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

돈 없고, 기계 못 만지는 사람이 더 행복합니다

by 윤영진 posted Aug 1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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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피우면서도 상대방에게 아픔과 상처를 덜 주고, 가정에도 상처를 안 주는 사람들도 가끔 있습니다.
기본이 훌륭한 조강지처를 두고 있고, 자식들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오디오 취미란 것도 바람 피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요컨데 핵심은 "싫증"입니다.
기기를 하나 들여도, 전체 시스템을 갖춰도, 처음에 어떤 기기를 선택하거나 시스템을 갖추거나 당시에는 가장 마음에 든 걸로 선택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다 보면 싫증도 생기고 뭔가 다른 소리가 궁금해집니다.
변화를 추구하게 되는 겁니다.
미스코리아 출신이건, 박사 출신이건, 재벌 딸이건 어떤 기준으로도 최고의 아내를 둔 남자도
공부도 제대로 못 하고 얼굴도 안 예쁜 여자와 바람이 나기도 합니다.
바로 변화에 대한 욕망과 호기심 때문입니다.

오디오도 거의 같은 속성을 같습니다.

이 때에 중요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매력과 관계 없이 '중용'에 가깝고 객관적인 기기와 시스템 한 조 정도는 곁에 두는 겁니다.
그리고 순간적인 변화 추구 욕망과 호기심 등으로 엇나갈 때에 가끔 이런 레퍼런스 시스템과 비교 청음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마 그런 걸로는 QUAD 시스템 정도가 권장할 만 합니다.

인간의 5감은 절대성보다는 상대성에 기울어 있습니다.

30점 짜리 음식 먹다가 50점 짜리 음식 먹으면, 천상천하에 최고의 음식을 먹은 것 같고,
95점짜리 먹다가 92점짜리 먹으면 형편 없는 음식 먹은 느낌이 납니다.


오디오 애호가 중에서 가장 문제가 많은 사람이 두 종류 있습니다.

1) 돈이 많아서 원할 때 기기 교체를 쉬 할 수 있는 사람
2) 전문 지식과 기능이 있어서, 원할 때 기기 튜닝을 쉬 할 수 있는 사람

보통은 이런 사람을 부러워 합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이 가장 불쌍한 사람입니다.
능력이 늘 현상과 실존을 불안정하게 만들어서 행복감을 훼손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오디오 애호가는 돈도 없고, 능력도 없어서 그냥 있는대로 만족하며 음악 듣는 사람입니다.

저희 부모님들은 얼굴도 못 보고 '방물장수'가 전해 준 희미한 흑백사진 하나에 의존해서 결혼하고도 그저 내 천생연분이려니 하고 평생 해로하면서 잘 살고, 저희들 낳아서 잘 키우셨습니다.

그런데 요즘, 재벌 아들하고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는 여자 텔런트하고 결혼한다고 언론에서 난리를 치면 주위에서 하는 말이 "저거 저거 1년도 못 가지 츳-츳-"입니다.

트랜스아웃 프리건 CR프리건 호기심과 욕심이 마음을 간지럽히지만,
그게 다 거기서 거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