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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 Pu & My 한계남님의 재즈카페

by 윤영진 posted Jul 0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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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ter, Paul & Mary

금요일 저녁에 지인들 모아서 며칠 늦은 생일 파티를 한계남님의 재즈카페 Peter, Paul & Mary 에서 가졌습니다. 저하고 생일이 같은 두번 째 여동생과 동반파티를 한 겁니다.(며칠 늦은 날을 잡은 이유)

노처녀 2명, 과부 1명, 유부녀 2명, 유부남 3명으로 이루어진 조금 불안정한 조합입니다.^^
중간에 유부남 한명은 20대 처녀 애인 만나러 도망가고, 유부녀 1인의 남편이 자리를 채워서 총수는 유지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와인이나 맥주 등으로 우아하게 가볼까 했는데,
술이 조금 들어가 본색을 드러낸 일행들이 와인이나 위스키는 퇴짜를 놓고 소주를 찾는 겁니다.
결국 주인과의 안면으로 무례하게 밖에서 소주를 사다 놓고 먹는 바람에 매상도 제대로 못 올려주고 말았습니다. 형수님께 죄송....ㅠㅠ

오디오 취미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주인장께서 선곡해 주시는 70-80년대 올드팝들이 아주머니들의 추억과 감상을 자극해서 분위기를 습도 높게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2차 술자리 이후 집으로 각각 헤어지는 길이 아주 힘들었습니다.^^

오디오 얘기로 돌아가서.....

열흘쯤 전에 중역 드라이버 수리중이라고 할 때 들었던 소리와 너무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어? 이거 진공관 앰프 소리인데요?!
부지불식간에 그런 소리가 나왔습니다.

한계남님은, "어? 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얘기던데..."라고 웃습니다.

PA용 앰프에 PA용 스피커로 구성되어 있기에 자못 선입견적으로 억양이 강하고 모진 소리가 나올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전혀 다르게 빈티지 진공관 음이 나옵니다.

이유로 추측해 본것은 4웨이로 디바이딩된 각각의 유닛들에서 가장 리니어한 대역대를 잘 잘라서 이어진 효과인 것 같습니다. 위상특성도 잘 맞고....

채널별로....

18인치 1발이 50Hz 이하를,
15인치 2발이 50-350Hz를,
4인치 드라이버와 대형 혼이 350-50,000Hz를,
트위터 2발이 50,000Hz 이상을 구동합니다.

특히 가우스의 4인치 드라이버가 매우 중저역이 풍윤해서 우퍼와 이어지는 맛이 매끈합니다.

다만, 18인치 서브우퍼를 구동하는 앰프는 출력 보다도 조금 더 전원 특성이 좋은 것을 사용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퍼지는 맛은 좋은데 뚝뚝 지면에 떨어지는 맛은 부족합니다.

어쨌든 새롭고 기분 좋은 경험입니다.
몇 시간을 들어도 귀가 피곤하지 않고, 푸근하면서도 해상력이 살아있는 좋은 소리였습니다.


* 여름 앰프로 전환

에어콘도 없는 오디오 골방에서 진공관 앰프의 발열로 고생하다가, 선풍기 조그만 것을 놔 봤지만,
선풍기로 흩어진 열기가 어디 갑니까? 그대로 방안에 퍼질 뿐이지요.
그래서 캐비넷을 뒤져서 조그만 TR앰프를 하나 꺼냈습니다.
채널당 캔 TR 2개씩 AB급으로 푸시풀로 붙었으니 아마 25-40W 정도 출력일 겁니다.

일단 진공관 프리와 TR프리 바꿔가며 소리를 들어보니 그런대로 들을만 합니다.
가장 상성이 좋은 것은 캐스코드 회로의 CR형 진공관 프리입니다.
트랜스아웃 프리가 고역도 예쁘고 중저역도 늠름한데, 너무 거만한 소리가 나서 교체했습니다.

문제는 프리가 저역 특성이 좋은데, 파워까지 저역이 부미 베이스로 나오니 듣기가 거북합니다.

분리형 전원부를 열고, 채널당 1만uF 짜리 붙어있던 필터 콘덴서를 떼고,
1천uF짜리 각각 8개씩 붙였습니다. 10uF짜리 오일콘도 하나씩 병렬로 붙이고....

대번 스피드가 빨라지고 부밍기가 있던 저역이 날씬하게 자리잡습니다.
한 5시간쯤 틀어놓으니, 처음 억양이 드세던 고역도 조금씩 순해지기 시작합니다.

진공관 파워앰프는 한켠에 치우고 올 여름 한철은 TR형 여름앰프로 나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