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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절간을 지나던 중이 한마디

by 윤영진 posted Sep 0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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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이 싫다고 떠난 돌중이 오랜만에 절을 둘러보다보니
절 풍경이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저보다 훨씬 자주 절 떠난다고 큰소리치던 분들도
아직까지 못 떠나고 지질거리는 것도 아직 보이고....^^

절 떠나는 중이 사실 절이 싫어서 떠났겠습니까?
솔로몬왕이 아들 절반으로 잘라서 준다니
아들 죽이기 싫어서, 아들 포기하는 엄마 심정으로 떠나는 거지요....^^


결국 포괄적 문제는,
\"빈티지동호회 게시판\"에 몇 분의 \"빈티지 혐오회 회원\"이
그때나 지금이나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뭐 그렇다고 그 폭넓은 빈티지 기기에 대한 광범위한 혐오는 아닌 듯 하고,
주로 WE을 필두로 한 언터처블 고가의 오디오 기기에 대한
\"특정 브랜드 혐오회\" 회원들이신 듯 한데....

왜 아직도 그분들은 바로 옆 방의 WE동호회에 가서
이제처럼 열성적으로 비난적인 글을 안 올리고
가렵지도 않은 옆다리(빈티지)만 자꾸 긁고 계신지 이해가 안됩니다.
WE 동호회 가서 WE 욕하는 건 겁나나 보지요?
거기선 당장 \"너 가져봤어? 너 들어봤어?\" 라고 반응할테니
그게 두렵겠지요.

각설하고....

유럽역사에서 중세를 암흑기라고 부르는데,
오디오 역사에 있어서도 암흑기가 존재합니다.
대충 1970년 전후 약 20년 간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극장이나 방송국, 스튜디오 등 기기 비용과 무관하게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던 곳에 소량으로 납품되던 주문형 오디오 기기들과
부호들의 거실에서 사치품으로 자리잡던 콘솔형 오디오가 대부분이던
그 이전의 초기 빈티지 시대를 지나서
산업사회가 꽃을 피우고 서구 사회의 중산층 확대기에
\"저급 대량생산 가정용 오디오 기기\"가 폭발적으로
시장에 등장하던 그 시기입니다.

TR이라는 작고 값싸고 성능 좋은 소자의 출현이
전자산업 황황과 맞아 떨어진 시기이기도 합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고 평판 좋던 것이
日製 오디오 기기들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이 시대는 소수 몇 브랜드와 제품을 제외하고는
맥도널도 햄버거와 같은 인스턴트 오디오 기기가
시장을 지배하던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만들어 판매된 오디오 기기 카타로그의
제품 스펙 데이타는 최신 하이엔드 오디오보다도 더
특성이 좋다고 선전되어 있습니다.

이 암흑기를 지나서 제대로 된 감식안을 가진 오디오파일들을 위한
제대로 만든 오디오 기기들이 생산된 것이 1980년대 이후입니다.

이 시기 이후엔, TR이냐, 진공관이냐 등의 출력 소자의 문제나
알니코냐 페라이트냐, 구식이냐 신식이냐의 차이는 중요시 되지 않았습니다.
최상의 물리적 특성과 최상의 음감을 얻기 위한
\"비용 불문형 하이엔드 지향의 오디오 기기\" 제작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재미있게도 반도체 소자의 최신 하이엔드 오디오 제작자들이나
매니아들에 의해서 1930-1940년대의 올드 빈티지들이
재평가되었다는 점입니다.

바로 최근에 독일에서 열린 오디오쇼에서 관람객들에게
가장 최고의 관심과 인기를 끌었던 부스가
WE 스피커를 최신 기술로 만든 진공관앰프(국내 S사 앰프)로 구동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이를 보고 외국의 전문가나 오디오 비평가들 누구도
빈티지니 하이엔드니 하는 구분을 지어 말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디오 역사에 있어서 소위 황금기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극장용 토키 시스템에서 비롯되어
WE, KLANGFIL, BTH...등 미, 영, 독 주도의 \"올드 빈티지 시대\"와

1980년대 이후 꽃피운 Mark Levinson, Nelson Pass 등이 일으킨
\"뉴 하이엔드 시대\"가 대표적입니다.

이 두 시대는 서로 상대를 폄하하지 않습니다.
두 시대의 오디오 개발정신은 진공관이나 TR 같은 단순한 부품 수준에서의
차이로 구분되지 않습니다.

\"비용 불문의 극단적 성능 추구\"라는 콘셒에서 유전적 형질과
가치관, 시대정신이 같습니다.

따라서 올드 빈티지 시대를 희구하는 매니아나
최신 하이엔드 오디오를 희구하는 매니아들 사이엔 의외로
대립이나 갈등이 적습니다.

결국 오디오 암흑기인 진공관 후기, TR초기의
이것도 저것도 아닌 대량 생산 싸구려 오디오 시대를 마치
최고의 오디오 황금기로 착각하는 기이한 부류들이 문제입니다.

이 빈티지동호회에서 극성으로 활동하는 소수 \"빈티지 혐오회원들\"의
가치관이나 정신세계, 현재 애용하는 기기들이
바로 이 \"오디오 암흑기\"에 해당합니다.
흥미롭게도 이들이 좌충우돌 비난하고 나서는 태도는
중세 유럽 암흑기 마녀사냥의 컨셒과 매우 유사합니다.

그들의 집에 가서 그들의 시스템을 보고 음악을 들어보면
딱 이대로입니다.
그러나 제 단언을 확인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이들은 절대로 자신들의 시스템이나 음악 재생을 타인들에게
특히 자신들이 비난했던 사람들에게 공개하지 않습니다.
왜? 그들도 그들 자신의 가진 것이 후지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절대로 수억 원 대의 최신 하이엔드 시스템을 운용하는 사람들은
WE 시대의 빈티지 명기들에 대해 함부로 비난하지 않습니다.
역시 올드 빈티지 취향의 매니아들도 최신 하이엔드를 비난하지 않습니다.

1970년대 전후의 파나소닉이나 나쇼날 오디오를 흠모하고 사용하는
부류들이 올드 빈티지를 비난하는 주류들입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수억 원 대의 최신 하이엔드 사용자들을 비난하지도 못합니다.
그랬다가는 속된 표현으로 \"열등감에 의한 질투\"라고 매도당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만만한 것이 뭐라고,
물리적 데이타라는 매우 국소적인 트집이라도 잡기 편한
올드 빈티지를 잡고 늘어지며 험담을 유포합니다.

가장 구역질 나는 것이, 이들이 가장 \"공익적인 척\" 내세우는 주장인데,
바로 \"장삿꾼들이 WE 등을 빈티지 신화로 바가지 씌워서 팔아먹는다.\"는 겁니다.
소리전자 회원 중에서 WE 오리지널 기기를 사서 사용할 수 있는 재력가는
0.1%도 채 못됩니다.

즉, \"바가지 좀 쓰더라도 사서 쓰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못 사서 쓰는 사람들\"이
전부입니다.

WE급 이하의 빈티지 기기라도 함부로 남의 감언에 속아서
거금을 쓰는 경우는 \"초보자\" 외에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없는 대상들을 마치 자기들 몇이 나서서
계도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WE기기들 사느라 몇 억 씩 날려먹을
바보 천치로 놓고 이를 잘 타일러 말리는 천사들인양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분들은 별도로 \"빈티지 혐오회\"로 게시판을 독립시켜
활동하면 좋을 듯 합니다.
\"혐오\"라는 말이 들어가 너무 동호회 이름이 안 좋으면,
\"싸구려 대량생산 오디오 동호회\"라고 붙이는 것도 좋을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