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턴테이블 빌려듣기

by 진형기 posted Jul 16, 200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0여년 오디오를 하면서 카트리지는 거의 SPU만 써왔습니다.
그전에는 데논 103 조금, 오르토폰 MC로만도 잠깐 썼었지요.
밑에 여러분이 말씀해 주신것 처럼 SPU(현재 사용중인 실버 마이스터)를 포기(?)하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일간 텐테이블을 다른 것으로 들어 볼 요량으로 오디오 독선생 친구에게 SOS를 쳤습니다.

"턴테이블 좀 잠시만 빌려줘봐" 이거죠.

20년지기 친구인 놈은 초대형급 턴테이블만 5개인지라 그냥 순순히 빌려준 답니다.

마음 같아서는 스타비 레퍼렌스니 클리어 마스터스 레퍼렌스니 하는 무시무시한 녀석들을 빌려 듣고 싶지만 크기도 크기이고 일단은 SPU를 장착 할 톤암과도 맞아야 하니 SME 30/2라는 녀석으로 빌려 달라고 했습니다.
차에 싣고 옮기기에도 적당한 크기이고 SME V암과 3012R암도 장착되어 있어서 제 카트리지를 들어 보기에는 딱 이더라고요.

그런데 그리 커보이지 않던 SME 턴테이블이 얼마나 무거운지 웬만한 파워앰프 저리가라 할 만한 하더군요.

집에 와서 3012R암에 제 SPU를 꽂고 찬찬히 셋팅도 했습니다.

마침 SME V암에는 친구가 사용하던 오르톤폰 JUBILEE 카트리지도 장착되어 있어서 비교 청취하기에는 더욱 더 좋았습니다.

스피커는 JBL 올림퍼스, 프리파워는 마크레빈슨 LNP-2, 20.6L 승압트랜스는 T-2000을 사용했습니다.

결론은 현대적 하이엔드 턴테이블에 장착된 SPU는 아주아주 들을 만 하다는 것 입니다.

현대 지존급 카트리지들 만큼 자연스럽거나 전 대역에 걸쳐 꽉찬 밀도감과 에너지를 들려주지는 못합니다만 음에 안정감이 있고 분위기에 집중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하이엔드 카트리지들 처럼 사운드 자체를 들이대는 듯한 사실감은 없지만 그 분위기로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습니다.

불만으로 느껴지던 배경의 정숙함이나 S/N비도 쥬빌레에 비해 그렇게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바로 제 가라드 301(베이스는 진선에서 제작한 묵직한 철제 베이스입니다)로 바꿔서 듣자 한순간 음이 왜소해지고 혼탁합니다.  이런 소리를 지금까지 듣고 있었나 하는 의아함이 일어날 만큼 그 차이가 큽니다.

그렇다면 결국 차이는 카트리지 자체보다 턴테이블 자체에서 오는 것에 기인하다라는 결론이 납니다. 현대 하이엔드 턴테이블들이 어마어마하게 다른 소리를 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10여년간 린 LP-12 / 가라드 401 / 토렌스 124 에서 현재의 가라드로 변경해 왔고 다음번에는 EMT 930 정도를 목표로 삼고 있었는데, 한마디로 "아날로그는 빈티지가 제맛" 이라는 생각을 갖어 왔는데 이제는 좀더 다른게 생각해야 할 듯 합니다.

물론 제가 아날로그를 구사하는 능력이 모자라 제 기기의 능력을 충분히 뽑아내는데 미숙한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여 가라드 301을 사용하시는 분들에 누를 끼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이 드네요

일단 SPU는 계속 쭈욱 사용 할 생각입니다.
현재의 턴테이블을 계속 사용 할 자신은 없으니 한동안은 빌려온 턴테이블을 친구놈이 내놓으라고 할 때까지 묵혀 놓고 들어야 겠습니다^^
오늘 알아보니 제 능력으로는 도저히 살수 없는 녀석이더군요....그 조그만 턴테이블이....

밑에 도움주신 여러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