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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5를 위한 최종시스템 제1탄 네트워크편

by 이규영 posted Dec 0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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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텍 A5에 환장한 사람으로써 이놈을 어떻게 호강시켜줄까 1년 365일 밤낮으로 노심초사하고 있음을 여기 게시판에 하도 떠들어서
아시는 분은 다 아실겁니다.^^
알텍 A5를 들을만하게 하려면 기본으로 10년은 걸린다는 선각자들의 얘기를 듣고도 임자 잘만나면 2년이면 할수 있다 자만하고
불철주야 뛰어다니고 있지만 1년 반동안 겨우 스피커 부속 시스템 한개가 끝난것 같습니다.
그래도 올 겨울내로 프리,포노이큐,인크로저,혼까지는 마무리를 지어 볼려고 합니다.
그 다음으로 고품위 파워엠프와 마지막 턴테이블을 장만해야 할것 같습니다.
이렇게 외친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고 혼자서 할수 있는 일들만이 아니어서 계획대로 잘 될지 미지수이긴 합니다.

제가 근 일년간 이렇게 식음을 전폐하고 달려드는것은 보다 안정되고 만족스런<음악생활>을 위해서입니다.
내 시스템이 어중간하다는 생각이 드는 이상 미래의 보다 좋은 시스템에서 듣고싶어 현재론 평소 아끼는 음악을 맘편히 들을수가 없습니다.
만질수록 소리가 크게 좋아지니 다 만져놓고? 듣고픈 욕심에 이 상태에서 도저히 멈출수가 없습니다.
또 오디오 만드는 재미도 음악못지 않은 즐거움을 선사하기는 하지만 날이 갈수록 가까운곳을 땜 할때 적잖이 불편하고
이 좋은 가을내내 방구석에 박혀서 지낸다는게 여간 안타깝지 않아서 입니다.
자식들은 편모슬하? 되버린것 같고 텃밭은 풀이 무성하고 뜰 곳곳에 쓰레기가 난무하는등 올 일년내내 집안꼴이 엉망인데다
친구만남이니 동창회니 동기모임등에도 갈 엄두를 못내고 있으니 사는게 이게 아닌것 같습니다.
마약도 이런 마약은 드물겁니다.
오디오에서 끝이 어디있겠습니까 만은 현재 계획한 시스템이라도 하루빨리 끝내놓고 음반이나 고르러 여유자작거리며
도움이 필요한 동호인들에게 힘 닿는데까지 고민도 함께 해결해 보고 싶은게 현재의 소망입니다.

앞으로 시리즈 제목으로 사용할 <A5를 위한 최종시스템>이란 의미는 영원한 내 오디오란 없다란 불변의 진리앞에서도
암치료 완치를 5년 생존율로 보듯 한 시스템을 5년이상 사용한다면 죽어도 낫지않는 오디오 노심초사증 환자에겐
최종시스템이 될만 하다는 전제하에 붙인것입니다.^^
그러나 빈티지 시스템이란게 돈만있음 대안이 쉬 보여야 하는데 그게 보이질 않으니 앞으로 명명될 최종 시스템은
상당히 오랫동안 가지고 있을것 같습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
각설하고 지난 8월 한상현님 네트워크를 들어보고 이거다 싶어 다음날 바로 결심을 하였습니다.
오리지날 네트웍에서는 감칠맛나는 섬세한 고역과 중저역의 허전함을 채울 자신이 없어 이놈으로 멋지게 마지막 작품을
만들어 보겠노라고 다짐했던것입니다.
한상현님에게 네트워크 외장을 좀 화려하게 만들어볼 생각은 없냐고 여러차례 제의하였지만 쓸데없는 곳에 동호인 돈을
쓰게 하고 싶지 않다는 제작철학?을 꺽을수 없어 목마른 내가 셈을 파기로 작정을 했습니다.
네트워크란게 스피커 부속물의 일부임에는 분명하지만 파워엠프 한조와 진공관식 디바이더를 단방에 내친놈을
그렇게 홀대할수는 없었습니다.

1.디자인배경
그놈을 스피커통속에 집어 넣어버리면 그만이겠지만 진동이란 악마소굴로 내 던지는것 같아 가슴이 아파서 결정할수 없었으며
임시로 고무판이 있는 인크로져 위에 고무발까지 붙여놓고 수건을 뒤집어 씌어놨지만 처량하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나무로 집을 만들어 줄까 고민도 해 봤지만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멋진 디자인이 떠오르지 않았으며
나무 재단이나 무늬목 작업등 제가 할수있는 범주를 넘어선 것이어서 포기 하였습니다.

