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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드라이브관

by 윤영진 posted May 0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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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한번 소개한 적이 있지만, 얼마 전 덴마크에서 1930년대 말에 잠깐 제조했다 사라진 S6이라는 직렬삼극관을 구해서 여러가지 모색을 하고 있습니다.

진공관 앰프를 갖고 갖가지 궁리를 하거나, 자작을 위해서 회로 구성을 할 때 늘 고민하는 것 중의 하나가 "드라이브 회로 및 방법론"입니다.
특히 직렬 3극관 싱글앰프를 충실히 구동하기 위해서 가장 이상적이고 적합한 드라이브 방법을 찾느라 고민을 많이 합니다.

그러다 보면 이상론으로 흘러, 입력 및 드라이브단을 "가장 최단의 1단으로, 저임피던스로, 높은 슬루레이트로, 넓은 전압 스윙으로...." 하는 방법이 없는지 고민합니다.

물론 방렬다극관은 일단 논외로 합니다. 그렇게 쉬운 방법으로 우리가 최종음에 만족한다면 전제된 고민은 할 필요가 없었겠지요.

가장 쉬운 방법이 인터스테이지 트랜스로 드라이브하는 것이지만, 인터스테이지 트랜스란 것이 참으로 요물이라, 우선 원하는 물리적 스펙을 최대한 확보하여 제작하거나 기성품을 구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만약 돈 안 아끼고 투자해서 기성품이건 주문품이건 훌륭한 인터스테이지 트랜스를 구했다 해도 끝이 아닙니다.
RS241 같은 독일계 일부 출력관처럼 뮤값도 높고 낮은 바이어스로 드라이브가 쉬운 관이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직렬3극관이란 것이 충분한 드라이브를 해 주려면 인터스테이지 트랜스를 드라이브하는 전단의 관 구성이 쉽지 않습니다.

게인이 받쳐주면 내부 저항이 높거나 전류가 부족하는 등 한 쪽이 괜찮으면 다른 한 쪽이 부족한 식으로 딱 맞는 관을 찾기 정말 힘듭니다.

바로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관의 하나가 바로 S6 이라는 관입니다.
크기는 2A3이나 6L6G 정도입니다. 4V 히터에 1A 흘리니 보통의 유럽 직렬3극 출력관과 대등합니다.
플레이트 전압은 최대 500V까지 걸어서 -10V 바이어스에서 25mA를 흘립니다.
내부저항은 5K옴으로 직렬관으로는 상당히 높습니다.

그런데 특이하고 재미있는 것이.... 앞에서 설명드린 관 스펙에서 벌써 눈치채신 분이 많겠지만뮤값이 25나 된다는 점입니다. 많이 사용되는 직렬 출력관들이 대체로 뮤값이 4-8 정도에 몰려있는 것을 생각할 때 엄청나게 높은 증폭률입니다.

프리앰프에서 4V만 출력해 넣어주면, 이 S6으로 드라이브해서 그리드 전압 스윙을 100V나, 그것도 20mA 정도의 넘치는 전류값으로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초단관, 드라이브관, 인터스테이지 트랜스 다 필요없이 이 관 하나로 거의 모든 까다롭다는 출력관을 다 드라이브할 수 있습니다.
즉, 초단관 다 필요없이 출력관 드라이브 싱글앰프가 가능합니다. 물론 PP앰프도....
그렇다고 해도, 관의 리니어리티나 음색 등이 안 좋으면 꽝입니다. 그런데 이 관의 직진성과 음색은 정말 좋습니다.

물론 공짜는 없습니다.
우선 높은 전압(350-500V)와 많은 전류(17-25mA)로 인해 일반적인 플레이트 저항 부하로는 다루기 어렵습니다. 저항에서 발생하는 열은 장난이 아니고, 음색이나 음질 안정성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따라서 "플레이트 쵸크 부하"가 권장이 됩니다. 천만 다행 내부 저항이 6J5보다도 낮은 5K옴 정도이다 보니 충분한 저역 리스폰스를 얻기 위해서라도 쵸크는 150H 이상만 인덕턴스를 가지면  감당이 됩니다.  20Hz까지 너무 욕심내지 않는다면 80-100H 정도에서 타협해도 됩니다. 문제는 40mA 정도의 전류 허용량은 확보해야 하니, 쵸크의 덩치가 상당해집니다.
혹시 운 좋고 돈 많은 분이라면 니켈코어로 해보겠지만, 전문가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니켈 코어란 것이 200V 이상의 전압이 걸리면 부작용 때문에 음이 꼬입니다.
따라서, 실리콘 코어 등으로 150H 이상, 40mA 이상의 플레이트 쵸크를 크다막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 한 가지, 4V라는 히터전압과 높은 B전압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되어 히터 점화를 교류로 할 수 없습니다. 자칫 과장해서 험이 오토바이 발동거는 정도로 날 수 있습니다.
최대한 신경을 써서 "직류 점화"를 해 주어야 합니다.

어쨌든 이 S6이라는 관은, 트랜스결합 프리앰프의 증폭관이나 1단 파워드라빙의 파워앰프에 거의 대안이 적은 최고의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잘만 구동될 경우 저명한 유럽 고전관들을 상회할 수 있는 탁월한 음질을 가진 250과 같은 문제관(드라이브가 까다로운)을 이 S6으로 드라이브하면 거의 누룽지 바닥까지 250의 참맛을 박박 다 긁어낼 수 있습니다.
대부분 250을 파워드라이빙 한다고 6V6 계보의 관들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렇게 하면 드라이브관의 둔하고 답답한 음색이 250의 음을 덮어버려서 최종 음을 더럽힙니다.

우선 첫 작업으로, 이 관을 이용해서 트랜스아웃 프리앰프를 하나 만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플레이트에 300-350V 걸고, 15mA 정도 흘려서....
파워앰프를 너무 쥐고 흔들까봐 걱정이 좀 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