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

805A v 311-90

by 이규영 posted May 2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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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쯤 805A를 사용하다 311-90을 들여놓고 줄곳 사용해 왔으니 한 9개월만에 비청을 하게된 셈입니다.
개인적으로 알텍 A5용 혼으로는 가정용으론 이 두가지가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는터라 부여잡고 있을려 했는데
이곳저곳 튜닝시 자꾸 발에 걸리고 하던차, 타르혼을 구입한다는 장터 게시물을 보고 이제 정리할때가 됐다 싶어
본격 비교시청에 들어 갔습니다.

혼 무게만 25키로가 넘는지라 드라이버를 붙여서 혼자서 스피커 위에 올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마눌과 큰놈 도움을 얻어
가까스로 얹어 놓고 들어 봅니다.
첫 느낌은 장시간 동안 311-90에 단련된 귀에서 상당한 거부감을 일으켰습니다.
무엇보다도 정위감이 싹 사라져 가수위치를 잃어 버렸으며 고역의 시원함도 많이 줄었습니다.
아~ 역시 멀티혼은 안되는구나...하며 구입을 원하는 동호인에게 가져가라고 했는데 다음날 취소통보를 하길래
다신 구하기 어려운놈인데 애라 그냥 눌러 앉혀야 겠다싶어 좀더 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우리 오디오맨의 경거망동한 내침이 항상 후회를 가져옴을 알기에....
장터에 내다 팔 경우를 생각해서 비청기를 자제했었는데 함께 장단점을 들어봤던 동호인이 꼭 자길 달라고 하니
이젠 맘놓고 적어 봅니다.

일단 805A의 단점부터 말씀드리면 음상이 흩어지고 음의 생기가 너무 없다는 것입니다.
쭉쭉 뻗어나오는 호방함은 511B보다도 못합니다.
멀티셀중에선 가장 작은 805에서도 이모양인데 1005,1505에서는 어찌할까 쉬 상상이 안됩니다.
알텍 입문당시 어느 동호인께서 288-16G에 1505B를 붙여놓고 최고의 조합이라 해서 들어본적이 있는데 너무 퍼진 싱거운 음상은
혼의 존재자체를 느낄수 없을만큼 아쉬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알텍 고역의 시끄러움을 멀티셀 구멍수를 늘리는것으로 해결 하고 계신것을 보면 그게 아닌데란 생각을 떨칠수 없습니다.

그러나 멀티셀에도 장점이 없는것은 아닙니다.
혼 입구에서 여러 구멍으로 갈라놓은 격자칼에서 음을 두부자르듯 잘라 내 보내서인지 어떠한 경우에 있어서도
음이 뭉치질 않습니다.
프리볼륨을 한단계 이상 올려도 전혀 시끄럽단 생각이 들지가 않습니다.
또 타르혼 특성답게 혼 울림이 일체 없으니 그간 311-90이 무지 울렸댔구나 정너미가 뚝 떨어집니다.
311-90처럼 빅마우스 현상도 싹 없어집니다.

311-90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정확한 정위감입니다.
가수의 입이 훤히 보이며 움직임을 감지할수 있고 각악기의 위치도 가늠할수 있음은 805a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쭉쭉 뻗는 관악기의 강렬함과 시원하고 샤프한 고역은 듣는이로 하여금 통쾌함을 맛보게 합니다.
그러나 혼 울림은 평생 못말리는 나쁜 버릇입니다.
혼 입구 구멍이 하나이니 만큼 멀티셀과 다르게 대편성에서 가끔 뭉쳐대는 음도 기분이 나쁩니다.
또 혼 출구에 갈라놓은 섹터랄도 혼 울림방지엔 도움이 되겠지만 정위감에 손상을 줄까봐 별로 맘에 들지 않습니다.
아스팔트 타르등으로 덕지덕지 발라 놓으면 혼 울림은 상당히 개선될것 같은데 언젠가는 내 보낼때 시비가 붙을것 같아
망서리고 있습니다.

그러면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위 두조합의 장점을 추려 내는것입니다.
음역의 뭉침을 막기 위해선 혼 입구에 칼날을 설치해서 음을 갈라주는 것이고 정위감을 위해선 혼 출구는 하나로
통일하는 것입니다.
바로 얼마전 발표?한 한상현표 우드혼이야 말로 위 개념과 일치하니 말 그대로 궁극의 해결책이 아닐까 생각하며,
저 앞에 홀연히 가고 있는 한상현님의 선구자적 의연함을 다시한번 확인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나무의 청아한 울림까지 맛볼수 있는 잘 만든 우드혼이야 말로 알텍 혼의 궁극이 아닐까 생각하면서도 당장 가질수 없은
가슴아픈 심정을 다시한번 토로해 봅니다.  

아뭏튼 우드혼이 내 손에 들어올때까지는 이 두놈으로 다른 세계를 즐겨 볼려고 합니다.
805타르의 빈티지적 촉촉함과 311-90의 현대적 호방함은 아직 호불호를 가늠하기 어려운지라 더 따져봐야 할것 같습니다.
위 의견은 100% 사견임을 밝히며 혹 다른 동호인께서 잘 사용중인 기기평에 대해 기분이 상하셨다면 미리 사과드립니다.
읽어주셔 감사할 뿐이며 득음을 기원합니다.