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

NFB

by 윤영진 posted Aug 2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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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뻔하고 잘 아는 얘기지만.....

TR앰프나 다극 방열관 앰프 등은 리니어 특성이 떨어지고 홀수 고조파가 많이 나오는 관계로 어느 정도의 NFB는 필연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직열 3극관과는 달리 TR이나 다극방열관은 NFB를 조금 걸면 음색까지 좋아집니다.

그런데 직열 3극관을 사용해서 프리나 파워를 만들거나 튜닝하다 보면, 이게 필연이 아니라 고뇌와 고민과 갈등과 번민의 싹이 됩니다.

직열 3극관 앰프에서 NFB를 건 음색과 안 건 음색은 쉽게 구분이 됩니다.
당연히 안 건 쪽이 음색이 좋습니다.
문제는 주파수 대역이 좁다던지, 특정 대역이 강조된다던지 등등의 잡스런 문제들이 생기는 겁니다.

막상 앰프의 소리를 내 보면 처음 의도한 것과는 다른, 약간 부족한 소리가 납니다.
원인은 대충 모두 스스로 잘 알게 됩니다.
부품이나 회로 선택시 현실적인 한계(주로 금전적인...) 때문에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간 것들이 모이고 모여서 최종적으로는 약간씩의 불만을 드러내는 겁니다.

만약 불만스러운 것을 최선을 다해서 처음부터 투자해서 잡았다면 대충 비용은 2-3배 이상은 충분히 오버했을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물량 투자했을 때와 적당히 타협했을 때를 비교하면 결과적 차이는 2-3% 정도에 불과할 겁니다.
따라서 이 정도의 부족함은 약간의 NFB로도 개선할 수 있으니 참 '비용효율적'인 방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ON NFB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찔끔거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205D, AD1, PX4, 2A3, 245, RE604 등등 제가 좋아하는 저출력 직열 3극관들의 소리를 들어보면(물론 어떻게 만들었냐의 차이와 변수가 수없이 많은 것은 논외로 하고) ....
NFB를 안 걸었을 때는 각각의 출력관들이 갖고 있는 '고유의 개성'이 음색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런데 NFB가 일정 수준 이상 걸려버리면, 모든 진공관의 음색이 대충 비슷해지는 겁니다.

요즘 젊은 아가씨들이 약간의 성형과 화장을 하고 줄 늘어서 있으면 구분이 안 되듯이....
물론 성형과 화장을 안한 아가씨들보다는 '객관적'으로 아름다운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성형을 안 한 아가씨들을 찾는 욕심을 부립니다.
그런데 그런 욕심은 달성되기가 참 힘듭니다.

그러다보니 NFB양을 가변조정할 수 있는 놉을 달아서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조절해서 듣는 방식을 따를 수 밖에 없나 봅니다.

주말에 작업을 해서 토글 스위치를 달아 NFB를 걸거나 패스할 수 있도록 손을 댈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