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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텍 A-127A v IPC-101

by 이규영 posted Jul 1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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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번 말씀드리지만 빈티지든 하이파이든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디오는 대부분 쓸만하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간혹 몹쓸물건이 애호가의 속을 태우기도 하지만 일단의 유명기기들은 함부로 얕봐서는 안된다는게 만고의 진리가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오디오 기기에 대해 우열을 가린다는것이 얼마나 의미없고 부질없는 짓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얼마전 두 기기에 대한
의견이 있어 궁금한 마음을 견딜수 없어 직접 들어보고 시청기를 올려봅니다.

두 기기를 보자 마자 역시 다른 기기간 비교시청한다는 자체에 커다란 한계를 느꼈습니다.
회로구성이야 다른 엠프니까 말할것도 없고 최소한의 부품상태도 같지가 않으며 프리엠프와의 메칭에도 큰 차이를
보일수 있기에 그 가능성들을 찾는다는게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그냥 성향파악에 그쳤다는게 옳은 표현일것입니다.

알텍 A-127A(이하127)는 2년전 전원부 콘덴서 두개와 커플링을 블랙켓으로 갈린것 말고는 모두 오리지날 그대로입니다.
IPC-1011은 최근 전원부 콘덴서는 모두 교체한 상태이며 회로적으로 특별히 개조한곳은 없습니다.
두대 모두 상태만큼은 국내 최상그룹이라 해도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프리엠프는 자작 마란츠7타입과 IPC1065로 하였으며 입력은 두대 공히 초단 그리드에 직접 입력하였습니다.
스피커는 알텍A5(515a,288a,805a,828)로 하였고 네트워크는 크로스 포인트 1K로 6DB로 급조하였습니다.(용량큰 코일이 없어서....)
또 잘만든^^자작 EL34PP(이하34)와 참고로 비교하였습니다.

127은 말 그대로 빈티지 소리 자체입니다. 고역의 퍼짐이 상쾌하다기 보다는 아주 편안하게 흩어지다 사라집니다.
중역에서 특별한 특성을 찾을수는 없었으며 저역은 풍성하면서도 상당히 퍼져 그 윤곽이 뚜렷하지 않습니다.
일단은 오래된 일부 콘덴서의 열화가 한몫을 한것 같고 입력트랜스(TBB103)을 연결하면 한단계 업그레이드는 가능해 보입니다.
초단관을 떼 버리고 후단 12AY7로 2단 증폭만 한 IPC1065를 연결하니 중역대가 상당히 살아납니다.
암튼 이 상태로는 개인적으로 그리 욕심나는 음색이 아니며 오래된 전원부 콘덴서 몇개를 교체하고 성능좋은 트랜스프리로
입력트랜스를 거쳐서 밀어주면 명기음색으로 변할지 궁금합니다.

1011의 고역은 한마디로 참 좋습니다. 정말 웨스턴타입의 감미롭고 상큼한 느낌은 한귀?로 알수 있습니다.
웨스턴보다 고역이 더 화려하면 화려했지 덜하진 않다는 얘길 들은적 있는데 새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중저역이 거의 없다는것입니다. 이득도 볼륨을 10DB(5클릭)정도 더 올려야할 만큼 빈약하다 보니 아랫도리는 참혹합니다.
그나마 오버홀 하면서 붙여놓은 랭게빈412B 인풋을 통과시켜주니 중저역대의 존재감정도 느낄수 있습니다.
회로개조를 통해 중저역에 힘을 실어주지 않는한 통상적인 음악감상에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쥔장은 전원 콘덴서를 증가시켜 저역을 좀 붙여봤는데 고역쪽에 손해가 너무커서 일단 포기 했다고 합니다.
이 고역의 상큼함이 트랜스 때문인지 회로방식때문인지, 아니면 탄소체가 아닌 필름타입 저항(IRC?)때문인지 알수가 없지만
이대로의 사용보다는 엄민영님의 말씀대로 트랜스만 떼어서 300B등 다른 엠프로 제작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일단 127,1011,자작34중에서는 34가 가장 좋았습니다.^^
전체적인 발런스가 우수하고 중저역대의 윤곽이 뚜렷할 뿐만아니라 스케일감이 확 살아납니다.
127과 1011듣다가 34를 물리니 감탄사가 저절로 나올정도입니다.
다만 국산 저항과 현대부품(스프라그 아톰,뮤지켑,테슬라블루)을 써서인지 해상도가 좋은대신 소리가 좀 경박스럽습니다.
저항만 탄소체 저항으로 바꿔주면 상당한 개선이 이뤄지리라 보고 커플링까지 빈티지 콘으로 바꿔주면 이 가격대에
다른 생각이 나지 않을것 같습니다.

1065도 IPC특성이 그런지 중고역쪽으로 음이 너무 치우쳐 있습니다.
아마 초단을 제거해서 발런스가 깨지지 않았나 사료되지만 그렇다고 이득이 너무 높아져 초단을 사용할수도 없어 보입니다.
1065를 듣다가 마란츠7타입으로 바꾸면 중고역이 그렇게 온화할수 없을만큼 1065 중고역대가 강조되어 나옵니다.
평소 7타입 고역이 부드러운편이 아니어서 더욱 비교가 됩니다.
그래도 1011+7타입 보다는 1011+1065가 더 낫습니다. 이게 바로 메칭인가 봅니다.

만약 127, 1011, 34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그래도 127을 선택하겠습니다.
가격을 본다면 1011에 비해 두배가 넘고 자작34에 비해 5배가 넘지만 알텍 초기엠프로써의 빈티지적 가치를 본다면
음질을 떠나 소유 자체만 가지고도 큰 즐거움이 될것 같기 때문입니다.

논란의 소지가 있어 비청기를 자제할려고 했으나 어찌하다 보니 결국 127이 내 소유가 되어버렸고 1011과 1065쥔장도 기탄없이
비청기를 올려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기에 맘놓고 올려 봤습니다.
두 기기는 최소한의 오버홀만 거친상태이다 보니 제 성능을 발견할수 없을수도 있을것이나 그 성향 파악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궁합이라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기에 여러가지 조합을 시도해 보지 못한게 아쉬울뿐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두기기를 최상의 조건으로 만들어 놓고 질좋은 프리를 이놈 저놈 물려서 시험해 보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