다음으로 가장 이상적인 외모를 자랑하는 알텍 N500의 형태(파워엠프형상)로 제작을 검토해 보았지만
코일이 금속케이스와 닿으면 헨리값이 변하기에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할수 있다는 조언을 듣고 이도 포기하였습니다.
실험결과 철판을 가져다 대면 핸리값이 요동칩니다. 대신호가 흐르면 그 왜곡은 보지않아도 알것 같습니다.
즉 네트워크에서는 금속케이스는 피해야 할 부분입니다.(오리지날 네트웍은 그런것을 감안해서 설계했겠고 철심은 좀 다르겠지요?)
또한 위 두가지 방법으로 만들시 바인딩 포스트는 필수이어서 자주 사용하지도 않은 곳에 접점을 늘리는것은
비용이나 음질적으로 좋지않을거란 생각에 더이상 미련을 두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는 수 없이 기존 네트워크에 멋을 부려보기로 결심하고 대충 스케치한 도면을 한상현님에게 팩스로 보내서
특주해 줄수 있느냐 문의하니 코웃음 짓는것도 같고...즉답이 없습니다.
하~ 이정도면 단시간내에 제작은 무리일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었고 이놈 한조를 위해 뛰어야  할
고수분의 비싼 인건비 산정도 답이 안나와 케이스류는 내가 직접 몸으로 때우고 회로부분의 설계와 제작만 부탁하기로 했습니다.
엠프 자작 기술이 좀 있어 코일과 회로도만 그려주라고 부탁해 볼까도 했지만 남의 기술을 두번이나 마구 빌리려 하는것 같아
선뜻 내키질 않았고 기념비적인 작품이니만큼 원회로 설계자의 손을 빌기로 했습니다.
인두질께나 할수 있어 엠프부분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스피커 부분은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모두 맡기기로 하고
자재수배에 들어갔습니다.

2.부품선택
코일은 주저없이 또 공심을 택했습니다.
잘 만들어진 철심도 두어가지 비교해 봤지만 도저히 공심의 맑고 탄탄한 저역을 따라가질 못했습니다.
다음으로 중고음용 콘덴서를 페이퍼오일콘으로 써보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시각적인면을 상당부분 추구하는 입장에서 음질은 둘째 치고라도 그 위용에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행히 한상현님도 현재 동종의 오일콘을 쓰고 있는데 평가가 생각보다 좋아서 선택하는데 흔들림이 전혀 없었습니다.
동호인의 도움으로 동일상표 오일콘 NOS 8개를 무사히 구했습니다.

네트웍 콘덴서재질 특성에 대한 한상현님의 경험을 빌면....
웨스턴 사각등 순오일은 에이징이 진행될수록 거칠어져서 권하고 싶지 않고,
문도르프 실버오일켑등은 고역은 기막히게 매끈한 반면 중역대에서 서운한 부분이 많아 알텍에는 가격대비 별로라는 의견이 있고,
차라리 현재 쓰고 있는 M켑이 처음 고역은 약간 거칠지만 중역대가 일품이고 1년정도 에이징 기간을 거치면
고역까지도 당할자가 없는 가격대비 최고라고 합니다.
돈과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모든 경우를 시험해 보고 싶지만 엠프쪽 연구하는데도 힘에 부치는 입장에서
선지자의 의견을 존중하는게 신상에 좋다는 확신이 듭니다.
저항은 밀스가 가장 좋다고 하는데 필요용량을 구할수가 없어 우선 쉬 구할수 있는것으로 부탁했습니다.

3.제작준비
일단 집에있는 20uF필름 2개와 오일콘 8개를 기본으로 준비했고 상판 덮게는 을지로에서 8미리 아크릴로
하판과 같은 사이즈로 재단했습니다.
옆에 세운 스파크가 포함된 기둥도 을지로 장식집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수 있었으며
제작자가 공급하는 5미리 백크라이트 재질의 하판을 보내달라 해서 3미리 고무판을 문방구에서 구해 본드로 단단히 접착시켰습니다.
이는 상판과 두께도 통일시키고 진동도 흡수할 목적이었습니다.
고무판 부착은 무게와 진동흡수 측면에서 생각보다 효과가 큽니다.
암튼 상판과 기둥은 놔두고 고무판을 덧댄 하판과 콘덴서류만 잘 싸서 광주로 보낸뒤 며칠이 지나니까 완성되어 돌아왔습니다.
만들고 보니 고역쪽 코일 외경이 8센티여서 기둥을 10센티로 구했는데 기둥이 너무 높아 멋진 콘덴서가
머리윗부분만 보여 보기가 편치 않습니다.
8센티 기둥으로 교체하고 부족한 부분은 너트로 보충하면 한층 균형이 맞을것 같습니다.

