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

맛있는 김치가 되려면 좋은 배추를

by 윤영진 posted Aug 1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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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 아웃 프리앰프도 대개의 진공관 파워 앰프와 같은 구조와 원리입니다.

파워앰프의 OTL 방식보다 출력 트랜스 방식이 더 애호되는 것을 보면, 청감상 아웃트랜스를 사용하는 것에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좋은 아웃트랜스가 절대적입니다.
상대적으로 파워앰프에서 보다도 더 아웃 트랜스의 품질이 중요합니다.
특히 나특성이 중요합니다.
주파수 대역이 좁은 트랜스를 사용하다 보면 NFB를 많이 건다거나, PP구동을 한다거나, 패러피드 출력을 한다거나 하는 다양한 배리에이션이 되는데,
이러저러 하다보면 굳이 트랜스아웃 프리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결론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전류를 흘리는 방식의 트랜스아웃 프리앰프란 것이 워낙 회로가 간단한데,
회로가 간단하다는 것은 역으로 그만큼 원하는 소리 만들기가 까다롭다는 뜻입니다.
무언가 조금만 만져도, 전압이 조금만 바뀌어도, 전류량이 조금만 바뀌어도 음이 푹푹 퍽퍽 바뀝니다.

제가 트랜스아웃 프리앰프를 만들기로 하고 했던 고민들을 다음에 주-욱 두서없이 늘어놔 봅니다.
그런데 이런 하나하나의 고민을 통해서 선택이 변할 때마다 소리가 이리저리 변했습니다.

결론을 말해서 아직까지 음 튜닝을 못하고 있습니다.
언제 끝날지도 모릅니다.

관 내부 저항값이 큰 걸 쓸지, 작은 걸 쓸지... 물론 이론상으로는 작은 것이 좋은데.....
프리용으로 쓸만한 진공관만 해도 대충 뽑아봐도 30-50 종류는 훌쩍 넘습니다.

관 내부저항값과 트랜스 1차의 비율은 어떻게 할지.......
트랜스는 유명 빈티지를 쓸지, 유명 제작자에게 의뢰할지.....
제작한다면 퍼말로이 코어를 쓸지, 그냥 일반 철심을 쓸지.....
코일은 굵은 것을 감을지, 가는 것을 감을지.....
고정 바이어스를 할지 자기 바이어스를 할지.....
캐소드는 저항을 쓸지 코일을 쓸지....
저항을 쓰면 탄소체를 쓸지 권선형을 쓸지......

전원부를 정전압으로 할지 그냥 보통으로 할지,
정류관을 쓸지 다이오드를 쓸지....
정류관을 쓴다면 방렬관을 쓸지 직렬관을 쓸지.....
정류 용량은 빠듯이 맞출지, 확 여유있게 만들지....
필터 콘덴서 용량은 크게 할지 작고 빠르게 할지....
전해콘을 쓸지, 오일콘을 쓸지, 필름콘을 쓸지, 아니면 섞어서 쓸지.....
쵸크 코일을 쓸지 말지, 쓴다면 1개를 쓸지 2개를 쓸지.....
히터를 직류 점화할지 교류점화할지.....

낮은 뮤값의 관을 2단 증폭할지, 높은 뮤값의 관으로 1단 증폭할지.....
아예 PP 증폭을 할지.....

2단으로 한다면, 캐소드팔로워로 할지, 직결로 결합할지.....
아니면 인터스테이지 결합을 할지....
패러싱글로 해서 전류를 좀 많이 흘려볼지.....
증폭율을 낮게 잡고 인풋트랜스를 쓸지.....

B전압과 전류값의 밸런스는 어떻게 잡을지......
고전압 저전류로 갈지, 저전압 고전류로 갈지, 그냥 스펙상의 정격치로 갈지.....
이런 저런 선택을 하면서 아웃트랜스 1차의 임피던스는 어떻게 정합할 것인지.....
아웃트랜스 2차에 병렬로 저항을 고정시킬지 그냥 오픈시킬지.....

다극관을 쓸지, 3극관을 쓸지, 방렬관을 쓸지, 직렬관을 쓸지, 다극관을 3결할지......

볼륨은 인풋 위치에 둘지, 정임피던스 어테뉴에이터로 앞 뒤에서 조정할지.....
고가이기는 하지만 트랜스 어테뉴에이터를 써볼지.....
밸런스 입출력으로 할지, 그냥 언밸런스로 할지.....

..............


이런 많은 고민과 선택을 잘 하셔서 훌륭한 트랜스아웃 프리앰프를 만드신 분들도 아주 소수가 있지만,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수백만원짜리 WE 트랜스와 부품으로 도배를 해서 수천만원 가까이 돈을 들여서 항공모함만한  프리앰프를 만들고도 소리는 개뿔이나 50만원짜리만도 못하게 나는 걸 들으며,
"이 소릴 이해 못하면 빈티지 오디오를 헛 한거야!"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트랜스프리라서 소리가 잘 날리는 천만에 없습니다.

세상에 어떤 오디오 기기라도 .....

  "좋은 부품으로, 좋은 설계로 잘 만들면 좋은 소리가 납니다."

제 경험으로는 CR형 프리는 어느 수준 이상으로 만들면 50% 정도는 만족할 소리가 나는데,
트랜스아웃 프리는 제대로 소리 나는 것이 10% 도 채 못됩니다.
그런데 그 10%의 제대로 나는 소리는 50%의 CR형 소리보다는 대개 더 좋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