고 1940년대 스피커에 .... 그 선배네 집 정도 까진 아니더라도 지금 그집을 자의든 타의든 벤치 마킹 하고 있음을 인정 하지 않을 수 없다
난 그걸 이렇게 변명하고 싶다. 
 고등학교 2학년 수학여행 때 처음 본 불국사는 너무나 초라 하였다.  왜 저걸 국보라고...특히 석가탑과 청운교 백운교...를
그런데 지금 불국사에 가면 ...아 내 앞에 정말 저런 아름다운 탑이 있다니.  정말 완벽의 극치를 보여주는 두 청운교 백운교,  석가탑 앞에서 난 할 말을 잃고 뚤어지게 1시간이상을 본다. 
 우리에게 저 불국사는 최고의 미를 던져 주는 묘약인 것을...고등학교 2학년때 그런 걸 느끼기엔 난 너무 어려, 난 그땐  정말 못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