4.제작과정
보낸 오일콘을 네개씩 콘덴서를 분류해 보니 15.5uF 두조가 딱 떨어졌다고 합니다.
물론 공급해주신 동호인께서 맞춰서 보내주신 것입니다.
동봉한 우퍼와 드라이버의 DCR값과 콘덴서 용량등을 합산해서 정확하게 코일을 제작했다고 합니다.
저역쪽 코일외경은 지난번것보다 작고 단면적을 조금 크게 했는데 외경이 큰게 유리하긴 하지만 이정도 용량에서는
음질적인 차이를 거의 느낄수 없다고 합니다.
평생 소장용?이라고 엄살을 크게 떨어서인지 코일 헨리값을 재 보니 소수점 한자리까지 일치합니다.
그렇다고 엄살떨지 않은분에게 틀리게 감아 준다는 말은 아닙니다.^^
합산 콘덴서 용량도 재보니 15.5와 15.6으로 나옵니다.
결벽증세가 심한 절 충분히 만족시켜주는 스팩입니다.

5.시청기
사용중인 M켑 네트웍과 비교해 봤습니다.
빈티지 오일콘이라 고역이 문드러져 버리고 빈티지냄새가 확 날 것 같았는데 고역의 섬세함과 강열함은
필름켑에 전혀 손색이 없어보이는게 의아스럽습니다.
물론 필름보다 훨씬 순화되 듣기가 아주 좋으며 이상하게 중저역량은 훨씬 증가합니다.
도데체 이러한 좋은쪽으로의 변화가 어디까지 지속될까 현기증이 납니다.

서둘러 흥분된 어조로 제작자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대답을 듣고나니 한번 하수는 영원한 하수인가라는 탄식이 절로 나옵니다.
즉 제 파워엠프가 직진성이 강한놈이어서 고역정보 손실이 비교적 적게 들리며,
오일콘으로 붙이자 마자 소리가 부드러졌다는 것은 좋은 현상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나운' 제 엠프의 단점을 에이징이 덜된 퍽퍽한 오일이 커버해 주고 있어서 그렇게 좋아할 일이 아니라며 야단?을 칩니다.
그리고 중저역의 증가는 쉬 느낄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고역의 감소로 그렇게 들린다는 것입니다.
또 아직 에이징이 덜된 오일콘의 둔함이 중저역에 힘을 싣고 있으며 오일콘은 필름의 긴 여정과 다르게
한달만 에이징되면 고역이 확 살아나고 전체적인 밸런스가 잡힐거라고 귀뜸해 줍니다.

그도 그럴것이 약 3일동안 듣고 있는데 하루하루가 다르게 고역의 표현력이 돋보이기 시작합니다.
바이얼린 합주에서 감칠맛은 시간단위로 변하는것 같습니다.(좀 심하죠???^^)
프리가 에이징되고 있는지 이놈이 에이징되고 있는지 말러 트럼본 소리가 도톰하고 일체의 갈라짐이 사라졌으니
비로서 흠 잡을데가 없게 들리기 시작합니다.

필름은 필름대로 고역의 섬세함과 강렬함에 한수 앞서고 오일은 오일대로 중역대의 농밀함이 선수를 치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제 잘못된? 시스템에서 오일이 듣기가 훨 좋지만 대충 에이징이 되는 한달뒤 필름과 정밀비교를 해 볼려고 합니다.
그때 다시한번 가벼운 비청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뽀대를 생각하면 오일이 승리하기를 기원하지만 싸움에서 패한 둘중 한놈은 약간 수정하여 거실 AV용으로 쓸 A7만들때
유용하게 사용될것 같습니다.

오디오에서 보는맛은 듣는맛 못지않게 적잖은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이번 '최종 네트워크'가 약간 현대적 모습이 되버려 빈티직한 면은 잃은것 같은데 그래도 이제야 다른 시스템과 어우러져
어엿한 독자적인 시스템으로 자리메김하는 계기가 된것같습니다.
한가지 큰 걱정을 덜게해주신 한상현님에게 다시한번 감사를 전하고 내친김에 혼하고 인크로져도 빨리좀 부탁드립니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