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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 회로의 선택에 대한 경험으로 차기 앰프 기획

by 윤영진 posted Jul 1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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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진공관 앰프의 출력 회로와 초단의 트랜스 드라이브 회로는 5가지 쯤이 대표적입니다.

1) 출력트랜스 부하 직류 바이어스
2) 플레이트 쵸크 부하
3) 플레이트 저항 부하
4) 진공관 부하
5) FET 부하

이중 모든 앰프의 약 98% 쯤이 기본적으로 채택하는 것이 1) 플레이트 출력 트랜스 부하 방식입니다. 회로가 간편하고 "진공관 음색이 잘 산다"는 이유로 거의 대부분 이 방식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PP회로라면 별 문제가 없지만, 싱글아웃 회로에서는 1)의 방식은 상당한 어려움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바로 출력트랜스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우는 것입니다.
출력트랜스 1차는 부하를 담당하며 직류바이어스까지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자기 포화라는 숙명적 약점을 갖게 되고, 이를 그복하기 위해 충분한 인덕턴스 확보를 위해서 온갖 어려운 숙제를 혼자 풀어야 합니다. 커다란 코어, 충분한 코일의 권수와 굵기 등등.....

그러다보니, 이를 개선하기 위한 고민으로 나타난 방식이 플레이트 쵸크 부하방식입니다.
플레이트 쵸크가 부하를 담당하니, 출력트랜스는 직류 바이어스 없이 자기포화로부터 해방되어 작은 크기로도 충분한 저역 리스폰스를 확보할 수 있어서, 저렴하고 작게 좋은 특성의 트랜스를 만들기 쉽습니다.
여기다가, 험도 쵸크와 나누니 확 줄고, 중저역에서 늘 발생하는 "부미 베이스"도 잘 통제되고,
쵸크를 통한 전류 공급도 에너지 손실 거의 없게 원활하게 급전되고.....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아주 크기가 큰 쵸크 2개가 추가되어야 하고, 최근 경험에 의하면 플레이트 쵸크는 험에 민감해서 배치나 설계, 장착에서 상당한 신경을 써야 할 물건이더군요.
섀시에서 배치 설계하기가 상당히 까다롭게 됩니다.

결국, 세상에 장점만 있는 방식은 없고, 장단점을 살펴서 본인이 선택할 문제입니다.

나머지, 저항 부하나 진공관 부하, FET 부하 등도 방법은 다르지만, 쵸크 부하를 대체한다는 의미에서는 일맥상통하는 방식들입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방식 모두가 갖는 치명적인 약점은, 플레이트 적정 전압의 거의 2배 이상의 B전압을 걸어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플레이트 저항이나 진공관, FET 등을 거치면서 1/2 안팎으로 감압되는 과정에서 나머지는 전부 열로 허비되고......
즉, 좋은 줄은 알지만 이런 단점을 생각하면 포기하게 되는 방식입니다.

그러다보니, 출력관의 출력회로에서는 감히 사용하지 못하지만, 초단관의 인터스테이지 드라이브 회로에서는 이런 약점이 낮아지니 함 사용해보는 것이 어쩔지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최근 앰프의 험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채택한 초단의 저항 부하 인터스테이지 드라이브 회로가 의외로 훌륭한 결과를 얻게 했습니다. 다행히 초단관에 8mA 정도의 전류를 흐르게 하니,
2배 정도의 B전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플레이트 저항의 열손실도 웬만하면 감당할 정도입니다. 아마 출력관이었다면 감당이 안 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다음에 만들어 볼 싱글아웃 직열관 파워앰프의 설계방향으로 모색하게 된 것이,

인터스테이지와 출력 트랜스 모두 직류를 흘릴 수 없는 소형의 광대역 퍼멀로이 코어 트랜스를 사용하고, 인터스테이지 드라이브는 저항 부하로, 출력트랜스는 쵸크 부하로 하는 방향입니다.

처음 생각에는 섀시가 엄청 커지고, 온갖 트랜스와 코일들이 복잡하고 산만하게 될 것 같았는데, 인터스테이지나 출력 트랜스 모두 크기가 확 줄어들고, 결국 플레이트 쵸크만 2개 잘 처리하면 될 것이란 판단입니다.

플레이트 쵸크의 험 밸생 요인만 잘 컨트롤한다면, 초단에서나 출력단에서나 험레벨은 이론상 매우 낮아지기 때문에, 필터 콘덴서의 용량도 적게 쓰면서 초단과 출력관 모두 교류 점화로도 험없는 앰프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론과 머리 속에서만 그려본 것이지만, 이처럼 초단과 출력단의 트랜스 드라이브 방식을 겸한다면, 특히 광대역 특성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중저역의 부밍기를 최소화해서 아주 날씬하고 경쾌하면서 바닥 깊숙히 떨어지는 저역을 만들 것 같습니다.
물론 낭창거리는 탄력감도 확보해야지요....

기왕 "저지르고 수습하기"를 일생의 신조로 삼고 있는 저이기에, 함 저질러 보고 중간 보고를 하겠습니다. 아마 진행과정에 상당한 시행착오를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때마다 이 곳 게시판에 자문을 구할테니, 장안의 고수님들 도움을 아끼지 말아 주십시오.^^

* 오디오애호가의 말로....

전에 어느 분이 오디오 애호가들이 일생 동안 가는 경로가.....

1. 그냥 오디오 기기 사서 듣기 / 주로 TR
2. 진공관 앰프에 맛들이기
3. 다극 방열 고출력 진공관앰프에서 점점 소출력 직열관으로 전이
4. 개조 및 자작으로
5. 트랜스 자작

이라고 합니다.
트랜스 직접 자작까지 가면 갈 데 까지 간 거라고.....

요즘 자작 몇 대 해보고, 건방지게 트랜스 자작을 검토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면,
드디어 갈 데까지 가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